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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카를로스' 마르셀루의 질주가 기대되는 이유는?

[유럽 챔피언스리그] 레알 마드리드, 뮌헨 제치고 1-2 승리

18.04.26 17:14최종업데이트18.04.26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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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셀로(왼쪽에서 3번째)가 바이에른 뮌헨과의 유럽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에서 동점골을 넣고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 유럽축구연맹 공식 홈페이지


브라질 출신의 호베르투 카를로스는 2000년대 세계 축구계를 풍미한 전설적인 측면 수비수였다. 폭발적인 스피드를 이용한 오버래핑은 물론이고, 타의 추종을 불허한 '시속 150km의 왼발 슛'은 보는 이들에게 전율을 선사했을 정도다(물론 카를로스는 화려한 공격력에 비해 본업인 수비력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2010년대 세계 최고의 측면 수비수 중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는 마르셀로(29)도 이런 카를로스와 닮은 점이 많다. 우선 같은 브라질 출신인데다가 포지션(레프트 윙)과 쓰는 발(왼발)이 같다. 무엇보다도 입을 꽉 다문 채 상대 선수를 따돌리며 상대 진영으로 거침없이 돌파하는 마르셀루의 모습은 영락없이 '선배' 카를로스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왼발의 마르셀로, 월드컵-UCL 두 마리 토끼 잡을까

'제2의 카를로스' 마르셀루가 26일(아래 한국 시각) 독일 뮌헨 푸스발 아레나에서 열린 바이에른 뮌헨과의 '2017-2018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에서 천금 같은 동점골을 뽑아내며 소속팀 레알 마드리드의 2-1 승리를 도왔다.

이날 레알은 전반 28분, 뮌헨에게 선제골을 허용했다. '오른쪽 측면 수비수' 조슈아 키미히가 공격 진영에 있던 '레프트윙' 마르셀로의 공백을 틈 타 빠른 침투에 이은 오른발 슛으로 레알의 골망을 흔든 것이다. 이전 상황에서 공격을 펼친 까닭에 상대 진영에 있었던 마르셀로는 자신이 막았어야 할 키미히의 '공습'에 일격을 당하고 말았다.

하지만 키미히에게 '오른발'이 있다면, 마르셀로에겐 '왼발'이 있었다. 0-1로 끌려가던 전반 43분 마르셀로는 카르바할이 연결해준 헤딩 패스를 페널티 에어리어 부근에서 번개 같은 왼발 슛으로 뮌헨의 골망을 흔들었다. 공을 자신의 발등에 정확히 갖다 대는 임팩트가 마치 카를로스의 슛을 보는 듯 했다.

전반에 천금 같은 동점골을 터트린 마르셀로는 후반전엔 '공격 DNA'를 감추고, 세르히오 라모스-라파엘 바란 등과 함께 탄탄한 포백 라인을 구축하며 프랭크 리베리를 앞세운 뮌헨의 공격을 무력화시켰다. 물론 레알은 안정된 수비를 바탕으로 한 역습 공격으로 후반 11분 결승골(아센시오)을 뽑아내며 내달 2일 홈에서 열릴 2차전을 한결 편안하게 준비할 수 있게 됐다.

'레알 마드리드 11년 차 윙백' 마르셀로는 이날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감을 드러냈다. 전반 중반, 내재된 공격DNA를 감추지 못하고 실점의 빌미를 제공하는 실책을 범했지만, 이내 자신의 힘으로 득점을 터트리며 실수를 만회했고, 후반전엔 안정된 수비력으로 전반에 보여준 수비 실책을 말끔히 잊게 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만큼이나 레알 마드리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마르셀로는 조국 브라질에서도 네이마르 못지않은 '키 플레이어'로 평가 받는다. 물론 이는 그의 활약 여부가 레알 마드리드와 브라질 대표팀의 운명을 가를 공산이 크다는 뜻이다.

카를로스로부터 '나보다 낫다'는 찬사를 받기도 했던 마르셀로. 그는 올해 원대한 꿈을 자신의 가슴 속에 품고 있다. 바로 '선배' 카를로스가 2002년 그랬던 것처럼, 월드컵과 챔피언스리그를 동시에 제패하는 것이다.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한 레알 마드리드와 월드컵 우승후보 1순위로 꼽히는 브라질의 전력을 감안할 때 그리고 마르셀로가 지금처럼 놀라운 활약을 이어간다면, 그의 꿈은 충분히 이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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