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명동굴 와이너리 맵. 지도에 나와 있는 것보다 와이너리가 많다.
광명시
정 박사는 한국와인산업의 중심지로 무주, 영동, 영천을 꼽는다. 이 세 지역은 우리나라에서 포도산지로 손꼽히는 곳이다. 흥미로운 점은 세 지역에서 생산되는 포도 품종이 다르다는 것. 즉 이 세 지역에서 생산되는 와인도 다르다는 의미가 된다.
무주는 머루, 영동은 캠벨 얼리, 영천은 MBA(머스캣 베일리 에이)를 주로 생산한다. 이들이 와인의 주요 원료가 된다. 지역마다 특색 있는 와인을 생산한다는 것은 상당히 중요하다.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혀줄 뿐만 아니라 한국와인의 다양성에 기여하기 때문이다.
이들 지역 가운데 와이너리가 가장 많은 곳은 영동이며 영천이 그 뒤를 잇는다. 이 두 지역의 특징은 와이너리 대부분이 농가형이라는데 있다. 무주는 와이너리가 5곳에 불과하지만, 전부 규모가 큰 편에 속한다. 5개 와이너리에서 400톤 이상의 머루주를 생산하고 있다.
정 박사는 '한국의 보르도' 후보로 영동과 영천을 주목하고 있다. 두 지역이 한국 와인 최고의 산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가 이 지역들을 주목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원료다. 뭐니 뭐니 해도 원료가 좋아야 좋은 와인을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그는 특히 영천의 MBA를 최고로 꼽았다. 묵직하면서 향이 좋은 와인을 만들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 정 박사의 설명이다.
"영천은 MBA를 가지고 있는데, 이게 자산이에요. MBA는 당도가 상당히 높아요. 22~23브릭스까지 올라가죠. 무가당 와인을 만들 수 있는 여건이 되는 거죠. 그래서 MBA는 만들어 놓으면 기본은 해요."
정 박사가 두 번째로 주목하는 것은 와인생산을 위한 인프라 구축이다. 그 점에서는 영동이 앞서가고 있다는 게 정 박사의 지적이다.
정 박사는 두 지역의 공통점으로 '산학협력'을 꼽았다. 영동은 유원대와, 영천은 경북대, 경희대 등과 산학협력을 통해 와인생산 기반을 닦았다는 것이다. 대학교와 협력체계를 구축해 와인 제조 기술지원과 전문교육을 통해 양조전문가를 육성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정 박사는 두 지역의 경쟁력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2014년까지만 해도 영천이 앞서 갈 것으로 예상했는데, 지금은 영동이 '한국의 보르도'가 될 확률이 높아졌어요. 와인용 포도 재배는 영천이 영동보다 훨씬 빨리 시작했지만 자생력 면에서는 영동이 영천보다 낫다고 봅니다. 영동은 와이너리가 많다보니 (자치단체) 지원받기가 쉽지 않아 각자 살아남기 위한 노력을 많이 한 게 중요한 원인일 겁니다."
영동의 와이너리는 한때 47개까지 있었는데 지금은 44곳 정도가 와인을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천은 16곳이다. 정 박사는 영동의 경쟁력으로 '와인연구소'를 꼽았다. 영동에는 충북농업기술원 산하기관인 와인연구소가 있다.
"영동 입장에서 보면 와인연구소가 있다는 것은 굉장히 혜택을 받은 거죠. 지역에 와인연구소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천지차이입니다. 수시로 와인 분석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거죠. 와인 분석이 중요한 것은 내 와인의 품질을 개선할 수 있는 모티브가 제공되는 것이거든요."
뿐만 아니라 와인연구소는 다양한 연구 활동 등을 통해 영동의 와인산업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영동은 70억 규모의 예산을 확보, 2021년까지 '영동와인 명품화, 대중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한국와인의 중심지'는 영동이 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
이들 3개 지역 외에도 전국 곳곳에 명품와이너리들이 많아졌다. 안산, 홍천, 가평, 포천, 삼척, 문경, 세종시, 천안, 영주, 김천, 청주, 경주, 사천, 완도뿐만 아니라 멀리 제주에도 와이너리들이 있다. 새롭게 와이너리를 준비하는 곳도 많아지고 있다.
정 박사는 한국와인의 경쟁력으로 "우리 땅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과실로 와인을 생산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포도 주산지를 중심으로 와인산업이 활성화돼 발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포도이외의 과실로 다양한 와인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대한민국 와인기행] 정석태 박사 ②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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