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군기 발 용인시 난개발 청산, 시동 걸었다

7일 용인시 난개발 특위 설명회 열어... 용인시 난개발 실태 및 대안 제시

등록 2019.08.08 14:59수정 2019.08.08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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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말을 전하고 있는 백군기 용인시장 ⓒ 박정훈

 
"걱정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친환경 생태도시를 만드는 것이 우리 목표입니다. 그 목표를 향해서 모두가 힘을 합쳐주셔야 합니다."

백군기 경기도 용인시장은 지난 7일 오전 10시 용인시청 컨벤션홀에서 열린 난개발조사특별위원회 활동 백서 설명회에서 이 같이 인사말을 전했다. 

'난개발 없는 친환경 생태도시' 기조 아래 용인시 난개발조사특별위원회는 지난해 8월 6일 발족, 약 10개월에 걸쳐 시 전역의 난개발 실태를 조사해왔다.(관련기사 : 백군기 용인시장 "난개발특위 백서 참고해 친환경 생태도시 만들겠다") 그 결과물인 활동 백서를 7일 펴냈다.

우리나라 최초로 만들어진 이 난개발 백서는 경기도 인근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벌어지는 난개발 실태를 알리고 문제를 해결하는 단초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설명회에서는 난개발조사특별위원회의 지난 1년의 성과를 집대성한 활동백서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시민들과 질의응답을 통해 용인시 난개발 해법을 모색했다.  

"공사 중단한 지 몇 년이 지났습니다. 비라도 오면 산사태 위험이 있습니다. 능선마다 보이고 있어요.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우려됩니다."

최병성 난개발특위 위원장은 이날 설명회에서 백서에 담긴 여러 현장 사진을 공개하며 용인시 난개발의 심각성을 우려했다. 


"환경과 안전 위해 난개발 대책 절실... 많은 시민 참여해야"
 

최병성 용인시 난개발 특별위원회 위원장 ⓒ 박정훈

 
최 위원장은 "용인시의 환경보전과 주민안전을 위해 대책이 절실하다"며 "난개발 방지는 용인시와 경기도, 중앙정부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 많은 시민들이 참여해야 바꿀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현재의 경사도 기준을 그냥 둔다면 용인시 산지 51%가 2%로 될 것"이라며 2015년 이후 완화된 용인시의 경사도 기준을 우려했다. 그러면서 "경사도를 강화하면 지역경제 죽는다고 한다"며 "현실을 보시라. 경사도 완화가 지역경제 살리는 것 아니다"라며 관련자료를 공개하기도 했다. 

최 위원장은 "(백군기) 시장님 말씀처럼 자연과 어울리게 지으면 좋은데 (현실은) 스키장처럼 만들어져 있다"며 "주민들을 만나보니 사람 살 곳 아니라고 한다. (어떤 곳은) 부대시설이 없어 쓰레기를 버리려면 차 타고 나가야 한다"고 꼬집었다. 

또 "쪼개기와 단지형 단독주택의 경관 및 안전 문제 등을 국토부에 건의할 예정"이라며 "분양형 단독주택 단지들은 최소한 2차선의 차도와 인도까지 포함해 약 9미터까지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용인시에서는 어렵다고 하지만 제주시는 놀랍게도 쪼개기를 막았다"며 "주택법 15조에 의하면 미관, 안전에 대한 문제가 예상되면 승인에 대한 행정청의 재량행위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최 위원장은 난개발로 인한 과밀학급문제, 도시공원일몰제, 분양형 산업단지의 문제 등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용인에 희망 없어 떠나려 하기도...대가 없이 뛰는 특위 보며 희망"
 

난개발 특위 위원들을 소개하고 있는 최병성 특위 위원장 ⓒ 박정훈

 
"용인에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떠나려고 했습니다. 특위가 대가 없이 뛴 것을 보며 희망을 보았습니다. 특위가 대안을 제시했으면 (시의회와 공직자들이) 노력해야 합니다."

"또 여기서 희망을 보고 가는 것 같습니다. 이미 끝나 버린 곳은 어떻게 치유할 것입니까?"

"저희는 녹지 개발 시도해서 주민들이 주변 주민들과 함께 막아낸 곳입니다. 지금도 우리가 말하면 이상한 법 얘기하며 책임지기 싫어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용인시 난개발, 자기가 해결하겠다고 작년에 출마한 분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했습니다."

"이 난개발 백서가 행정부의 가이드라인이 돼서 앞으로 피해를 막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이날 행사에서는 난개발에 분노한 용인시민들의 다양한 목소리가 쏟아졌다. 시민들은 우려를 표명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약 10개월간 진행된 특위 위원들은 초기에는 15명으로 시작해 현재는 9명만 남았다. 그만큼 특위 업무의 강도와 책임감이 막중했다는 의미다. 위원들은 생업을 위한 시간을 포기해가며 용인시의 난개발의 실태와 대안을 찾기 위해 노력해 왔다.

물론 결과물에 아쉬움을 나타내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에 위원들은 그동안의 과정을 설명하며 자신들의 말을 전했다. 

"난개발 주변 지역에 답습되고 있어... 토지 망가지면 치유에 100년 이상"
  

7일 진행된 설명회 현장 모습 ⓒ 박정훈

    
"그간의 시간을 통해 난개발의 심각성을 알게 돼고 주변 지자체에도 답습되는걸 알았습니다. 우리나라 개발지상주의로 회귀했던 것이 느껴졌습니다. 나의 토지를 맘대로 쓰는 게 왜 문제냐고 하지만 토지는 다릅니다. 한번 망가지면 치유가 100년 이상 걸립니다.

우리 공통의 목소리를 객관적으로 전달할 수 있게 고민해서 힘을 같이 모아주셔야 합니다. 그래야 이 활동의 힘이 유지되고 이어질 것입니다."

"개발에는 빛과 그림자가 있습니다. 난개발이 있어서 인구가 모이고 도로 쇼핑센터, 편의시설들도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과거의 용인시는 편의시설을 위한 인구가 필요했으나 이제는 인구가 어느 정도 넘어섰습니다. 

현재 도시계획조례, 경관조례에 준비를 하고 있고 산지조례도 검토 중입니다. 행정조례도 입법예고 중이고 건축법 같은 경우는 내부적으로 이미 개정을 준비 중입니다."

"난개발의 정의는 진입도로를 분리하는 순간 난개발이라고 생각합니다. 1년 동안 정말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앞으로 백서가 책상에 묻히지 않고 제도화되도록 시민분들이 함께해주시기 바랍니다."


1년여간 용인시 난개발 문제 해결을 위해 백서 개발에 함께해온 특위 위원들은 한목소리로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촉구했다. 시민들의 관심과 동참이 없으면 난개발 해결은 요원할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였다. 또 "지금까지 성과가 있으나 저희도 성에 차지 않는다"며 "여유를 가지지 못할 만큼 상처가 큰 것도 알고 있다. 그래도 희망을 잡고 같이 가야 한다"라며 동참을 촉구했다.

끝으로 최 위원장은 "여러분처럼 저도 피해마을 주민이고 아쉽다. 그동안 특위 활동이 쉽지 않았고 여러분 기대에 부족한 부분들이 많겠지만 그럼에도 여기까지 왔다"며 "이 백서가 화성, 양평 등 다른 도시의 난개발을 막는 불씨가 될 것이다. 같이 힘을 모아가면 좋을 일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정규수 용인시 도시정책실장이 용인시의 정책 진행 상황을 전했다. 정 실장은 "지구단위계획 수정 및 창고입지 개선 등 9월 의회 상정 전에 거쳐야 할 여러 행정절차를 밟는 중"이라며 "개발행위허가 매뉴얼 및 통합심의 조정 개별심의 요청, 경사도 진입도로 15% 조정 등 제도개선을 위한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이제 용인시는 백군기 발 난개발 청산을 위한 첫 시동을 걸었다. 그 첫 시작으로 난개발 백서 발간을 전국 최초로 진행했다. 지난 7월 29일에는  도시계획조례개정안을 입고예고했다. 이는 무분별한 난개발을 막기 위해 개발행위허가 경사도 기준을 2015년 이전 수준으로 환원하는 것이다. 또 '쪼개기 개발'을 막기 위해 관리·농림지역 등의 토지 분할 제한면적 기준을 신설했다. 용인시는 다음달 규제개혁위원회 심의와 9월 시의회 의결을 거쳐 개정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용인시 #백군기 #난개발 #최병성 #개발행위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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