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훈 공공도서관 운영 현실
강철진
두 번째 발제는 이용훈(한국도서관협회 사무총장) 도서관 비평가가 맡았다. 그는 "한 사회의 미래를 보려면 도서관에 가라는 말이 있는데, 우리 사회의 도서관은 과연 미래를 보여주고 있는가?"하고 물으며 발표를 시작했다.
그는 도서관법을 살펴보며, 칸막이 공부방(일반 열람실)은 '도서관을 이용하지 않으나, 좌석만을 사용토록 한 방'으로 "법 어디에도 근거가 없다"고 비판했다. 그런데 공공도서관에 공부방이 있게 된 배경으로, 그 또한 공공도서관에 대한 인식이 식민 지배로 인해 왜곡되어 이어져 왔음을 지적했다.
"공공도서관은 시민혁명의 산물이다. 서구에서는 도서관이라는 공적 공간을 통해 새로운 시대를 만들었다. 그러나 우리나라 공공도서관은 일제의 식민 통치 수단으로 출발했다. 해방 이후에도 도서관에 대한 인식이 왜곡되어 이어졌다."
개개인의 자기 계발, 취업과 창업 지원하는 열린 공간 되어야
그러다가 1990년대 공공도서관의 제 역할 찾기 노력, 2000년대 민간의 도서관 운동이 있었고, 최근에 공부방 없는 공공도서관이 늘어나게 된 역사가 있었음을 설명했다. 더 나아가 공공도서관이 새로운 시대에 맞는 시민 사회를 형성하고, 개개인의 자기 계발을 도우며, 나아가 취업과 창업을 지원하는 열린 공간으로 변화하는 새로운 추세도 소개했다.
또한 공공도서관에 대한 시민들의 생각도 바뀌고 있다며 "개인 학습 공간 위주의 활용이 도서관의 다양한 프로그램 이용에 방해가 된다는 시민의 견해가 많다는 점도 참고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칸막이 공부방의 기능 전환에 대해 몇 가지 제안을 했다. 첫째, 기존의 별도로 구분된 공부방을 도서관의 자료와 서비스 공간 속으로 통합하는 안이다. 둘째, 저소득층 등 배려가 필요한 계층을 위해 도서관과는 별개의 공간에 공립 독서실을 설치해 운영하는 안이다.

▲토론회 개인학습공간을 넘어 시민이 탄생하는 제3의 공간으로
서상일
발제에 이어 지정토론이 있었다. 오지은 광진정보도서관 관장은 칸막이 공부방에 관해 서울과 경기도의 공공도서관을 전수 조사한 데이터를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2000년대 공부방 설치율은 69%, 2010년대 공부방 설치율은 약 54%로, 공부방 설치는 계속 감소하는 추세다. 이 외 도서관 크기별 공부방 설치율, 도서관 총 좌석수 중 공부방 좌석 점유 비율, 공부방 운영비도 계산했으며, 공부방 민원의 유형까지 정리했다.
오지은 관장은 공부방 민원의 유형을 분석하며 "공간의 사적 점유를 넘어 서비스의 사유화를 요구하고 있다"며 "공공시설을 경쟁적으로 사유화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는 듯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부방에 대해 "공공도서관의 전문성을 저해하는 요소"로서, "다양한 서비스를 요청하는 새로운 시대적 상황에 맞게 공공도서관에서 분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도서관은 창작 활동 공간의 역할 회복하고,
학생의 학습‧청년의 취업‧중년의 재취업, 각 기관마다 지원해야
대신 오지은 관장은 지자체 차원의 '목적별 최적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즉, 취약계층 아동과 청소년의 학습 지원, 청년 구직자 학습 지원, 조기은퇴자 재취업 학습 지원 등을 제안했다. 목적이 유사한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각 기관마다 전문화된 기능별 공간을 제공하자는 것이다.

▲이성희 칸막이가 사라진 군포시중앙도서관
서상일
이어 이성희 군포시중앙도서관 팀장은 기존에 있던 공부방을 없애고 새로운 공간으로 바꾼 경험을 소개해 관심을 받았다.
군포시중앙도서관은 2016년 자료실 재배치 사업으로 모든 공간의 문과 칸막이를 없애고 전층에서 자유로운 자료 열람이 가능토록 했다. 덕분에 다양한 도서 전시와 소개도 하게 되었다. 이후 도서관 이용자가 다양해지고 만족도도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시민을 위한 사서의 서비스도 좋아졌다고 밝혔다.
"이용자 층이 다양화되었다. 특히 가족 이용자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 이용자가 자료실에 머물러 있는 시간, 책을 읽는 시간도 늘어났다. 무엇보다 사서가 이용자에게 사서다운 서비스를 많이 제공하게 되었다."
한편 이권우 도서평론가는 "도서관을 '스카이 캐슬'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며 공부방을 비판하고, "도서관은 창조의 공간, 창작 활동의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론회는 3시간 동안 참여자들의 높은 집중도와 뜨거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다. 이용훈 비평가는 "공공 서비스도 적극적으로 도전해야 한다."며 "더 좋은 도서관 서비스를 원하는 시민들과 연대하자"고 제안해 큰 박수를 받기도 했다.
이날 토론회는 안민석 국회의원이 주최하고, 한국도서관협회‧경기도사서협의회‧서울시공공도서관협의회가 주관했다. 신기남(국회의원, 대통령 소속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 위원장), 최경환(국회의원), 한국도서관협회 회장 이상복, 대통령 소속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 위원 박영숙(느티나무도서관 관장), 경기도사서협의회 대표 윤명희(파주시중앙도서관 관장), 서울시공공도서관협의회 오지은 공동대표, 문화체육관광부 도서관정책기획단 단장 하부용 등이 함께했다.
▲열띤 토론 학교도서관도 마찬가지 문제를 겪고 있다며, 학교도서관도 함께하자는 제안도 있었다.
강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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