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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경기 30실점' 아스널, 리버풀 전 수비 대참사

아스널, 리버풀에 1-5 대패…겨울 이적 시장 보강 필수

18.12.30 13:40최종업데이트18.12.30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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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견된 일이 결국 터졌다. 고질적인 약점으로 지적받던 아스널의 수비 불안이 결국 리버풀전에서 대참사로 이어졌다.

아스널은은 30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에 위치한 안필드에서 열린 2018-19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0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리버풀에 1-5로 대패했다.

이로써 아스널은 최근 2경기 연속 무승(1무 1패)의 부진에 빠지며 11승 5무 4패(승점 38점)을 기록, 리그 5위를 유지하는데 그쳤다. 반면 리버풀은 17승 3무(승점 54점)으로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플랜 A 수정한 에메리, 초반 10분만 통했다

최근 아스널의 우나이 에메리 감독은 거듭되는 플랜 A 실패로 인해 잦은 포메이션 변화를 감행하고 있다. 최근 미드필드진을 다이아몬드 형태로 구성하는 4-3-1-2 포메이션을 꺼내들었지만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자 이날 리버풀전에서는 기존의 4-2-3-1로 회귀했다.

그러나 부상자들이 속출함에 따라 100% 전력을 가동할 수 없었다. 메수트 외질, 헨릭 미키타리안이 부상으로 결장한 대신 2선은 애인슬리 매이틀랜드 나일스, 아론 램지, 알렉스 이워비로 구성됐다. 최전방은 피에르 에메릭 오바메양이 나섰다.

3선은 그라니트 자카, 루카스 토레이라, 포백은 세아드 콜라시나츠-소크라티스 파파스타토풀로스-슈코드란 무스타피-슈테판 리히트슈타이너가 포진했으며, 골문은 베른트 레노가 지켰다. 

매이틀랜드 나일스를 2선으로 전진 배치시킨 에메리 감독의 전략은 초반에 효과를 거뒀다. 아스널은 경기 초반 리버풀의 공세에 밀리며 주도권을 내줬지만 상대 진영까지 라인을 올리며 전방 압박을 가했다. 이에 리버풀은 후방 빌드업 과정에서 수차례 실수를 범했고, 아스널은 이를 놓치지 않았다.

전반 11분 선제골도 리버풀 센터백 데얀 로브렌의 패스를 가로챈 것이 발단이었다. 왼쪽을 파고든 이워비가 크로스를 배달했고, 쇄도하던 매이틀란드 나일스가 마무리지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였다. 불과 3분 만에 엉성한 수비력으로 인해 동점골을 내주며 좋은 분위기를 유지하지 못했다. 전반 14분 리히트슈타이너의 어이없는 클리어 미스로 인해 호베르트 피르미누가 동점골을 터뜨렸다.

아스널, 급격한 수비 난조로 대량 실점

1-1 동점 이후 아스널 수비는 급격하게 흔들렸다. 전반 16분 아스널의 수비진은 하이패스처럼 피르미누에게 중앙 공간을 허용했다. 피르미누는 아스널 센터백 무스타피, 소크라티스를 단독 드리블로 따돌리며 왼발슛으로 역전골을 작렬했다.

전반 32분에는 아스널 수비 뒷 공간이 앤드류 로버트슨의 롱킥 한 방으로 무너졌다. 모하메드 살라의 감각적인 다이렉트 패스를 받아 사디오 마네가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지었다.

리버풀은 전반 45분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살라가 골 라인 오른쪽을 돌파하는 과정에서 소크라티스가 불필요한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내줬고, 결국 키커로 나선 살라의 추가골이 터졌다.

전반에만 무려 1-4로 뒤진 아스널은 추격할 힘을 잃었다. 에메리 감독은 수비 안정을 위해 무스타피를 빼고 로랑 코시엘니를 투입했다.

전반에 비해 후반에는 대량 실점이 나오지 않았지만 이미 3골차로 앞선 리버풀로선 템포를 조절하며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는데 힘을 기울이고 있었다.

아스널은 만회골 없이 리버풀의 공세에 시달렸고, 후반 30분 또 다시 한 골을 내줬다. 콜라시나츠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로브렌을 밀어넘어뜨리며 페널티킥이 선언된 것. 피르미누는 페널티킥 골을 성공시켜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수비 붕괴 아스널, 경기당 평균 1.5실점 

이날 아스널 4명의 수비수 전원 모두가 실점의 빌비를 제공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대량 실점은 수용할 수 밖에 없는 결과였다. 

아스널의 수비 불안은 비단 이번 리버풀전만이 아니다. 올 시즌 리그 20경기를 치르면서 무려 30실점(경기당 평균 1.5실점)을 기록했다. 아스널은 프리미어리그 20개팀 가운데 최소 실점 부문에서 에버턴과 함께 공동 12위에 머물고 있다.

리버풀(8실점), 토트넘(21실점) 맨체스터 시티(15실점), 첼시(16실점), 울버햄턴(23실점), 레스터 시티(23실점), 왓포드(28실점), 웨스트햄(28실점), 브라이턴(27실점), 크리스탈 팰리스(25실점), 뉴캐슬(27실점) 등 11개 팀이 아스널보다 적은 실점을 기록 중이다.

심지어 아스널은 올 시즌 20라운드까지 클린시트(무실점 경기)가 겨우 세 차례에 불과하다. 나머지 17경기에서 모두 실점했다는 방증이다.

물론 수비진의 부상도 빼놓을 수 없다. 오랫동안 아스널 후방을 책임져온 주전 센터백 코시엘니가 장기 부상으로 자리를 비웠고, 최근에서야 복귀전을 치를 만큼 아직까지 정상 컨디션에 도달하지 못했다. 그나마 롭 홀딩이 잠재성을 폭발시키며 전반기 주전으로 도약했지만 지난 15라운드 맨유전에서 십자인대 부상을 당한 것이 뼈아팠다.

이밖에 나초 몬레알, 엑토르 베예린이 여전히 부상으로 신음하고 있으며, 이날 리버풀전에서 3주 만에 부상 복귀전을 치른 무스타피마저 최악의 경기력으로 실망감을 남겼다.

Top4 달성하려면?…겨울 이적 시장 영입 필수

그렇다고 부상 문제로만 여기기엔 아스널의 수비는 많은 불안감을 야기한 바 있다. 많은 실점에도 불구하고 그나마 지금까지 버텨올 수 있었던 것은 공격력이었다. 에메리 감독은 공격 지향적인 전술을 추구한다.

좌우 풀백을 최대한 전진 시키고, 전체적인 라인을 윗 선으로 올리며 전방 압박의 강도를 높인다. 볼 점유율을 높이면서 상대 페널티 박스에서 빠르고 간결한 마무리와 컷백 전술을 통한 득점 패턴을 선보이고 있다.

비록 실점이 많지만 화끈한 공격 축구를 앞세워 한동안 무패 행진을 내달렸고, 후반에는 결단력 있는 전술 변화와 용병술을 통해 결과를 바꾸는 능력을 발휘한 에메리 감독이다.

그럼에도 수비력에 대해 많은 의문부호는 아직까지 떨쳐내지 못한 게 아스널의 현 주소다. 시즌 초반 상대 팀들이 아스널 수비 뒷 공간을 집중적으로 노리자 에메리 감독은 피드백을 통해 라인을 뒤로 내리며 밸런스를 유지했고, 스리백과 포백을 혼용하는 등 개선책을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모두 무용지물이었다.

무스타피, 베예린, 콜라시나츠 등이 수비력에서 심각한 문제를 드러냈고, 중앙 미드필더 그라니트 자카 또한 수비 라인을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진다. 토레이라에 대한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무엇보다 에메리 감독은 수비 전술 조련에 있어 그리 탁월한 능력을 입증하지 못했다. 과거 라 리가 세비야 시절에도 수비조직력에서 문제점이 노출됐다.

▷ 에메리 감독, 세비야-파리 생제르맹 당시 리그 성적
2013-14시즌 세비야 (리그 5위, 69득점 52실점)
2014-15시즌 세비야 (리그 5위, 75득점 45실점)
2015-16시즌 세비야 (리그 7위, 51득점 50실점)
2016-17시즌 파리 생제르맹 (리그 2위, 83득점 27실점)
2017-18시즌 파리 생제르맹 (리그 1위, 108득점 29실점)


세비야에서 3시즌 가운데 무려 두 차례나 50실점 이상을 허용했다. 파리 생제르맹에서는 두 시즌 모두 경기당 평균 0점대 실점률을 기록했지만 리그1 특성상 다른 팀들보다 월등하게 앞선 전력임을 감안할 때 수비력에 대한 평가가 애매한 점이 있다.

물론 에메리 감독은 아스널에서 자신이 원하는 스쿼드를 구축하지 못했다. 아르센 벵거 감독의 22년 장기집권 이후 지휘봉을 넘겨받았고, 시행착오는 당연히 따라올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아스널은 최근 2시즌 동안 탑4에 실패하며 유로파리그로 밀려났다. 올 시즌 반드시 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을 획득하는 것이 과제다. 그럴려면 수비력이 개선되어야 한다. 1월에 오픈하는 겨울 이적 시장이 매우 중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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