반 (反) 동성애자가 그리스도인 것은 아니다

기독교인의 사명이 겨우 동성애 반대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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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훈(vision7025)등록 2018.01.29 17:31
동성애를 반대하면, 믿음의 지도자?
늘 동성애를 이슈화 시키는 건 개신교인들이다. 동성애를 놓고서 온갖 사회적 쟁점들이 불거지고 있다. 한동대 강연 사건, 인권조례 과정에서의 충돌 등이 그것이다. 이 사건들을 면밀히 살피면, 동성애가 중점이 되지 않는 일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성애 반대를 외치며 이를 이슈화 시킨 것은 보수 개신교인들이다 딱히 관심이 없다가도, 보수 개신교인들의 행동 때문에 관심이 쏠린다. 이제 보수 개신교인들의 신앙의 척도는 동성애다. 사실 개신교에서 만드는 이슈는 동성애 밖에 없다. 반(反) 동성애 집회에 가면 나오는 사례가 있다. 이름하여 '믿음의 지도자 무세베니'이다. 일부 개신교인들에게 우간다 무세베니가 하나님의 말씀을 지키기 위해서 4억 달러의 원조를 거부한 대통령으로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이들에 따르면, 미국이 동성애자를 처벌하는 법안을 만들면, 4억 달러의 원조를 하지 않겠다고 요구를 해왔는데, 믿음의 지도자인 메세베니는 그럼에도 동성애자를 처벌하는 법안을 통과 시켰다는 것이다. 인터넷에도 이와같은 사실들이 떠돌고 있다.

무세베니에 대한 유튜브 유튜브 영상 캡쳐 한국 보수 개신교인들 사이에 퍼지는 무세베니 영상 ⓒ 은혜와 진리의 방송 GNTV


무세베니 대통령은 하나님 말씀대로 사는 지도자가 아니다. 무세베니는 독재자이면서, '인종 청소'라는 이름으로 학대와 학살을 자행했던 자다. 국제인권위원회는 현재 200만 명을 강제 수용한 그를 재소했다. 이 수용소에서는 매년 1,500여 명의 어린아이가 죽고 있다. 여성유린은 정말 심각한 수준이었다. 에이즈 양성 반응자와 에이즈 환자로 판명된 정부군 병사들을 시켜 여성들을 강간하게 하고 강제수용소로 끌고 가는 일이 끔찍한 일이 무세베니 통치하에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무세베니를 본받자는 이들이 보수 개신교다. 보수적인 교회에서는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동성애 탄압을 멈추지 않으면, 4억달러의 원조를 끊겠다고 하는 것을, '하나님의 복음' 때문에 못한다고 말했다는 것을 자주 인용하고는 한다. 그러나 종교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을 뿐, 원조를 받지 않는 결정적인 이유는 '복음 때문'은 아니었다. 여러 정치적 맥락이 복합적으로 상호작용한 결과였다.

동성애가 죄라 치고

정말 동성애가 죄라 치자.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어지럽힌다고 치자. 그러면 성경 속 죄악이 동성애 뿐이고, 그것이 가장 큰 죄일까? 성경 입장에서 볼 때, 기독교인들이 분노해야 할 분노는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살인, 음란, 교만, 무정함, 무자비함, 우매함 등 역시 하나님이 분노하시는 죄악들로서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 성경에서 하나님은 사회의 구조적 불의에도 분노하신다. 사회가 양극화 되고, 약자들이 부당하게 짓밟히는 상황에 대해서 성경 속 신은 격노를 하시는 분이시다.

그러나 한국 개신교는 온갖 불의에는 침묵한다. 사회가 양극화가 되고, 강자가 약자를 부당하게 짓밟고 있는 것도 넘어간다. 성경 속 이사야와 같은 이들이 탄식했던 상황이 눈에 펼쳐짐에도 분노하지 않는다. 성경적으로 봤을 때, 앞선 무세베니의 사례는 믿음의 지도자가 아니다. 정말 격노를 해야 한다. 무세베니는 성경 속 하나님이 미워하시는 살인, 무정함, 무자비함 등의 온갖 범죄를 다 짓고 있다. 그런 무세베니의 신앙 상태를 동성애 하나로 판단이 되는 것은 개신교인들의 신앙과 신학적 지식의 현 주소를 보여준다.

사회구조적인 것 뿐 아니라, 보수개신교인들 논리대로면 혼전순결을 지키지 못하는 것도 큰 죄다. 그러나 이 문제에 대해서 보수개신교인들이 격노하는 모습을 다는 본 적이 없다. 그들이 말하는 대로 성경적 가치관을 통해서 지켜나가야 할 부분이다. 그 외에 어떤 죄악에도 동성애만큼 격노를 하지 않는다.
 
반동성애만 잘하면 된다?
 
성경에서 말하는 정의롭고, 공의로운 세상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어진 인간의 존엄이 지켜지는 세상이다. 이제 개신교 현대판 고전이 된 『가난한 시대를 사는 부유한 그리스도인』에서는 하나님이 정의와 공의가 짓밟히고, 양극화가 심한 상황에 분노함을 설명한다. 예수는 가난한 자들의 편에 섰다. 그리고 사회적 약자를 우리의 구성원으로 들여오는 것이 그리스도인이 가진 책무라고 책은 표현한다. 잠시 성경을 살피면, "너희는 너희에게 몸붙여 사는 사람을 구박하거나 학대하지 말아라. 너희도 에집트 땅에서 몸붙여 살지 않았느냐?"(출 22:20) 이와 같은 약자 배려의 정신은 과부와 고아에 대한 보호(출애 22:2.), 떠돌이꾼에 대한 보호(레위 25:35), 선행을 배우고, 정의와 공의를 펴라는 예언자들의 계시(사 1:17) 등 너무 쉽게 찾을 수 있다.

가난한 시대를 사는 부유한 그리스도인 이제는 현대판 고전이 된 <가난한 시대를 사는 부유한 그리스도인> 이 책에서는 사회적인 약자와 가난한 이들을 돕는 것 역시 중요한 사명이며, 이를 방치하는 것에는 하나님이 격노하신다고 한다. ⓒ YES24


 
반동성애자가 그리스도인인 것은 아니다. 동성애가 죄악이라고 쳐도, 그것만이 신앙의 척도로 사용되는 것은 성경적이지 않다. 성경에서 "믿음"이란 단어는 단순히 'believe'가 아니라, 'faith'로 기록이 되어 있다. 이는 문자주의 성경을 고수하라는 뜻이 아니다. 낮은 자들의 손을 잡아주었던 그런 예수의 삶을 신념으로 삼으라는 뜻이다. 그저 동성애만 반대하면, 신앙인이 되는 것이 아니다. 개신교인들이건, 비개신교인들이건 현 한국보수개신교 상황을 보며 읽었으면 하는, <이사야> 1장 13절과 17절로 글을 맺는다. 아래 성경 구절에 따르면, 성경을 잘 믿는 지금 개신교를 어떻게 볼 수 있을까.

다시는 헛된 제물을 가져오지 마라. 너희가 태우는 향이 역겹다. 너희가 초하루 축제일과 안식일과 특별 절기에 모이는 것도 참을 수 없고, 거룩한 모임에 모여서 악한 짓을 하는 것도 견딜 수 없다. (사 1:13)


옳은 일을 배우고 정의를 찾아라. 억눌림받는 사람을 구해 주고, 재판에서 고아들을 지켜 주며, 과부들의 억울한 사정을 들어 주어라."(사 1:17)


덧붙이는 글 * 성경 인용구는 비기독교인들도 쉽게 읽히기 위해서 '쉬운성경' 버전을 사용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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