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월당주인이 거처하며 조용히 책을 봤던 곳으로 황정견이 주무숙의 사람됨을 비유한 데서 따왔다.
김종길
소쇄원 제월당, 소쇄원 주인이 거처하던 곳이다. 사람들은 소쇄원 경내가 한눈에 보이는 이곳에 이르면 약속이나 한 것처럼 걸음을 멈춘다. 마루에 걸터앉아 사람들의 움직임을 지켜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대숲을 나온 한 무리의 사람들이 광풍각 건너편에서 잠시 걸음을 멈춘다. 말로만 듣던 소쇄원 풍경을 곁눈질하기 위해서다. 그러곤 곧장 걸음을 옮겨 소쇄원 전체를 볼 수 있는 대봉대에서 다리쉼을 한다.
사람들은 애양단을 무심코 지나치는데, 나뭇가지에 가려진 작은 글씨에 관심을 두는 이는 별로 없다. 그 옆 오곡문도 마찬가지다. 눈썰미가 있는 이라면 간혹 벽에 적힌 글씨를 보곤 하지만 대개는 그냥 지나치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