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정 정마트. 옛날 절간 고구마 창고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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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한림어업창고에서, 무릉지서에서, 그리고 이곳, 절간 고구마 창고에서 끌려온 주민들은 신사동산을 지났을 때야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길로 간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일제 강점기 때 신사가 있었던 곳, 그래서 일제 강점기에도 머리를 숙이고, 해방 후에는 드나드는 미군정 차량에, 군경에게, 권력자에게 머리를 숙여야만 했던 곳이 바로 이 신사동산 입니다.
비가 너무 많이 내려 이날 신사동산 사진은 찍지 못했지만 바로 이곳에서부터 트럭에 실려가던 사람들은 고무신을 벗어 군인들 몰래 뒤에 버렸다고 합니다. 그 흔적을 보고라도 가족들이 찾아와주길 바라는 마음에서였겠죠.
대정 시내에 있던 가족들은 그 새벽, 총소리가 울리는 소리를 듣고 혼비백산해서 총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달려갑니다. 일제가 만들었던 군용도로 길입니다. 몰아치는 비와 바람을 온 몸으로 맞으며 한참을 걸어갑니다. 앞이 보이지도 않는 캄캄한 어둠, 몰아치는 비바람을 가르며 총소리가 들려왔을 그 장소를 향해 유가족의 마음을 헤아리며 걸어가 봅니다. 한참을 걸어가니 저 머리 푸르스름한 빛 아래 섯알오름 학살터가 보입니다.

▲ 섯알오름 학살터에서 제를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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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는 비 아래 정성스레 준비해 온 음식과 술을 올립니다. 최상돈 선생님의 "섯알오름의 한" 노래와 김경훈 시인님의 "섯알오름 길" 시낭송도 이어집니다. 그날의 두려움을, 아픔을, 서러움을 오롯이 느낄 수는 없겠지만 백 할아버지의 한 자손이라는 섯알오름 유족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아주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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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섯알오름의 한 - 최상돈 ⓒ 제주다크투어
비오는 새벽 찍은 영상이라 화질은 좋지 않지만, 그 날의 분위기를 함께 나눠봅니다.
하늘엔 반달 칠월칠석 날
트럭에 실려 우리 어디로 가나
나라도 반쪽 갈라졌는데
스산한 새벽길
신사동산 넘을 때 그제 알았네
송악산 넘어 절벽
흰 국화 대신 검은 고무신
즈려밟고 오소서
- 섯알오름의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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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고 싶은 길 - 제주다크투어’는 제주에 위치한 비영리 단체입니다. 제주다크투어는 여행 속에서 제주 4.3을 알리고 기억을 공유합니다. 제주를 찾는 국내외 사람들과 함께 제주 곳곳의 4.3 유적지를 방문하고 기록하며 알려나가는 작업을 합니다. 국경을 넘어 아시아 과거사 피해자들과도 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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