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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 르브론 제임스 없는 동부 컨퍼런스, 새 주인은 누구?

[NBA] 17일 개막하는 2018-2019 NBA 동부 컨퍼런스 미리보기

18.10.15 09:26최종업데이트18.10.15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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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년 6월 6일(현지 시간), 2017-2018시즌 NBA 파이널 경기 3차전에서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르브론 제임스가 슛하는 모습을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케빈 듀란트(오른쪽)와 스테판 커리(왼쪽)가 지켜보고 있다. ⓒ EPA/연합뉴스

 
전 세계 축구 팬들에게 '세계에서 가장 수준 높고 인기 있는 리그가 있는 나라는 어디인가'라는 질문을 던져 보자. 아마도 영국 사람과 스페인 사람, 그리고 독일 사람과 이탈리아 사람까지 어우러져 결론이 나오지 않을 대토론을 벌일 것이다. 하지만 야구나 농구에서는 '최고의 리그'를 묻는 질문에 많은 고민과 토론이 필요하지 않다. 미국에 메이저리그와 NBA라는 자타 공인 최고의 빅리그가 있기 때문이다.

세계 최고의 '농구 괴물'들이 자웅을 겨루는 2018-2019 NBA가 오는 17일(이하 한국 시각) 개막한다. 이번 시즌 가장 큰 변화는 지난 8년간 동부 컨퍼런스의 지배자로 군림하던 '킹' 르브론 제임스(LA 레이커스)가 서부 캘리포니아로 떠났다는 점이다. 르브론은 마이애미 히트 시절이던 2011년부터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에서 활약한 2018년까지 무려 8년 연속으로 파이널 무대를 밟았다.

다시 말해 지난 8년간 동부 컨퍼런스에 속했던 나머지 구단들은 아무리 발버둥쳐도 결국엔 제임스를 더욱 돋보이게 하기 위한 '들러리' 역할 밖에 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다르다. 르브론이 서부 컨퍼런스로 떠나면서 그동안 르브론에게 눌려 지내던(?) 팀과 선수들이 동부 컨퍼런스의 왕좌를 차지하기 위해 단단히 벼르며 시즌을 준비해 왔다. 

보스턴-필라델피아-토론토, 동부 컨퍼런스 새 왕좌 노린다

르브론이 떠난 동부 컨퍼런스의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팀은 역시 NBA 역사상 최다우승(17회)에 빛나는 보스턴 셀틱스다. 보스턴은 지난 시즌 컨퍼런스 파이널에서 클리블랜드와 7차전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을 정도로 동부 컨퍼런스에서 르브론을 가장 위협했던 팀이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보스턴의 작년 플레이오프 성과가 2명의 주득점원 카이리 어빙과 고든 헤이워드 없이 만들어 냈다는 점이다.

지난 시즌 각각 무릎과 발목 부상을 당하면서 플레이오프에 나서지 못했던 어빙과 헤이워드는 이번 시즌 나란히 부상을 털고 건강하게 복귀를 기다리고 있다. 경기 감각을 회복하는데 다소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두 올스타의 복귀는 팀에게 커다란 힘이 될 것이다. '셀틱스의 진짜 1옵션'이라 불리는 브래드 스티븐스 감독은 어빙과 제일런 브라운, 헤이워드, 제이슨 테이텀, 알 호포드를 동시에 투입하는 스몰 라인업을 승부처에서 적극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길고 지루했던 리빌딩 과정을 끝내고 지난 시즌 52승으로 동부 컨퍼런스 3번 시드를 따냈던 필라델피아는 보스턴을 가장 위협할 팀으로 꼽힌다. 무엇보다 베테랑 슈터 J.J. 레딕과 백업 빅맨 아미르 존슨, 새로 영입한 포워드 윌슨 챈들러 정도를 제외한 대부분의 주력 선수들이 20대 중반 이하의 영건들로 구성돼 있다는 점이 최대 강점이다. 필라델피아 팬들은 로스터의 선수들 생년월일만 봐도 세어 나오는 미소를 감추지 못할 것이다.

실질적인 풀타임 첫 시즌에 22.9득점11리바운드1.8블록슛을 기록한 조엘 엠비드는 이미 올NBA 세컨드 팀에 선정됐을 정도로 '현재진행형 거물'이 됐다. 지난 시즌 신인왕 벤 시몬스는 신체적 우위(208cm104kg)를 바탕으로 상대 백코트 수비진을 흔들 것이다. 지난 시즌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입단했지만 부상으로 14경기 출전에 그친 마켈 펄츠까지 기대만큼 성장해 준다면 필라델피아는 지난 시즌보다 더욱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

지난 시즌 동부 컨퍼런스 1번 시드를 차지했던 토론토 랩터스는 지난 7월 프랜차이즈스타 더마 드로잔을 내주고 카와이 레너드와 대니 그린을 받아오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레너드가 2016-2017 시즌의 퍼포먼스를 재현해 준다면 공수에서 엄청난 도움이 될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 시즌 샌안토니오 스퍼스에서 제 멋대로 행동하는 '사고뭉치' 캐릭터를 얻은 레너드가 토론토에서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르브론 떠난 클리블랜드와 하워드 영입으로 재도약 노리는 워싱턴

르브론이라는 걸출한 슈퍼스타 덕분에 지난 4년 연속으로 파이널 무대를 밟았던 클리블랜드는 이제 '르브론도 없고 어빙도 없는' 새로운 시대를 맞았다. 클리블랜드 이적 후 '세컨 유닛'으로 역할이 줄어 들었던 케빈 러브가 미네소타 팀버울브스 시절처럼 득점과 리바운드를 겸비한 에이스 역할을 해야 한다. 비록 르브론은 없지만 여전히 두꺼운 선수층을 자랑하는 클리블랜드가 동부 컨퍼런스의 상위권에서 경쟁할 힘은 충분하다. 

지난 시즌 우려를 딛고 48승을 따내며 팬들을 놀라게 했던 인디애나 페이서스는 이번 시즌 또 한 번의 도약을 노린다. 올스타 슈팅가드로 성장한 빅터 올라디포를 중심으로 마일스 터너, 도만타스 사보니스 등 아직 성장의 여지가 남은 젊은 유망주들이 즐비하다. 여기에 지난 시즌 약점으로 지적되던 벤치 전력을 보강하기 위해 타이릭 에반스, 덕 맥더멋, 카일 오'퀸 같은 알짜배기 식스맨들을 영입했다.

올스타를 넘어 MVP 레벨로 성장하고 있는 '그리스 괴인' 야니스 아테토쿤포를 보유한 밀워키 벅스도 이번 시즌 동부 컨퍼런스에서 중위권 이상의 성적을 기대하고 있다. 애틀랜타 호크스의 시스템 농구를 완성시킨 마이크 부덴홀저 감독이 부임했고 얼산 일야소바, 브룩 로페즈 등 검증된 빅맨들을 영입해 골밑 공격력을 강화했다. 지난 시즌 48경기 출전에 그쳤던 슈터 말콤 브로그단의 건강만 보장된다면 훨씬 좋은 전력을 기대할 수 있다.

지난 시즌 에이스 존 월이 부상으로 시즌 절반을 날리면서 동부 컨퍼런스 8위에 그쳤던 워싱턴 위저즈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베테랑 센터 드와이트 하워드를 영입했다. 어느덧 30대 중반을 바라보는 노장이 됐지만 여전히 뛰어난 리바운드 능력과 골밑 수비를 자랑하는 하워드는 활용 여하에 따라 워싱턴 전력에 큰 보탬이 될 수 있다. 지난 시즌 브래들리 빌에게 에이스 자리를 내줬던 월이 건강하게 기량을 회복해 월&빌 콤비를 재결성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지미 버틀러, 데릭 로즈(이상 미네소타) 등 주력 선수들을 차례로 내보내며 전력이 약화된 시카고 불스는 '덩크왕' 잭 라빈과 '신성 라우리 마카넨, 이적생 파커를 중심으로 돌풍을 준비하고 있다(하지만 마카넨은 연습 도중 팔꿈치 부상으로 11월까지 결장이 불가피하다). 반면에 브루클린 네츠와 올랜도 매직, 애틀랜타 등은 이번 시즌에도 객관적인 전력이 워낙 약해 '리빌딩'이라는 그럴 듯한 이름으로 포장된 꿈도 희망도 없는 시즌을 보낼 확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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