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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 참패 '한 솔로'... 그럼에도 다음 편 기다리는 이유

[리뷰] 영화 <한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 제국에 맞서는 저항군의 시발점

18.06.07 16:25최종업데이트18.06.07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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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한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 포스터 ⓒ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주의! 이 기사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모든 영화들이 그렇지만 특히 광활한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스타워즈> 시리즈 등 SF영화는 웅장한 사운드와 대형 스크린이 시야를 가득 채우는 극장에서 봐야 제맛이다. 톡 쏘는 콜라와 달콤한 팝콘과 함께 말이다. 이번 <한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아래 <한 솔로>)도 마찬가지다.

영화 <한 솔로>는  스타워즈 시리즈에 등장하는 캐릭터에서 가장 유명하고 인기있는 풍운아 한 솔로(해리슨 포드 분)의 젊은 시절을 다룬다. 미국 할리우드 자본으로 만든 영화는 SF 장르이면서도 광산채굴, 카우보이 복장, 그리고 권총을 다루는 모습이 미국의 '서부 개척시대'를 광활한 우주로 옮겨 놓은 것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더이상 볼 수 없는 '한 솔로'를 위한 집중과 선택

영화 <한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 스틸 컷.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앞서 <스타워즈: 로그 원>에 이어 스타워즈 시리즈의 두번째 스핀오프 버전인 이번 <한 솔로>는 클래식 버전이었던 <스타워즈 에피소드4-새로운 희망>(1977)으로부터 10년 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하지만 한 솔로(엘든 이렌치치 분)라는 인물에게 집중한 탓인지 이전 스타워즈의 작품들에 비해서 스케일이 별로 크지 않고 스토리도 비교적 단순하다. 시리즈상 가장 앞선 시간대의 내용을 다루다 보니 등장 인물들 또한 익숙한 캐릭터가 아니어서 초반에 몰입하기가 쉽지 않다. 또한 인물간의 관계를 설명하려다 보니 전개가 느리고 밋밋하게 느껴졌다. 스타워즈 시리즈를 보면서 처음으로 졸기도 했다.

전작 한 솔로(해리슨 포드 분) 캐릭터가 워낙에 강렬하고 관객들에게 인기를 얻었던 터라 이번 영화에서 젊은 시절 역할을 맡은 한 솔로(엘든 이렌치치 분)와의 상대적 이질감이 크지 않을까 싶었다. 실제로 영화 초반엔 마치 다른 SF 영화를 보는듯 해리슨 포드와 잘 연결되지 않았다.

하지만 젊은 한 솔로는 사기꾼에 겁 없고 무모하고 허풍쟁이 역할을 잘 해냈다. 그리고 스타워즈 특유의 무겁고 진지한 분위기를 밝게 바꾸며 초반의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 한 솔로의 연인이자 영화가 끝날 때쯤 정체가 밝혀지는 미스터리한 인물 키라(에밀리아 클라크 분)와 더불어 다음 편에서의 활약이 기대된다.

감독 교체되고 재촬영 하고, 유난히 힘들었던 제작과정

영화 <한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 스틸 컷.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영화가 제작될 당시 우여곡절이 많았다. 제작사와 감독의 갈등으로 감독이 교체되었다. 그 영향을 받은 탓인지 영화의 전반과 후반이 분위기가 많이 달랐다. <다빈치 코드>와 <아폴로 13호>를 연출한 '론 하워드'가 후반을 맡아서 연출하면서 기존 촬영분을 상당 부분 재촬영을 한 점도 그런 분위기를 느끼게 한 것 같다. 영화는 후반으로 갈수록 소소한 반전도 있고 스타워즈 특유의 박진감과 액션이 살아났다.

이번 영화에서는 '한'이라는 성만 가지고 있던 주인공이 '솔로'라는 전설적인 이름을 얻게 된 이유도 나온다. 스타워즈 전체 시리즈를 거쳐서 가장 중요한 인물에게 완전한 이름을 부여하는 인물과 상황이 생뚱 맞으면서도 재미있었다. 나이 차로 보자면 고조 할아버지격인 츄바카와 친구가 되는 과정도 나온다. 그런 점에서 츄바카는 완전 동안이다. 클래식 편에서 친구이자 원수가 되는 '랜도칼리시안(도널드 글로버 분)'도 등장한다. C3PO나 R2D2 같은 클래식의 로봇들과는 완전히 다른 성향의 로봇도 나와서 영화의 색다른 재미를 더한다.

스타워즈 매니아라면 하나쯤 소장품으로 갖고 있을 '밀레니엄 팔콘'을 얻게 되는 이야기는 이번 영화의 핵심 스토리다. 파일럿이 되고 싶은 한은 뛰어난 조종실력을 지니고 있지만 좀처럼 기회를 얻지 못한다. 조종사가 되기 위해서 제국군의 스톰트루퍼가 되기도 하지만 보병 신세를 면하지 못한다.

새롭지만 전체 시리즈와 이어지는 이야기 구조

영화 <한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 스틸 컷.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보통 영화가 한편 흥행을 하면 시리즈가 만들어진다. 시리즈도 흥행을 하면 스핀오프가 만들어진다. 그렇게 제작된 스핀오프는 본래 시리즈와 상관없이 캐릭터가 만들어지고 스토리가 전개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스타워즈의 스핀오프는 각각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전체 시리즈의 흐름과도 이어진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가 <스타워즈 에피소드4-새로운 희망>의 시작점이 되는 '데스스타'의 설계도를 얻는 과정이라면 <한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는 제국에 맞서는 저항군의 시발점이다.

이번 작품은 스타워즈 시리즈 전체를 놓고 봤을 때 역대 가장 저조한 흥행성적을 낼 전망이다. 북미에서의 흥행은 물론, 5일자 기준 국내 누적 관객수도 겨우 21만1297명이다. 전작인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 관객인 95만 명에 견줘도 한참 떨어진다(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 전산망 기준).

'스타워즈'는 신화가 없는 나라인 미국에서 <어벤져스> 시리즈와 더불어 미국의 또 다른 신화로 불릴 만큼 인기를 끌고 있는 시리즈다. 그러나 이번엔 감독이 교체되는 등 여러 부침을 겪었던 일이 북미와 국내의 박스오피스에 영향을 준 모양이다. 하지만 본편이든 외전이든, 스타워즈 팬이라면 신작 개봉을 계속 접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아드레날린이 솟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인철 시민기자의 개인 네이버 블로그와 페이스북에도 게재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스타워즈 한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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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 뉴스 시민기자입니다. 진보적 문학단체 리얼리스트100회원이며 제14회 전태일 문학상(소설) 수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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