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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축구 '포스트 김정미' 찾기, 이제는 '진짜'를 가릴 때

여자 아시안컵에서 가려질 새로운 수문장, 과연 누구일까

18.03.15 14:48최종업데이트18.03.15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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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년간 국가대표팀의 골문을 지켜온 김정미 ⓒ 대한축구협회


윤영글vs.강가애, WC 최종 관문인 2018 AFC 여자 아시안컵 새로운 수문장은?

골키퍼 김정미(인천현대제철)는 대한민국 여자축구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2018년 3월 현재 여자대표팀 A매치 최다출전(113경기), FIFA 여자 월드컵 본선 최다출전(7경기)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대한민국이 경험한 두 번의 월드컵(2003년, 2015년)에서 모두 장갑을 꼈다. 만 18세의 나이로 처음 월드컵 무대를 밟았던 막내 골키퍼는 12년 뒤 대표팀의 맏언니가 되어 팀을 16강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김정미 이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간 강가애(구미스포츠토토), 윤영글(경주한수원), 김민정(인천현대제철), 정보람(화천KSPO) 등이 꾸준히 대표팀의 부름을 받았지만 김정미의 아성을 넘어선 이는 없었다.

14년 동안 이어지던 '김정미 천하'에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0월 열린 미국와의 평가전이었다. 김정미가 제외된 자리에 강가애와 김민정이 뽑혔고, 강가애가 2경기를 모두 선발로 나섰다. 그리고 2018년 첫 대회였던 알가르베컵에서는 윤영글이 낙점을 받았다. 윤영글은 조별리그 3경기를 소화했고, 강가애는 노르웨이와의 7, 8위 결정전에 나섰지만 폭우로 경기가 취소되며 아쉬움을 삼켰다.

새로운 수문장, 다가오는 아시안컵에서 가려질 듯

윤영글, 강가애 스텟비교 ⓒ 대한축구협회


새해를 열어젖힌 알가르베컵의 열기가 채 식기도 전에 2018 AFC 여자 아시안컵 명단이 공개됐다. 눈길을 끄는 자리는 단연 골키퍼. 알가르베컵에 이어 또 한 번 김정미가 뽑히지 않았다. 아시안컵은 월드컵 본선으로 향하는 최종 관문이다. 8개국 가운데 상위 5개 국가에 본선행 티켓이 주어진다. 사실상 2019 FIFA 여자 월드컵을 김정미 없이 치르겠다는 윤덕여 감독의 의중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주전 골키퍼 후보는 윤영글과 강가애로 좁혀지는 분위기다. 먼저 윤영글은 지난해 신생팀 경주한수원 돌풍의 핵심으로 활약했다. 본래 필드 플레이어였던 그는 실업 무대에 데뷔한 뒤 골키퍼로 전향했다. 팀 사정상 어쩔 수 없이 장갑을 꼈지만 빠르게 적응하며 태극마크까지 달았다. 윤영글을 중심으로 한 경주한수원은 창단 첫 해 보은상무를 최하위로 내려보내고 리그 7위를 기록했고 전국체전에서는 준우승을 차지하며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강가애는 소속팀 구미스포츠토토가 리그 6위에 그치면서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하지만 전국여자축구선수권대회에서 승부차기 끝에 김정미의 인천현대제철을 물리치고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전민경(前 이천대교)의 국가대표 은퇴 이후 No.2 골키퍼는 줄곧 강가애의 몫이었다. 미국과의 평가전에서도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경쟁에서 미묘하게 앞서 있는 쪽은 윤영글이다. 필드 플레이어 출신답게 발기술이 좋고 신생팀 경주한수원을 이끌면서 수비 조율 능력도 검증됐다. 2018 알가르베컵에서도 주전 골키퍼를 상징하는 1번을 달고 경기장을 누볐다. 하지만 대표팀 경력이 더 길었던 강가애의 저력도 무시할 수 없다.

세 번째 월드컵의 문턱에서, 윤덕여호는 이제 새로운 수문장을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그 주인공은 다가오는 아시안컵에서 가려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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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청춘스포츠 6기 윤지영
김장미 윤영글 강가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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