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진주 시민들 "김용균 죽음의 책임자 처벌 촉구"

진주시민모임, 29일 촛불집회 열어 ... 부산청년유니온, '추모 행동의 날'

등록 2018.12.31 08:20수정 2018.12.31 09:19
0
원고료로 응원
"태안화력발전소에서 고인이 된 하청 비정규직 청년 노동자의 꿈, 우리가 실현하자. 더 이상 청년노동자를 죽이지 마라.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하라. 고인의 꿈 '위험의 외주화' 중단하고 직접 고용 보장하라."

고 김용균씨를 추모하는 촛불집회가 계속 열리고 있다. 지난 29일 오후 부산과 진주에서 촛불집회가 열렸고, 창원에서는 하루 전날 저녁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산업재해에 대한 원청업체의 책임을 강화하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시민들은 '절반의 통과'라며 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촛불시민들은 노동현장의 인원 충원과 재발 방지, 정규직 전환 등을 외치고 있다.

진주시민모임 "책임자 처벌하는 지 두 눈 부릅뜨고 봐야"

'고 김용균을 추모하는 진주시민들의 모임'은 이날 저녁 진주시 중안동 거리에서 촛불을 들었다. 참가자들은 손팻말을 들고 선전전을 벌였고, 노래패 '맥박'이 노래를 불렀다.

이들은 이날 촛불집회를 연 것에 대해 "산업안전보건법이 27일 어렵게 통과됐지만 절반의 통과"라며 "아직까지 노동자들의 안전을 위한 우리들의 발걸음은 갈 길이 멀다"며 "과연 얼마나 어디까지 책임을 묻고 처벌을 할지 우리 모두 두 눈 부릅뜨고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정종근 6·15진주운동본부 공동대표는 "산안법(산업안전보건법)이 통과됐지만 그 내용이 정말 우리 노동자들의 지켜줄 수 있는 법이라고는 생각지는 않는다"면서 "우리가 하나가 될 수 있도록 2019년을 새롭게 준비하도록 하자"라는 말로 다시 한번 투쟁의 의지를 다졌다.


김현숙 세월호진실찾기진주시민들의모임 활동가는 "2014년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을 때 가장 많이 회자했던 말이 하인리히 법칙이었다"며 "9년 동안 고 김용균 씨가 일해 왔던 그 장소에서는 12건의 사망사고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2014년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해서 생긴말이 사회적 참사이다. 사회가 책임을 지고, 사회가 제도화해서 더 이상 똑같은 참사를 만들지 말자라는 의미에서 생긴 것"이라며 "고 김용균 씨의 죽음에도 (문제를 개선하지 않고) 그대로 지속된다면 제 2, 3의 김용균이 계속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12월 27일 그 첫걸음인 산업안전보건법이 통과됐다"며 "우리가 해야될 것은 통과된 안전보건법이 제대로 노동자들의 삶을 보호를 해줄 것인지 지속적으로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김용국 정의당 진주시위원회 위원장은 "국회 본회의에서 일명 김용균 법이라고 불리는 법이 통과됐지만 노동계, 진보정당, 시민사회가 요구했던 진정한 의미의 김용균 법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부족한 부분은 보다 더 강화시키고 보완시켜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진주시민들은 지난 22일 추모문화제를 연데 이어, 26일에도 거리 선전전을 벌였다.
 
a

‘고 김용균을 추모하는 진주시민들의 모임’은 이날 저녁 진주시 중안동 거리에서 촛불을 들었다. ⓒ 진주시민모임

 
부산청년유니온 "죽음 헛되지 않게 힘 모아"

부산청년유니온 연대단체들도 같은 날 오후 서면 하트동상 앞에서 "부산청년 2차 추모 행동의 날" 행사를 열었다.

부산청년유니온은 "28년만에 산안법이 개정되었다. 그동안 무수히 많은 노동자들의 희생, 특히 24살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의 억울한 죽음 앞에 만들어진 국민적 관심, 더 이상 아들딸들이 죽어서는 안된다는 유가족의 절박한 심정이 만들어 낸 결과일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그러나 아직 우리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산안법 전부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는 그나마 다행스럽지만, 입법예고와 국무회의 의결, 국회 논의 과정에서 노동자의 절박한 요구를 반영하는데 매우 미흡했고, 법안은 누더기 법안이 되었다"고 했다.

이어 "처벌 강화, 도급 금지의 범위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본질적인 한계는 분명하다. 이 법의 처리에도 불구하고 일을 하다 사망한 2016년 구의역 김군과 2018년 태안화력 김용균이 하는 일은 여전히 도급으로 남아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부산청년유니온은 "대통령께서 고 김용균님의 유가족을 만나 위로와 유감의 뜻을 전할 의사가 있다는 발표는 참 다행스러운 소식이다"며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상시 지속업무 노동자의 직접고용 정규직 전환과 인력 충원, 태안화력의 작업중지와 안전설비 개선 등 고 김용균 노동자의 죽음을 헛되게 하지 않게 하기 위해 우리는 부산에서도 끝까지 모든 힘을 모아갈 것"이라고 했다.

한편 24살이던 고 김용균씨는 지난 11일 새벽 3시 20분 쯤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컨베이어벨트를 점검하다 죽음을 맞이했다.
#김용균 #산업안전보건법 #부산청년유니온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검찰 급했나...'휴대폰 통째 저장', 엉터리 보도자료 배포
  2. 2 재판부 질문에 당황한 군인...해병대 수사외압 사건의 퍼즐
  3. 3 [단독] 윤석열 장모 "100억 잔고증명 위조, 또 있다" 법정 증언
  4. 4 "명품백 가짜" "파 뿌리 875원" 이수정님 왜 이러세요
  5. 5 '휴대폰 통째 저장' 논란... 2시간도 못간 검찰 해명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