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법무부장관 후보와 설국열차

-촛불 혁명의 끝은?

검토 완료

김명신(kjms)등록 2019.08.22 18:50
조국법무부장관후보 청문회를 앞두고 사회적 논란이 많다.
그동안 여러 쟁점들이 부각됐고 그중 자녀대입 문제가 덩달아 나왔다. 
논란이 가중되며급기야 오늘자 인터넷 종합포털사이트 정치면은 1부터 10까지 조국후보와 관련된 기사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조국후보가 사모펀드 투자등등 가족일과 관련해 자기관리에 신경쓰지 못한 측면이 있지만 현 2019 한국상황에서 임명권자인 대통령이 조국후보가 법무부장관일을 수행하기에 적합하다고 지명했으면  받아들여야한다고 생각한다.


오래전 2010서울시교육감선거를 앞두고 조국후보자에게 서울시교육감선거출마를 강력 요청했던적이 있었다. 그땐 조국후보자는 지금처럼 유명한 인사는 아니지만강남좌파를 대변하며  사회활동을 적극 참여때였다. 내 제안을 들은 조후보자는 자신은 그럴 능력이 안된다며 강하게 손사레를 쳤고  결국 흐지부지 끝난적이 있다. 지금 생각하니 그때는 이 모든 사안이 시작될 무렵이었던것 같다. 조국교수는 소위 강남좌파로서 성안에서 누릴것 다누리고 사는사람이 자기가 사는 성벽을 깨겠다고 나섰었고, 성안밖에 살면서 성벽을 부수고 이땅의 을들과 성안의 것을 나누겠다던고 나서던 사람들이  시민운동가였을 무렵이었다. 

조국후보와 관련된 교육부문 논란을 보니 자꾸 영화 <설국열차.가 떠오른다. 

부의 차이가 계급의 차이를 결정하는 설국열차,
엔진을 소유한 소수의 권력자와 다수의 가난한 사람들,
머리칸과 꼬리칸,
이에 비유되듯
기존질서에 맞서기위해 촛불을 들고 혁명을 일으켰는데 기존질서가 유지될것같은 젊은이들의 불안감,
무한경쟁 입시지옥에서 지름길을 이용해 살아 남은자에 대한 배신감,
엔진을 장악하고 권력의 맛을 들인 사람이 우리안에 있다는 배신감,
분노로 이룬 혁명의 민낯,....
이 모두 응어리가 국민감정이라는 불화살을 달고 조국후보로 향하고있다.

혹자는 조국후보 자녀 대입건을 이르러 '현대판 음서제'라고하나 음서제는 부모의 권력을 이용해 과거시험없이 권력자가 되는것이니 전혀 다른 사안이다. 2010년 대입은 부모의 사회경제적 배경에 자녀의 능력까지 조합하는 최악의 입시제도였다. 물론 지금도 더 나아진것은 아니다. 대학입시를 앞두고 한국학부모들은 참으로 다양한 요구에 직면한다. 대개는 국가가 정한 고교교육과정을 벗어난 범위, 소박한 학교생활을 벗어난 것들이다. 고등학교 3년동안 해온 소박한 봉사활동은 냉정한 평가를 통해 대입앞에서 부정되기 일쑤이고 학교에서 배우지도 않은 대입논술시험을 치루느라 교사도 수험생들도 방황했었다. 당시 외고에 자녀를 보낸  당시의 학부모에게 입시 분위기를 들어보니 "  입시 전형에 기재해야하는 스펙의 중요성 때문에 외고 학생들은 많은 경시대회나 토론대회, 심지어는 몇몇 아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주로 엄마들)이 대회를 만들어 출전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이벤트를 만들어 스펙을 기재하는 학생이 유능한 것으로 생각되어졌고 학교서도 적극적으로 장려했습니다. 아마 그 당시는 입시제도가 그러하니 모두가 문제의식을 잘 느끼지 못하고 동참했던거 같습니다. 어쨋거나 야당이 국민의 정서를 이용해서 공격해대니 안타깝습니다." 특히나  2000년대초부터 2010년 무렵 고려대를 비롯해 소위 명문대  대학입시전형은 참으로 돈이 돈을 먹고 계급이 계급을 잇는 최악의 전형들이었다.  그결과 불법탈법만 아니라면  혹은 그 경계를 아슬아슬 넘나들며 자신들의 유형무형의 자산을 총 동원하여 온가족이 머리를 싸매고 돈을 퍼부으며  다들 대학 입시앞으로 매진하고 있었다.  이런 가혹한 현실을 받아들이고 안받아들이고가 아니라 우린 그렇게 가해자이지 피해자로 다 힘겹게 부모노릇을 하며 살고있다는 말이다.  학생 갑은 학생을을 등치며 살고,  을은 병을 등치며 살고, 병은 정위에 올라타 그나마 입시 기득권을 누리며 살고있다.  부자는 부자대로 설국열차 머릿칸을, 가난하면 가난한대로  자녀 학원비라도 벌려고 슈퍼마켓 캐셔를 하며 주방 보조를 하며 설국열차의 꼬리칸을 지탱하고있다.  성안의 사람들의 기득권이 무엇인지 성밖사람들은 모른다. 차별이 어디에서 어떻게 비롯되고 어떻게 작용하는지 모르는데 어떻게 차별을 인지할것인가? 그리고 그 차별은 누가 만든것인가? 지난 10여년동안 서초구 ㅇㄴ고 운동부비리에 불법인줄알고 협조한 ㅇㄴ고 축구부학부모들이 서울교육청 감사에 협조는 커녕 내자식 SKY대학못갈까봐 감독비리 은폐의혹에 입을 맞추고 성폭행혐의로 수사중인  "고교축구감독 수사를 중지하라"고  서울경찰청앞에가서 집회시위를 하는 슬픈 현실이다. 누가 피해자이고 누가 가해자인가? 그들이 탄 설국열차는 어디쯤인가?

그렇다고 이번 사안을 보며 아쉬움이 없는건 아니다.

한국무한경쟁입시에서 한영외고가 일반인으로  불가능한 영어로 작성된 에세이 1저자로 스펙을 용납한 서울교육청의 무능을 지적하지않을수없다. 
고려대가 그런 글로벌전형을 할수있도록 허용한 이명박정부도 대학입시의 기조에 부응한 이들도 씻지못할  오류를 범했다. 
고려대가 외고출신 이과학생을 선발하는 것도 코메디이다,
의전전형에서 고등학생의 그런 스펙을 인정한것도 이해가 안간다.
그래서 어제 오늘 계속 마음이 착잡하다.


그러나 청문회를 마냥 연기하며 독화살을 날리고있는 일부 정치인들,  오늘날  진보교육감 자녀들의 특목고행, 조국후보를 비난하는 야당국회의원들이 이땅의 "을"을 위해 어떤 교육적 논리를 주장했던가? 최근 상산고문제, 자사고 폐지 논란,  특목고문제...깊어가는 한국사회 대입불평등에 대해 그분들은 어떤 해법을 내놓았을까? 오로지 자신들이 누리는 설국열차 머릿칸의 기득권을 지키기위해 늘 앞장서던   그룹아닌가?  일부 서울대 고려대등 대학생들이 분노한다지만 그들역시 이나라 최악의 교육제도의 피해자이며 가해자일  따름이다. 그들도 설국열차에서 한칸 앞으로 가려고 신음하긴 마찬가지이다.  피해자끼리 싸우고 있는것이다. 더큰 가해자는 이나라 입시를 이모양으로 만들어 기득권지키기에 여념없는 정치인 바로 그들이 아닐까?  그리고 야당이 청문회라는 법적인 공간 안에 들어오기를 거부하는 것 자체가 자신들이 목적하는 바를 달성하고자 하는 강한 의지일따름일것이다.  

그러니  교육부장관후보가 아닌 법무부장관후보로서 이제 신상털기는 중단하고 2019년 한국사회현실에서 주어진 시대적 사명, 법무장관 역할을 잘 할수있는지 후보의 가치와 철학, 실행능력을 묻는 청문회가 하루 속히 개최되길 바란다. 설국열차의 머릿칸에 탑승했던 조국후보가 청문회 통과의 어려움을 겪은 만큼 앞으로 성숙해져 설국열차 꼬리칸에서 신음하는 이땅의 을의 아픔을 진정으로 내면화하고 모두의 염원인 사법개혁, 더 나아가서 교육개혁을 멋지게 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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