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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경기3홈런8타점' 오재일의 '몰아치기'가 시작됐다

[KBO리그] 11일 NC전 멀티 홈런 포함 4안타4타점4득점 맹활약, 두산 12-0 승리

19.05.12 10:52최종업데이트19.05.12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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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재일 두산 오재일 ⓒ 두산 베어스

 

두산이 전날 끝내기 패배의 아픔을 12점 차 대승으로 되갚았다.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두산 베어스는 11일 통합창원시의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NC다이노스와의 원정경기에서 홈런3방을 포함해 장단 14안타를 터트리며 12-0으로 승리했다. 10일 경기에서 11-12로 끝내기 패배를 당했던 두산은 전날 NC가 낸 득점과 같은 12점을 내면서 NC에게 단 1점도 허락하지 않고 시리즈 전적을 원점으로 만들었다(28승14패).

두산은 선발 세스 후랭코프가 7이닝5피안타2사사구8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5일 LG트윈스전에 이어 2경기 연속 무실점 투구로 시즌 3번째 승리를 챙겼다. 타선에서는 호세 페르난데스가 결승홈런을 포함해 2안타4타점을 폭발했고 박건우와 박세혁, 정진호도 나란히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번 NC와의 시리즈에서 김태형 감독을 가장 흐뭇하게 만든 선수는 단연 2경기에서 7안타(3홈런)8타점을 폭발한 좌타거포 오재일이다. 

프로 입단 12년 만에 잠재력 폭발시킨 대기만성 거포 1루수

경기도 구리 출신의 오재일은 구리에서 중학교까지 다니다가 분당의 야탑고로 진학했다. 3학년 시절이던 2004년에는 야탑고의 황금사자기 준우승 멤버로 활약했는데 당시 야탑고의 에이스가 바로 KIA 타이거즈의 전(前) 에이스 윤석민이었다. 오재일은 고교 시절의 활약과 187cm95kg의 당당한 체격으로 많은 주목을 받으며 200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3라운드(전체24순위)로 현대 유니콘스에 지명됐다.

입단 초기 주로 2군에 머물던 오재일은 상무에서 군복무를 마친 후 히어로즈로 복귀해 현대의 황금기를 보냈던 이숭용(kt위즈 단장)의 후계자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팀 내에서 손 꼽히는 뛰어난 파워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타격 기술이 부족했던 오재일은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결국 히어로즈에서 주전 자리를 차지하지 못한 오재일은 2012년7월 이성열(한화 이글스)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두산으로 팀을 옮겼다.

두산 이적 첫 해 8개의 홈런을 치며 거포로서의 가능성을 보인 오재일은 2013년 55경기에 출전해 타율 .299 3홈런28타점을 기록했다. 특히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는 KBO리그 최고의 마무리였던 '끝판왕' 오승환(콜로라도 로키스)을 상대로 결승 홈런을 때리며 강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오재일은 2014년 타율 .242 3홈런18타점으로 주춤하며 주전 도약의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2015년 홍성흔(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루키팀 필드코치)의 부상을 틈타 주전 기회를 잡은 오재일은 66경기에서 타율 .289 14홈런36타점으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오재일은 2015년 두산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면서 프로 데뷔 11년 만에 우승 반지를 끼는 기쁨도 누렸다. 오재일은 2016년 외국인 선수 닉 에반스가 초반 부진한 사이 주전 1루수로 활약하며 105경기에서 타율 .316 27홈런92타점으로 프로 데뷔 후 최고의 성적을 올렸다.

2016 시즌을 통해 두산의 간판타자로 성장한 오재일은 2017년 시즌에도 128경기에서 타율 .306 26홈런89타점을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오재일은 NC와의 플레이오프에서 15타수9안타(타율 .600)5홈런12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플레이오프 MVP에 선정됐다. 두산이 KIA에게 1승4패로 패한 한국시리즈에서도 오재일은 타율 .316(19타수6안타)1홈런3타점으로 제 몫을 다했다.

단기간에 성적 끌어 올리는 '몰아치기의 달인'

김재환과 함께 두산을 대표하는 좌타 거포로 자리매김한 오재일은 작년 시즌 전반기 67경기에서 타율 .218 10홈런39타점으로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뛰어난 장타력은 여전했지만 타율이 워낙 낮으니 높은 효율을 기대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오재일은 후반기 56경기에서 타율 .354 17홈런41타점을 기록하는 무서운 몰아치기를 통해 시즌 성적을 타율 .279 27홈런80타점으로 끌어 올렸다.

오재일은 작년 시즌 123경기에서 27홈런80타점을 기록하며 좋은 시즌을 보냈지만 전반기에 워낙 부진했고 한국시리즈에서도 16타수2안타(타율 .125) 무홈런 무타점에 그쳤다. 결국 오재일은 타이론 우즈, 김재환에 이어 베어스 역사상 3번째로 3년 연속 25홈런80타점 시즌을 만들고도 올 시즌 연봉이 3억 원으로 동결됐다. 외국인 타자의 활약을 장담할 수 없는 두산 입장에서도 올 시즌 오재일의 부활은 절실했다.

하지만 오재일은 시즌 개막 후 13경기에서 타율 .111 1홈런5타점으로 최악의 부진에 빠지고 말았다. 외국인 타자 페르난데스의 대활약 덕분에 크게 티가 나지 않았지만 주전 1루수 오재일의 부진은 두산에게는 분명 큰 악재였다. 한 차례 2군에 다녀 온 후에도 좀처럼 타격감을 회복하지 못하던 오재일은 지난 10일 NC전에서 9회 동점 만루홈런을 포함해 3안타를 몰아치며 부진탈출의 기미를 보였다.

그리고 11일 NC와의 2번 째 경기에서 두산이 기다리던 '몰아치기 달인' 오재일의 진가가 제대로 드러났다. 1회 첫 타석부터 선발 박진우로부터 투런 홈런을 터트린 오재일은 홈런 2방을 포함해 4안타1볼넷4타점4득점으로 100% 출루에 성공하며 그야말로 NC마운드를 '폭격'했다. 오재일의 시즌 첫 4안타 경기이자 시즌 첫 멀티홈런 경기였다.  불과 이틀 전까지 .179에 불과했던 오재일의 시즌 타율은 NC와 2경기를 치르면서 .228까지 상승했다.

물론 여전히 오재일의 성적은 그의 명성에 한참 미치지 못하지만 오재일이 NC전을 통해 타격감을 회복한 것은 분명하다. 오재일은 2017년과 작년에도 후반기 몰아치기를 통해 시즌 성적을 대폭 끌어 올린 바 있다. 김태형 감독이 페르난데스, 신성현 같은 1루수 대안들이 있음에도 오재일을 계속 믿고 있는 이유는 오재일이 부활했을 때 두산 타선이 얼마나 큰 시너지를 얻게 되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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