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적 짜깁기 '종북몰이'에 고등학교 업무 마비 지경

통일부 제작 영상 북한 체제 옹호 영상 꾸며내... 경찰 수사 나서

등록 2018.09.06 19:33수정 2018.09.06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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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한 고등학교에서 북한 체제를 선전하고 있다며 SNS 등을 중심으로 퍼져나간 사진. 하지만 이 사진은 일부만을 악의적으로 부풀린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영상은 통일부가 제작한 것으로 북한 체제를 옹호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 ⓒ 정민규


교육 목적으로 상영했던 통일 교육 영상을 마치 북한 체제를 옹호하는 것처럼 꾸며낸 사진 때문에 부산의 한 고등학교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터넷을 중심으로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 급속히 퍼지며 생긴 일이다. 막무가내 욕설까지 더해진 항의 전화에 경찰이 명예훼손 진정사건을 접수하고 수사에 나섰다.

6일 경찰 등에 따르면 부산의 한 고등학교에서 통일 교육을 위해 활용한 영상을 누군가가 북한과 관련한 특정 내용만을 마치 북한을 찬양하는 것인 양 인터넷에 게시했다.

인터넷을 통해 퍼져나간 사진에는 "김정은 시대, 새롭게 불어오는 교육의 바람" 등의 문구와 "김정일 원수님의 리더십 덕분에 우리나라는 발전하고 있습니다"라는 북한 학생이 인터뷰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SNS에서는 학교 이름과 전화번호까지 게시됐고, 학교로는 이른바 '종북'몰이를 하는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일베'와 같은 극우 성향 커뮤니티에서는 해당 사진을 들어가며 문재인 정권을 비난하는 댓글이 이어지기도 했다.
 

부산의 한 고등학교가 북한 체제를 선전하고 있다는 사진과 악의적 내용이 SNS 등을 중심으로 퍼져나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통일부 제작 영상을 상영한 것 중 일부만을 왜곡한 사진이 퍼지면서 벌어진 일인데, 확인 결과 해당 영상은 오히려 북한의 우상화와 언론을 비판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 통일부 통일교육원


하지만 정작 원본 영상은 박근혜 정부 시기이던 지난 2016년 통일부 통일교육원이 제작한 것이다. 영상 내용 또한 북한 체제를 찬양한 것보다는 오히려 북한이 우상화 교육과 언론을 비판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영상을 보면 북한을 찬양하는 것처럼 짜깁기한 SNS 게시 사진 역시 북한의 현실을 소개하기 위해 다룬 내용을 악의적으로 부풀린 것임을 쉽게 알 수 있다. '북한의 교육과 문화'라는 제목의 10분 13초 분량의 영상에서 언론 보도나 다큐멘터리 영화 등을 통해 북한의 현실을 소개하는 내용만을 담아 사실을 왜곡하는 방식이다.

업무가 마비될 만큼의 항의 전화를 참다못한 해당 학교는 결국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부산지방경찰청은 최초 유포자를 처벌해 달라는 학교 측의 진정서를 받아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피해 진술과 입증 자료를 확인한 후 법률 검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북한 #종북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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