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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이래도 되나?'...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한 영화

[리뷰]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 '인디아나 존스'의 가상 현실 버전?

18.04.24 11:58최종업데이트18.04.24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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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 포스터. ⓒ 워너 브라더스 픽처스



*주의! 이 기사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을 보고 나서 처음 든 생각은 '영화가 이래도 되나'였다. 영화라기보다는 잘 만들어진 2시간 동안의 게임 플레이 영상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영화보다는 게임 같았다.

스토리는 간단하다. 현실은 시궁창인 주인공 웨이드가 가상현실 게임 오아시스에 접속해, 권력을 독점하려는 악덕 기업 'IOI'를 물리치고, 가상현실과 더불어 현실세계도 구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가상현실인 오아시스 안에서 단서들과 추리를 바탕으로, 오아시스 창시자인 할리데이가 내 준 미션을 수행해나가는 일련의 과정들은 꽤 흥미롭다. 마치 인디아나 존스 가상현실 버전을 보는 듯한 느낌도 든다.

<레디 플레이어 원>과 기존 영화들의 가장 큰 차이점은 영화 안에서 CG를 어떤 방식으로 사용했냐는 점이다. 기존 영화들이 CG를 캐릭터, 배경 등을 얼마나 실사에 가깝고 자연스럽게 표현하는지에 중점을 뒀다면, <레디 플레이어 원>에서 웨이드를 비롯한 친구들의 아바타, 가상현실세계는 '나 CG야!'라고 아우성치고 있기 때문이다. 실사와는 판이하다.

충분히 신선했지만 그럼에도 남는 아쉬움

<레디 플레이어 원>의 또 다른 재미는 영화 곳곳에, 아니 러닝타임 내내 차고 넘치게 등장하는 각종 캐릭터와 아이템에 대한 오마주들이다. 가네다의 붉은 오토바이, 스타크래프트 마린, 아이언 자이언트, 건담, 오크, 샤이닝, 메카 고질라, 스트리트파이터, 백 투더 퓨처 드로리안 등 20세기부터 21세기까지 대중문화 콘텐츠의 향연이 러닝타임 내내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영화를 다 보고나서 친구, 연인에게 '너 이거 알아?', '너 이거 봤어?'라고 아는 체 하기 딱 좋으니, 영화를 관람하기 전 사전조사를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재미도 많고 신선함도 많은 <레디 플레이어 원>이지만, 아쉬움 역시 존재하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현실이니까'라는 영화가 전달하는 마지막 메시지는 다소 설득력이 떨어져 보인다. 영화의 시퀀스가 가상현실을 표현하는데 편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간간이 등장하는 현실세계의 시퀀스는 주로 시궁창 같은 인생을 표현하는 데만 사용된다.

간혹, 현실세계에서의 분투가 그려지기는 하지만 너무 아기자기하다. 마지막 메시지가 설득력 있기 위해서는 현실세계에서의 분투 시퀀스와 가상현실 시퀀스의 적절한 조합이 필요해 보인다. 또한 2045년, 지금으로부터 30년 후의 미래의 모습이 지금과는 별반 다르게 그려지지 않았다는 점 역시 아쉽다. 감독의 전작인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느낌을 반만 살렸어도 좋았지 않았나 싶다.

<레디 플레이어 원>의 시도가 한 번의 이벤트로 끝날지, 아니면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아바타>처럼 영화사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불러일으킬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새로운 시도'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73세에도 정체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에게 경의를 표하는 바다.

평점: 레디 플레이어 원 7.5/10

레디 플레이어 원 CG 성공한 덕후 영화 두 번 봐도 꿀잼 세 번 봐도 핵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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