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정규리그 우승 도로공사, 이젠 첫 챔피언이 목표

[도드람 2017-2018 V리그] 과감한 투자 끝에 통산 4번째 정규리그 우승 확정

18.03.04 10:51최종업데이트18.03.04 10:51
원고료로 응원
도로공사가 3700명의 열성적인 홈팬들 앞에서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 지었다.

김종민 감독이 이끄는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는 3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7-2018 V리그 여자부 6라운드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와의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5-15,25-19,25-22)로 완승을 거뒀다. 승점 62점을 확보한 도로공사는 오는 10일 GS칼텍스 KIXX와의 정규리그 최종전 결과와 상관없이 2017-2018 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었다.

주포 이바나 네소비치가 트리플 크라운에서 서브 득점 하나가 부족한 전천후 활약으로 24득점을 올리며 공격을 주도했고 나머지 공격수들도 모두 7득점 이상을 기록했을 정도로 고른 활약이었다. 이효희 세터와 이원정 세터의 적절한 볼배급도 빛났다. 지난 시즌 11승19패의 성적으로 최하위에 머물렀던 도로공사는 이번 시즌 1경기를 남겨둔 상태에서 21승을 올리며 통산 4번째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기쁨을 누렸다.

부진한 성적 속에서도 과감한 투자 아끼지 않아

1년의 기다림이 필요했지만 2016년 배유나 영입은 도로공사로서는 탁월한 선택이었다. ⓒ 한국배구연맹


도로공사는 지난 2014-2015 시즌 FA로 영입한 정대영과 이효희, 든든한 외국인 선수 니콜 포셋, 그리고 최고의 신데렐라로 떠오른 문정원의 활약에 힘입어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챔피언 결정전에서 데스티니 후커와 김희진,박정아로 이어지는 삼각편대를 앞세운 IBK기업은행 알토스에 3연패를 당하며 우승이 좌절됐다. 그리고 팀을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끈 서남원 감독(KGC인삼공사)은 재계약이 불발돼 팀을 떠났다.

서남원 감독의 후임으로 이호 감독을 선임한 도로공사는 문정원이 부상을 당하면서 서브가 약화되고 리시브 라인이 크게 흔들리며 리그 5위로 추락했다. 설상가상으로 선수들과의 불화설이 있었던 이호 감독은 시즌 초반 건강 악화를 이유로 중도 사퇴했다. 전 시즌 정규리그 우승팀이 한 시즌 만에 하위권으로 추락해 버린 것이다.

2016년3월 김종민 감독을 선임한 도로공사는 FA시장에서 국가대표 센터 배유나를 영입했다. 2015-2016 시즌을 끝으로 장소연이 은퇴를 선언하면서 생긴 중앙의 공백을 메우기 위함이었다. 비록 보상 선수로 '밍키' 황민경(현대건설 힐스테이트)을 내주긴 했지만 도로공사에게 급한 포지션은 레프트가 아닌 센터였다. 하지만 2015-2016 시즌 득점 2위에 올랐던 외국인 선수 레슬리 시크라가 허리부상으로 이탈하면서 김종민 감독의 시즌 구상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도로공사는 2016-2017 시즌이 개막하기 전 급하게 케네디 브라이언을 대체 외국인 선수로 영입했지만 브라이언은 부진한 활약에 왕따설까지 시달리다가 13경기 만에 퇴출됐다. 브라이언의 대체 선수로 영입한 힐러리 헐리는 유쾌한 성격으로 팀에 금방 적응했지만 도로공사를 구원할 정도의 기량을 가진 선수는 아니었다. 결국 도로공사는 11승19패로 여자부가 6개 구단 체제가 된 후 처음으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공기업인 도로공사는 과거부터 투자에 인색한 구단으로 유명했다. 따라서 프로 초기에는 한송이(인삼공사)나 김사니 세터(은퇴) 등 FA 자격을 얻은 자체 생산 스타들을 다른 구단에게 힘없이 빼앗기곤 했다. 하지만 2016년 배유나를 영입한 도로공사는 사상 최대 규모로 열린 2017년 FA시장에서도 '큰 손'을 자처했다. 과감한 투자 없이는 결코 좋은 성적을 내기 어렵다는 프로 세계의 당연한 이치를 깨달은 것이다.

첫 챔프전 우승 도전

수비 부담에서 해방된 박정아는 V리그 최상위 레벨의 토종 공격수다. ⓒ 한국배구연맹


지난 시즌 최하위로 부진했기 때문일까.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권을 얻은 도로공사는 세르비아 출신의 라이트 공격수 이바나를 지명했다. 지난 2011-2012 시즌 피네도의 대체 선수로 도로공사 유니폼을 입은 이바나는 12경기에서 331득점을 올리며 도로공사를 정규리그 2위로 이끈 바 있다. 어느덧 만29세의 베테랑이 됐지만 여전히 주공격수로 믿고 맡길 수 있는 검증된 외국인 선수다.

FA시장에서는 지난 시즌 득점 7위(460점, 국내선수 2위)에 올랐던 국가대표 윙스파이커 박정아를 영입했다. 박정아는 이바나와 쌍포를 형성하며 도로공사의 공격력을 한층 끌어 올릴 수 있는 자원이다. 상대적으로 서브리시브가 약해 국제무대에서는 상대의 집중적인 목적타 서브에 고전하기도 하지만 187cm의 장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공격력은 토종 공격수들 중에서 단연 돋보인다.

김종민 감독은 시즌 초반 박정아가 서브리시브에서 고전하자 박정아의 리시브를 면제시켜 주고 임명옥 리베로와 문정원의 '2인 리시브 체제'를 도입했다. 두 선수의 수비력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이 있기에 가능한 전술이었다. 김종민 감독의 2인 리시브 작전은 문정원이 리시브 1위(세트당 5.00개), 임명옥이 5위(세트당 2.85개)에 오르며 대성공을 거뒀다. 공격에 전념한 박정아 역시 478득점(득점 7위)을 올리며 이바나와 함께 도로공사의 공격을 이끌었다.

무릎 부상으로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던 센터 배유나 역시 속공 2위(49.69%)와 시간차 5위(40.19%), 블로킹 7위(세트당 0.57개)에 오르며 믿음직한 활약을 펼쳤다. 박정아와 배유나는 지난 2년 동안 도로공사가 FA시장에서 총 4억5000만원의 거액연봉을 투자해 영입한 선수들이다. 만약 이번 시즌 도로공사에 배유나와 박정아가 없었다면 세 시즌 만의 정규리그 우승은 감히 넘보지 못했을 것이다.

도로공사는 여자부 6개구단 중에서 V리그 출범 후 아직 챔피언 결정전 우승 경험이 없는 유일한 팀이다. 도로공사가 통산 4번째 정규리그 우승에도 마냥 기뻐할 수 없는 이유다. 기업은행과 현대건설 중 챔프전 파트너가 누가 될지는 알 수 없지만 김종민 감독과 도로공사 선수들의 시선은 이미 챔피언 결정전 1차전이 열리는 23일로 향해 있다. 도로공사가 뿌린 진정한 투자의 결실은 챔프전 우승이 결정됐을 때 확실히 맺을 수 있을 것이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프로배구 도드람 2017-2018 V리그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 정규리그 우승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