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 꿈에도 그리던 귀촌, 이것만은 꼭 생각해보자

등록 2018.05.15 11:03수정 2018.05.15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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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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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한 분들이나 은퇴를 준비 중인 분들은 세파에 찌는 생활을 털고 물 맑고 공기 좋은 전원생활을 꿈꾼다. 그래서 선뜻 전망 좋은 곳에 주택을 구입한다. 그러다가 낭패를 보는 수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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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는 전망이 탁 트인 산기슭에 위치한, 어떤 이는 동네 안에 위치한 주택을 구입한다. 산기슭에 위치한 주택은 여름에는 더없이 좋지만 눈 내린 겨울에는 발이 묶이게 된다. 그리고 보온이 제대로 되지 않은 집은 난방비가 만만치 않게 든다. 또한, 수도가 얼어 터지지 않게 보온을 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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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에 거주하는 이들은 도시와 달리 시골 사람들은 남에게 관심이 많다. 그리고 시골의 특성상 사적인 질문도 많이 한다. 그 사람들이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특성이 그렇다는 것이다. 또한, 오지랖이 넓어서 참견하기를 좋아한다. 이러한 사람들과 어울려 살 마음가짐이 되어있지 않으면 불편하기 짝이 없다.

그리고 아프기나 하면 병원에 가는 것도 일이다. 시골에서는 차량이 절대적이다. 도시에서야 차가 없으면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되지만 시골의 대중교통이란 자주 왕래하는 것도 아니고 또한 갈아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차 시간 맞추기도 힘들고...

텃밭을 일구어 농사를 지으면 '채소는 실컷 먹겠지?'라는 판단도 착오다. 100평의 텃밭을 일구는데도 비용이 많이 든다. 모종 사고, 비료 사고, 거름 사고, 농약 사고, 농기구 사고 하다 보면 사 먹는 것보다 경비가 더 깨진다. 또 매일 풀 뽑아 줘야지 가물면 물 줘야지.

집안에 쓰던 제품이 고장이 나면, 고치는 사람이 멀리 있기 때문에 출장비가 비싸고 인건비도 도시보다 비싸다. 그래서 웬만하면 스스로 고칠 수 있는 반 기술자가 되어야 한다. 물론 돈이 넉넉한 사람은 예외겠지만.


산기슭에 사는 사람은 장마 시즌에 산과 집 경계한 곳에 도랑을 만들어 산사태 예방에도 미리 신경을 써야 한다. 그리고 벌, 뱀, 곤충 등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육류나 가공식품은 날 잡아 가까운 시내에 들러 사놓고 현금은 읍내까지 차타고 가서 미리 찾아둬야 한다.

이러한 모든 것이 준비되었을때 귀농을 고려해도 늦지않다. 물론 물 맑고, 공기 좋고, 인심 좋고, 산 곳곳에 약초가 있고, 몸을 움직이는 일을 많이 하다 보니 건강에도 좋다. 좋은 점은 이루 헤아릴 수 없지만 부푼 꿈만 가지고 계획 없이 결정을 쉽게 내리다 보면 뜻하지 않는 낭패를 볼 수도 있다.


#모이 #귀촌 #시골 #농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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