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이후 단 1승도 올리지 못하며 부진과 불운에 빠져있던 롯데 외국인 에이스 레일리는 7번의 도전 끝에야 비로소 웃을 수 있었다. 레일리는 지난 4월 30일 NC와의 홈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7이닝동안 단 1실점도 허용하지 않는 완벽투로 첫 선발승을 수확한 바 있다.
▲ 4월 30일 NC전에서 2019시즌 첫 승을 따낸 롯데 레일리 ⓒ 롯데 자이언츠
올해 레일리는 2년 만에 개막전 선발 투수로 나서며 1선발로 시즌을 시작했다. 하지만 시즌이 시작되고 50일 가까운 시간이 지나서야 첫 승을 올린 대목에서 알 수 있듯 레일리의 2019시즌 출발은 순탄하지 못했다.
개막 이후 4월 중순까지 선발 등판한 5경기에선 승리 없이 3패만을 기록했다.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불운한 측면도 있었지만 레일리 개인의 투구 내용도 썩 좋지 못했다. 고질적인 우타자 약점을 극복하지 못하고 기복이 심한 모습을 보인 것이 문제였다.
개막 이후 5경기에서 레일리가 6이닝 이상을 소화한 경기는 단 2경기에 불과했다. 때때로 7이닝 이상도 책임져주는 타 구단의 1선발 외국인 투수와 비교가 될 수 밖에 없었다. 이른 시점이긴 했지만 레일리의 교체설까지 대두될 정도였다.
하지만 레일리는 예년의 모습을 회복했다. 4월 24일 한화전에서 시즌 6번째 등판을 가진 레일리는 시즌 들어 처음으로 7이닝을 소화하며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수비실책이 겹치며 3실점(무자책점)을 기록해 승리를 기록하진 못했다. 하지만 야수진의 정상적인 수비 도움만 받았다면 레일리는 이 날 충분히 첫 승을 기록할 수 있었을만큼 훌륭한 투구를 보였다.
▲ 롯데 레일리 최근 5시즌 주요 기록(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그리고 마침내 7번째 등판에서 시즌 첫 승을 수확했다. 특히 그 상대가 올시즌 양의지를 영입하고 상승 기류를 타고 있는 NC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 깊었다. 롯데는 지난 NC와의 창원 원정에서 시리즈 스윕을 당하며 약한 모습을 보였었다.
NC는 레일리를 공략하기 위해 나성범을 제외한 8명의 타자를 모두 우타자로 배치하는 레일리 저격용 라인업을 가동했다. 하지만 레일리는 아랑곳 하지 않았다. 투심과 커터, 포심을 모두 구사하며 NC 타자들을 7이닝 동안 완벽히 제압했다. 또한 그동안 조절이 안되던 체인지업과 커브의 제구력도 안정감을 되찾았다.
단지 1승일 뿐이지만 레일리와 롯데에게는 의미가 큰 승리였다. 우선 팀 입장에서는 1선발인 레일리가 2경기 연속으로 7이닝 이상을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며 에이스로서의 위상을 회복한 것이 고무적이었다.
시즌 초반 활약하던 톰슨과 김원중이 4월 중순 이후 기복을 보이고 있기에 롯데로서는 다른 선발투수의 활약이 절실했다. 특히 지난해까지 강점이던 불펜이 걷잡을 수 없이 흔들리며 선발투수가 이닝을 길게 끌고 가는 것이 중요해졌다. 이런 상황속에서 에이스 레일리의 2경기 연속 7이닝 소화는 반가울 수밖에 없다.
레일리 본인도 시즌 첫 승을 거두며 위기론을 불식시켰기 때문에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시즌에 임할 수 있다. 사실 레일리는 지난 해에도 늦게 발동이 걸린 편이었다. 레일리가 지난 시즌 첫 승을 올린 시점은 개막 이후 8경기만이었다. 올 시즌은 사정이 나아진 편이다.
▲ 슬로우스타터인 롯데 레일리 ⓒ 롯데 자이언츠
슬로우 스타터라는 평을 받는 레일리는 발동이 늦게 걸리는 편이다. 지난 시즌에도 8경기만에 첫 승을 수확하며 시즌 초반에는 어려움을 겪었으나 첫 승을 거둔 이후 안정감을 되찾고 11승을 올리며 두 자리 승수 수확에 성공했다.
13승을 거뒀던 2017시즌에는 시즌 후반기에는 리그 최정상급 투구로 롯데를 정규시즌 3위로 이끌기도 했다. 최근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한 레일리가 계속된 호투로 팀을 승리로 이끌 수 있을까? 시즌 초반 고전하고 있는 롯데가 연승을 이어가며 반등하기 위해서는 11일 삼성전에서 레일리의 호투가 절실하다.
[관련 기사] 전력보강 절실한 롯데, 지금 필요한 카드는?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