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가 어려운 이유

왜 그들은 사과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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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수(sydney)등록 2018.04.23 10:57
인터넷으로 베트남 민간인 학살에 대한 시민평화 법정을 보았다. 대한민국을 피고로 한 원고측은 한국군이 80여 차례 9000여명을 학살했다고 주장했다. 보는 내내 마음이 편하지 않은 것을 넘어서 숨쉬기가 불편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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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현장에 있지는 않았지만 전쟁에 참여한 한 사람으로서 똑 그 이유 때문에 정부로부터 쥐꼬리만한 보상을 받고 있는 사람으로의 괴로움이었다. 더욱 괴로운 것은 대다수의 참전군인들이 학살을 사실을 인정하려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로지 희생적 자세로 진실을 밝히려는 사람들을 매도하고 증오를 퍼붓고 있는 현실 때문이다.
참전군인들은 전쟁의 냉혹함을 강조하고 내가 살기 위해서 무슨 일이라도 할 수 있는 것이 전쟁의 성격이라 주장한다. 그러나 전쟁이라고 모든 것이 허락되지는 않는다. 그래서 제네바 협정이 있는 것이다. 국가간의 전쟁은 깽단들의 싸움이 있다. 명분을 가지고 하는 것이다. 엄격한 지휘체계 안에서 진행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아무리 전쟁이라고 해도 모든 행위에는 책임이 따르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협정이 있어도 국가 차원에서 "우리가 잘못했다"고백하는 법은 없다. 피해자나 제3자가 고발할 때 부정할 수 없으면 인정 하는 것이다. 미국에서 논란이 되었던 '미라이 학살 사건도 국가 차원에서 규명하지 않고 민간 차원에서 규명해서 할 수 없이 가해자를 색출해서 처벌하고 보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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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여회의 학살이 있었다고 주장되고 있는 사건 중에는 불가피한 경우도 있고 피할 수 있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이것을 밝힐 수 있어야 문명국가가 되는 것이다. 당시 게릴라전 상황에서 무고한 민간인 희생이 불가피했다고 하더라도 지금은 인정하고 보상을 하는 것이 정당한 것인데 계속 오리발을 내밀면 역사의 죄인이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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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군의 월남전 민간인 학살 문제는 막상 월남 정부 입정에서 조명을 받는 것을 원하지 않는 측면이 있다. 그 까닭은 전쟁의 성격이 내전이기 때문이다. 우리도 동족끼리 서로 죽고 죽이는 6.25 내전을 치뤘지만 월남은 훨씬 복잡하다. 그도 남북으로 편이 갈라져서 서로 죽고 죽인 일이 많아서 될 수 있으면 과거를 들추고 싶지 않은 것이다.
또 한 가지 월남전의 승자인 월남이 패전국인 미국에 대한 전쟁피해 배상청구를 하는 것은 상식이지만 미군의 용병에 불과한(월남의 입장에서 볼 때) 한국에 대하여 청구권을 사용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성립이 불가한 것이다. 다시 말하면 한국은 승전국 베트남의 전쟁상대국의 반열에도 끼지 못하는 처지여서 감히 사과할 자격도 없는 부끄러운 상황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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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통령의 월남방문 때 월남전에 관해 공식사과를 하고자 했으나 베트남 쪽에서 말린 것도 그런 맥락에서 이해되어야 할 일이다. 그래서 문대통령이 월남전에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게 사과하는 간접 사과 형식을 택한 것이다.
이명박근혜 정권아래서도 한국이 대외원조를 가장 많이 해주는 나라가 월남이다. 월남과의 국교 정상화 이후 20억불을 보내서 2위 국가와는 비교도 될 수 없는 액수이고 우리보다 훨씬 경제 규모가 큰 일본보다도 더 많다. 왜 그럴까? 최소한의 양심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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