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마더’에서 아들 대신 붙잡힌 장애인에게 “너 엄마 없니”라고 묻는 장면이다. 박 대표는 “우리나라에서 많은 사회적 약자들은 부모가 없어서 일방적 피해자로 내몰리는 경우가 많다”며 사회의 불합리한 구조를 지적했다.
임지윤
세 사건의 공통점은 하나 더 있었다. 바로 이분들 모두 엄마가 없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엄마가 없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봉준호 감독의 영화 '마더'를 예로 들었다. 영화 '마더'에는 엄마가 자신의 아들이 실제 범인이란 걸 알지만 새로운 범인이 잡혔다는 얘기를 경찰로부터 듣게 되고, 아들 대신 수감하게 된 장애인을 만난다. 그리고 그에게 "너 엄마 없니"라며 한마디 묻는다.
박 대표는 "실제 대한민국의 많은 사회적 약자들은 부모가 없는 경우가 많고, 많은 사건들은 국가기관이 아닌 가족들, 특히 부모가 나서서 자식 문제를 합의로 해결하는 경우가 많은데 약자들은 자신을 위해 싸워줄 사람이 없다"며 "세 사건에서 자신이 만난 당사자들도 그러했다"고 말했다.
그가 본 '불합리한 대한민국'
박상규 대표는 '삼례 나라슈퍼 강도치사 사건'에서 가해자로 지목됐던 강인구씨와 9개월간 인터뷰를 하며 있었던 일화를 소개했다. 취재 도중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때가 언제였냐"는 그의 질문에 강인구씨는 "경찰서에 끌려와서 내가 할머니를 안 죽였는데 자꾸 나보고 죽였다며 두들겨 팼을 때"라고 대답했다.
또 "가장 행복한 순간이 언제였냐"는 질문에는 "살면서 행복한 순간이 딱 한 번 있었는데, 어릴 적 엄마가 자신에게 심부름 시켜서 가까운 슈퍼에서 약을 엄청 사왔는데 그걸 먹고 자기를 끌어안고 잔 날"이라고 대답했다. 강인구씨의 어머니는 그렇게 다음 날 그의 곁을 떠나갔다.
마지막 질문으로 "당신을 위해서 울어주는 사람이 있냐"고 하자 강인구씨는 "딱 한 명 있었다"고 대답했다. 자신이 살인누명을 쓰고 1년째 생활할 때, 진범 3명이 잡혀서 자신과 대면했는데 당시 사건을 담당한 최 모 검사가 책상을 딱 내리치며 자신에게 할머니 죽였는지 물어서 죽였다고 대답하며 미안하다고 벌 받겠다 하자 앞에 있던 진범 중 한 명이 펑펑 울었다는 것이다.

▲ 박 대표는 ‘삼례 나라슈퍼 강도치사 사건’에 얽힌 피해 할머니 아들, 진범, 그리고 누명을 쓰고 감방생활을 했던 강인구씨가 함께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우리 사회 진짜 나쁜 놈이 누구냐”고 되물었다.
임지윤
박 대표는 "강인구씨가 무죄 판결을 받고 세상에 나온 뒤 작년 11월 결혼을 했다"며 당시 사진을 보여줬다. 사진에는 강인구씨와 함께 찍은 두 남성이 더 등장하는데, 바로 사건의 진범과 피해 할머니 아들이었다. 청중들은 사진을 보고 놀랍다는 표정을 지었다.
박 대표는 "피해 할머니의 아드님은 자신의 어머니가 '끔찍한 강도 사건으로 돌아가셨지만 그것보다 더 안타까운 게 죄 없는 3명이 살인 누명을 쓴 것이었다'고 말했다"라며 아들이 먼저 자신에게 "그들의 누명을 벗겨주기만 하면 용서하겠다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또 그 옆에 있는 진범은 이미 오래 전부터 자신의 죄를 모두 자백했고, 피해 할머니 묘에 가서 죄송하다고 참배를 했다며 "그런 화해와 용서가 서로 손을 잡는, 그런 있을 수 없는 그림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삼례 3인조와 진범 3인조를 대질시키고 결국 진범은 풀어주고 죄 없는 이들을 감옥에 가둔 최 모 검사는 지금 현재 한국 최대 로펌인 '김앤장'의 변호사로 일하며 월급을 1억 넘게 받고 있다"며 "아직까지 한마디 사과도 없고, 오히려 최근에 삼례 3인조와 박준영 변호사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가운데 과연 누가 진짜 나쁜 놈인지 우리는 헷갈리게 된다"며 "국가가 사법고시를 패스한 이들에게 5급 공무원 자격을 주고 연봉을 많이 주는 이유는 양승태처럼 마음대로 재판거래 하라는 것이 아니고 힘 없는 사람들을 위해 공정하게 법을 집행하라는 거다"라고 책임 없는 권력을 비판했다.
▲ <오마이뉴스>가 주최한 ‘갑질 타파’ 토크 콘서트에 참석해 박 대표의 특강을 듣고 있는 이원찬(27) 씨 등 대구시민들.
임지윤
'양진호 보복' 두렵지만
박 대표는 얼마 전 양진호씨 가족을 인터뷰할 때 그의 가족으로부터 들은 얘기를 전했다.
"양진호의 인생은 딱 두 글자로 요약되는데 그게 '보복'입니다. 양진호는 5년이든, 10년이든 감방에 갔다 오면 너에게 분명히 보복할 거고 너뿐만 아니라 기자에게도(누구인지 불명확) 보복할 거다. 그러니까 그때까지 마음대로 살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해요. 처음에 이 얘기를 듣고 너무 놀라고 두려웠지만 시민들의 힘을 믿습니다. 시민들의 후원을 등에 업고 저는 <셜록>을 통해 계속해서 '좋은 보도'를 이어갈 겁니다."
▲ 박 대표의 특강이 끝나고 기자들과 대구·경북 시민들이 둥글게 앉아 ‘갑질 없는 다과회’ 시간을 가졌다.
임지윤
이날 콘서트 뒤에는 <단비뉴스> <오마이뉴스> <뉴스민> <더 타임즈> 등 여러 매체의 기자들과 대구·경북 시민 30여명이 모여 한 해를 돌아보고 얘기를 나누는 소규모 송년회 시간을 가졌다. <오마이뉴스> 조정훈 기자는 "매년 연말에 이와 같은 송년회를 준비하는데, 올해는 박상규 기자를 초청해 시민들과 함께 사회적 문제를 논의하는 자리를 준비해 봤다"며 "앞으로 갑질 없이 좀 더 아름다운 세상이 오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고 행사 취지를 설명했다.
행사에 참여한 대구시민 이원찬(27) 씨는 "사회복지를 전공해서 관련 정책에 관심이 많았는데 그런 쪽에 관심을 가질수록 '인권'이나 '사회문제'에 더욱 민감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오늘 이 자리가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3
공유하기
박상규 '셜록' 대표 "양진호 보복 두렵지만..."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