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북한 수양가족들(오른쪽 부터 설경이, 설경이 남편, 경미, 설향이, 설향이 남편).
신은미
화강암으로 만들어진 탁자와 의자가 있는 곳에 자리를 펼쳤다. 빙 둘러 앉아 도시락을 먹으며 이야기꽃을 피운다. 남자들에게는 며칠 전 발사한 미사일에 대한 이야기가 단연 화제다. 내가 신의주에 도착하기 바로 전날 발사한 화성12호에 대한 이야기같다. 설경이 남편이 말한다.
"이자(이제) 머지 않아 미국 오데라도(어디라도) 때릴 수 있는 탄도로켓(미사일)도 쏠 겁니다."
"에구, 이 사람아, 무서워서 이 오마니 미국서 어떻게 살라고 그런 말을 해."
"걱정 마십시요, 오마니. 그 핵탄두 로켓을 실제 쏘는 일은 절대 없습니다."
"그럼 그걸 왜 만들어?"
"조국을 방어하기 위한 것입니다. 물론 우리를 침략하면 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핵으로 미국을 공격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면 미국이 우리를 공격 못 합니다."
"에구, 앞으로 유엔이나 미국으로부터 경제 제재가 더 심해질 텐데..."
"오마니, 우리가 경제 제재 받은 게 하루이틀인 줄 아십니까?"
지난번 경미가 한 말과 같은 말이다. 북한동포들에게 서방의 경제제재는 일상생활의 한 부분이 된 듯하다. 계속 말을 이어간다.
"오마니, 왜 우리가 다른 나라와 싸우며 살갔습니까? 오마니께서도 '조선국제려행사'를 통해 서양인들과 함께 조국 여행 해보셨잖습니까. 우리가 미국 관광객들을, 미국 인민들을 적대시 했습니까? 얼마나 함께 웃으면서 재밌게 관광합니까. 북남의 우리 민족이 외세에 지배당하지 않고 당당하게 살기 위해서인데... 잘 될 겁니다. 오마니, 너무 걱정 마십시요."
솔직히 나는 너무 무서웠다. 그 화성 12호라는 것이 대기권을 비행해 길게는 내가 살고 있는 남캘리포니아까지 날라올 수도 있단다. 특히 남캘리포니아의 샌디에이고에는 주요 미 해군기지가 있다. 만일 북에서 남캘리포니아로 핵미사일을 발사한다면 샌디에이고가 목표물 중 하나가 될 텐데...
설향이가 '어서 맥주를 드시라'며 분위기를 바꾼다. 아이들 교육 이야기로 주제가 넘어간다. 결국은 이 모든 것이 우리의 아이들을 위한 것일 텐데 그 과정이 너무나 무섭고 험난하다. 그래도 옆에서 들려오는 아코디언 반주와 노랫소리에 모두들 어깨춤을 춘다.
북녘의 딸들, 사위들과 함께한 즐거운 시간이었다. 나는 확신한다. 이들이 내가 살고 있는 남캘리포니아로 절대 핵미사일을 발사하지 않을 것이라고. 왜냐하면 이들은 평화를 갈구하고 자식의 미래를 걱정하며 하루 하루를 살아가는 인류니까.
일찌감치 호텔로 돌아와 휴식을 취한다. 내일은 탈북동포 김련희씨의 부모님을 만나는 날이다. 부모님께 남녘 대구에 있는 딸의 목소리를 꼭 들려드릴 것이다.

▲ 모란봉공원 주차장에서 작별인사를 하며.
신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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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 음대 졸업. 미국 미네소타 주립대 음악박사. 전직 성악교수 이며 크리스찬 입니다. 국적은 미국이며 현재 켈리포니아에 살고 있습니다. 2011년 10월 첫 북한여행 이후 모두 9차례에 걸쳐 약 120여 일간 북한 전역을 여행하며 느끼고 경험한 것들 그리고 북한여행 중 찍은 수만 장의 사진들을 오마이뉴스와 나눕니다.
오마이뉴스 정치부 기자입니다. 조용한 걸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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