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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딩 챔피언' 첼시, 모리뉴 감독의 전술에 무릎 꿇었다

[EPL] 맨유, 첼시에 2-1 역전승... 5위로 떨어진 첼시, 4강 희망은?

18.02.26 16:07최종업데이트18.02.26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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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전에 부분 전술 변화 지시가 나오고 11분 만에 짜릿한 역전 결승골이 터졌다. 벤치에 있던 제시 린가드를 불러 세운 모리뉴 감독이 수첩에 메모하며 구체적으로 역할을 주문한 효과가 기막히게 맞아 떨어진 것이다. 이에 상대 팀인 첼시는 허를 찔리고 말았다.

조제 모리뉴 감독이 이끌고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가 25일 오후 11시 5분(한국 시각)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벌어진 '2017-2018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8라운드 첼시 FC와의 홈 경기에서 2-1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상위권 순위표를 또 한번 흔들어놓았다.

첼시의 윌리안이 또 일을 저질렀지만

지난 21일 런던에서 열린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첼시 FC는 강팀 FC 바르셀로나(스페인)를 몹시 당황하게 만들었다. 축구의 신이라 불리는 리오넬 메시를 비교적 잘 막아냈고 62분에는 윌리안이 먼저 골까지 넣어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수비진에서 단 한 번의 패스 실수로 뼈아픈 동점골(75분, 리오넬 메시)을 내주며 1-1로 비기고 말았다. FC 바르셀로나는 영원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세계 최고의 축구 클럽 중 하나이기 때문에 비긴 것만으로도 나쁘지 않은 결과다. 그러나 마음 한구석에 남은 허전함은 숨길 수 없었다.

그리고 다시 리그 일정으로 돌아와 라이벌 맨유를 상대하게 되었다. 역시 출발은 좋았다. 경기 시작 후 3분 만에 골잡이 알바로 모라타의 기습 슛이 크로스바를 때리는 불운을 겪었지만 31분에 멋진 역습으로 원하는 골을 얻어내고 말았다.

역시 첼시의 공격을 주도하는 에덴 아자르와 윌리안의 콤비 플레이가 기막히게 맞아떨어진 것이다. 역습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윌리안의 1차 전진 패스도 훌륭했지만 방향을 슬쩍 바꾸며 왼발로 찔러준 에덴 아자르의 2차 전진 패스가 일품이었다. 이 공을 다시 받은 윌리안은 오른쪽 발등으로 시원하게 때려 넣었다. 맨유의 골문을 언제나 든든히 지켜주고 있는 데 헤아도 반응할 수 없었던 빠른 타이밍의 슛이었던 것이다.

첼시 팬들 입장에서는 '에덴 아자르 도움-윌리안 골' 공식이 FC 바르셀로나와의 챔피언스리그에 이어 맨유와의 라이벌 매치에서도 맞아떨어졌으니 그 기쁨이 더욱 컸다. 그러나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한 골을 지킨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니 추가골 기회가 왔을 때 틀림없이 마무리할 수 있느냐 하는 점이었다. 그런데 추가골 기회는커녕 얼마 지나지 않아서 동점골을 내주고 말았다. 맨유의 적극적인 공격에 수비수들이 하나둘씩 쓰러지는 것을 지켜보아야만 했다.

루카쿠의 뚝심, 신의 한 수 '린가드' 교체 투입

7만5060명이나 되는 수많은 홈팬들 앞에서 먼저 골을 내준 맨유는 흔들리기에 너무 이른 시간이었다. 그들에게도 유능한 공격 자원들이 여럿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중심에 듬직한 로멜루 루카쿠가 있었다.

39분, 첼시 수비수 안드레아스 크리스티안센과의 몸싸움과 공 다툼을 이겨낸 로멜루 루카쿠 덕분에 맨유는 곧바로 다시 유리한 공격을 펼칠 수 있었다. 거기서 알렉시스 산체스-앙토니 마시알-로멜루 루카쿠로 이어지는 정확한 삼각 패스가 나왔다. 비교적 좁은 공간에서 첼시 수비수들이 하나하나 따라붙고 있었지만 그들이 의도한 패스가 완벽하게 맞아떨어졌다. 루카쿠는 마시알의 패스를 받아 오른발로 잡아놓고 왼발 인사이드 킥을 정확하게 차 넣은 것이다. 바로 뒤에 첼시 수비수 마르코스 알론소가 몸싸움을 걸어왔지만 누구보다 듬직한 루카쿠의 몸은 흔들리지 않았다.

점수판 1-1 상태에서 다시 시작한 후반전에서 먼저 승부수를 띄운 감독은 홈팀의 조제 모리뉴였다. 64분에 앙토니 마시알 대신 제시 린가드를 들여보낸 것이다. 그리고 11분 만에 그가 내린 특별 주문은 기막히게 맞아떨어졌다. '신의 한 수' 바로 그것이라 말할 수 있는 멋진 역전 결승골이었다.

75분에 오른쪽 측면으로 빠져나가서 공을 잡은 동점골 주인공 로멜루 루카쿠는 첼시 수비수 둘을 가볍게 따돌리고 왼발로 낮게 크로스를 올렸다. 이 크로스를 교체 선수 제시 린가드가 달려들어 헤더로 방향을 바꿔 성공시킨 것이다. 미드필더 린가드를 보조 공격수처럼 뛰라고 자유롭게 풀어준 효과가 바로 나타난 것이다. 첼시 선수들은 맨유의 골잡이 루카쿠가 측면으로 빠져나갔을 때 가운데 수비를 너무 허술하게 배치하는 어리석음을 드러낸 것이다.

로멜루 루카쿠는 이로써 1득점 1도움의 귀중한 공격 포인트 주인공이 되면서 팀의 짜릿한 역전승 주역으로 떠올랐다. 루카쿠의 왼발은 유독 가벼웠다. 비록 상대 골키퍼 쿠르투아의 슈퍼 세이브에 막히기는 했지만 67분에 산체스의 크로스를 받아 몸 중심을 낮추어 왼발로 돌려찬 발리 슛 순간은 단연 압권이었다.

반면에 첼시의 콘테 감독은 73분에 아자르 대신 페드로를, 78분에 빅터 모지스 대신 올리비에 지루를, 80분에 드링크워터 대신 세스크 파브레가스를 들여보내는 조치를 즉각 내렸지만 맨유 수비 라인을 다시 허물지는 못했다. 역전골을 내주고 곧바로 윌리안이 역습 기회에서 오른발 대각선 슛(77분)을 날렸지만 맨유 골키퍼 데 헤아의 슈퍼 세이브 앞에서 뜻을 이루지는 못했다.

이 경기 결과는 프리미어리그 상위권 순위표에 큰 영향을 미쳤다. 승리 팀 맨유는 리버풀을 밀어내고 2위 자리에 다시 올라섰고 첼시는 2시간 전 크리스탈 팰리스를 물리친 토트넘 홋스퍼에게 밀려나 5위까지 순위표가 내려가고 말았다.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티켓이 달려있는 4위까지의 순위 싸움은 이제부터 더 치열하게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는 맨시티가 맨유에 비해 승점 13점을 앞서고 있기 때문에 결코 쉽지 않겠지만 말이다. 5위가 된 첼시 FC는 다음 일정을 더 부담스럽게 치러야 한다. 다음 달 5일 1시에 선두 맨체스터 시티와의 원정경기가 바로 그것이다. 프리미어리그 디펜딩 챔피언 첼시가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걱정하게 됐다.

반면에 맨유에게는 비교적 여유가 보인다. 다음 달 6일 5시에 하위권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원정 경기 이후 10일 리버풀 FC와의 홈 경기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2017-2018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8R 결과
(25일 오후 11시 5분, 올드 트래포드)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2-1 첼시 FC [득점 : 로멜루 루카쿠(39분,도움-앙토니 마시알), 제시 린가드(75분,도움-로멜루 루카쿠) / 윌리안(31분,도움-에덴 아자르)]

◇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순위표
1 맨체스터 시티 72점 23승 3무 1패 79득점 20실점 +59
2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59점 18승 5무 5패 53득점 20실점 +33
3 리버풀 57점 16승 9무 3패 65득점 32실점 +33
4 토트넘 홋스퍼 55점 16승 7부 5패 53득점 24실점 +29
5 첼시  53점 16승 5무 7패 50득점 25실점 +25
6 아스널 45점 13승 6무 8패 51득점 36실점 +15
7 번리 37점 9승 10무 9패 22득점 25실점 -3
8 레스터 시티 36점 9승 9무 10패 40득점 41실점 -1
9 에버턴 34점 9승 7무 12패 32득점 47실점 -15
10 왓포드 33점 9승 6무 13패 38득점 47실점 -9
11 본머스 32점 8승 8무 12패 33득점 43실점 -10
12 브라이튼&호브 알비온 31점 7승 10무 11패 26득점 37실점 -11
13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30점 7승 9무 12패 35득점 50실점 -15
14 허더스필드 타운 30점 8승 6무 14패 25득점 48실점 -23
15 뉴캐슬 유나이티드 29점 7승 8무 13패 27득점 38실점 -11
16 사우스햄튼 27점 5승 12무 11패 29득점 41실점 -12
17 크리스탈 팰리스 27점 6승 9무 13패 25득점 43실점 -18
18 스완지 시티 27점 7승 6무 15패 21득점 41실점 -20
19 스토크 시티 26점 6승 8무 14패 28득점 54실점 -26
20 웨스트 브로미치 알비온 20점 3승 11무 14패 22득점 42실점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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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첼시 FC 프리미어리그 로멜루 루카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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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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