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대 대선에서 유세 중인 김대중 후보 당시 대선에서 ‘40대 기수론’을 앞세운 신민당의 김대중 후보가 혁신적인 공약으로 돌풍을 일으키자 공화당의 박정희 후보는 색깔론과 함께 영호남 지역감정을 부추겼다. 김대중도서관에 전시된 사진을 촬영했다.
전상봉
김대중 후보는 지방도시의 유세를 통해 ①대통령의 재산공개 ②남북간의 서신교류ㆍ기자교환 및 체육인 접촉 ③지식인ㆍ문화인 및 언론의 권력으로부터의 해방 ④제2의 한일회담 및 주월국군 철수 ⑤대통령 및 국회의원 선거권 연령 인하 ⑥반공법 제4조의 목적범 적용에 국한하는 개정작업 ⑦정부기관 일부의 대전 이전 ⑧전매사업의 공영화 내지 민영화 실현 등 많은 정책을 집권공약으로 내걸었다. 모두 155개에 달하는 집권 청사진을 제시하여 정책대결을 리드했다.
박정희 후보도 10개 부문에 걸쳐 56개 항목의 정책을 제시했다. 정치관련 공약에서 ①국민여론을 바탕으로 한 발전적 민주정치의 구현 ②야당협조로 생산적 정치윤리의 구현 ③민원행정 간소화 ④지방재정 자립도를 높여 단계적 지자제 실시 등을 제시하고, 경제정책에서 세제개혁 및 금융제도의 개선, 국토개발계획을 내세웠다.
두 진영의 정책대결에 있어서는 김 후보의 정책이 상대적으로 돋보였다. 공약을 둘러싸고 쌍방간에 쟁점이 빚어지기도 했다.
쟁점은 주로 ①안보논쟁 ②통일문제와 남북교류 ③장기집권 시비 ④부정부패의 척결 ⑤예비군과 교련폐지 문제 ⑥경제정책의 특혜 시비 등에 집중되었다. 김 후보의 예비군 폐지 주장에 따른 대안의 제시는 일단 주춤해졌으나 정부 여당의 안보논쟁의 확산으로 정국에 긴장이 감돌기도 했다.
전국적인 유세 대결에서 가장 관심을 끌었던 것은 서울 장충단공원에서 벌어졌던 두 후보의 공방전이다. 박 후보는 "다시는 국민에게 표를 찍어달라고 나서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김 후보는 "이번에 정권교체를 이루지 못하면 총통제가 실시될 것"이라고 단언하여 많은 국민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두드러진 현상의 하나는 공화당측에서 노골적인 지역감정을 조장한 사실이다. 특히 국회의장 이효상은 "신라 천년 만에 다시 나타난 박정희 후보를 뽑아서 경상도 정권을 세우자"고 지역감정을 촉발시켰다. 야당탄압도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났다. 김포ㆍ강화의 김 후보 차량 총격사건을 비롯, 김 후보의 집에서 폭발물이 터지고 정일형 선거대책본부장의 자택이 원인 모를 화재를 당하는 등 상식 밖의 일이 연달아 발생했다.
정부 여당은 '조작극'이라고 잡아 떼고, 경찰은 김 후보 자택의 화재는 "김 후보의 15세 된 조카인 김홍준 군의 단독범행"이고, 정 선거대책본부장 집의 화재는 고양이가 실화범이라고 밝혀 많은 국민들의 실소를 자아냈다.
투표 당일에도 여러 가지 관권 개입으로 시비가 일었다. 심지어 김대중 후보가 투표한 마포구 동교동 제1투표소에서는 투표구 선관위원장이 사인(私印) 대신 직인을 찍어 1,690표가 무효로 돌려지기도 했다.
개표 결과 박정희 후보가 634만 2,828표를 얻어 539만 5,900표를 얻은 김대중 후보를 94만 6,928표를 앞질러 당선이 결정되었다. 뒷날 드러난 바에 따르면 박정희 정권은 대선에 1년 국가 총예산의 6분의 1에 해당하는 천문학적인 자금을 썼다고 드러났다. 엄청난 금권선거였다.
4ㆍ27선거의 가장 특징적인 현상은 ①지방색의 노출 ②표의 동서현상 ③여촌야도의 부활 ④군소정당의 철저한 몰락이었다. 이 선거에서 영남에서는 72대 28의 비율로 박 후보 지지표가 쏟아졌으나 호남에서는 65대 35의 비율로 김 후보 표가 나왔다. 지역별로 보면 박후보가 영남지방에서 전승의 기록을 세운 데 비해 김 후보는 진안ㆍ무주ㆍ고흥ㆍ곡성에서는 오히려 뒤졌다.
제7대 대선과정에서 박정희는 더 이상 국민직선으로는 재집권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여 유신체제를 구상하고, 김대중을 제거의 대상으로 지목, 온갖 탄압을 자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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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독재 정권 시대에 사상계, 씨알의 소리, 민주전선, 평민신문 등에서 반독재 언론투쟁을 해오며 친일문제를 연구하고 대한매일주필로서 언론개혁에 앞장서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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