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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피의 삐에로'와 차별점, '그것' 2편이 기대되는 이유

돌아온 페니와이즈, <그것: 두 번째 이야기>는 어떤 매력 선사할까

19.08.23 11:23최종업데이트19.08.23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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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 두 번째 이야기> 포스터 ⓒ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

 
 
2017년 개봉한 안드레스 무시에티 감독의 영화 <그것(IT)>은 '컨저링'과 같은 엑소시즘을 바탕으로 한 오컬트 공포와 좀비호러가 주류인 미국 공포영화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었다. 27년마다 '가장 무서워하는 존재의 모습'을 한 채 아이들을 잡아먹는다는 '그것'의 모습을 광대를 소재로 삼았기 때문이다. 영화는 기괴한 광대 캐릭터를 표현하며 광대 공포증을 유발해낸 건, 물론 광대 페니와이즈와 루저 군단의 대결을 통해 흥미를 더했다.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은 단연 2010년대 들어 가장 신선한 충격을 준 공포영화라 할 수 있다.
 
물론 <그것>은 <마마>로 주목을 받았던 안드레스 무시에티 감독의 독자적인 아이디어가 빚어낸 작품은 아니다. 공포의 거장 스티븐 킹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 이전에 1990년 개봉했던 TV 영화 <피의 피에로>가 있었다. <그것>은 <피의 피에로>가 지닌 이미지를 살려내며 광대를 주연으로 내세우며 유치하거나 촌스러운 지점들을 세련된 공포로 포장해내는 데 성공하였다.
 
여기에 기존 공포영화에서 지켜야 될 대상 혹은 악령에 점령당하거나 동화되는 대상으로 역할이 고정되었던 아이들이 어른들을 대신해 마을을 위협하는 공포와 맞서 싸운다. 보호받던 존재들을 마을을 지켜내는 존재로 격상시키며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지금 '절반'을 끝낸 상태다. 어쩌면 영화화에 있어 더 어려운 후반부, '성인편'이 중요한 과제로 남아있다. 색다른 재미와 신선함을 줄 수 있었던 아이들에 이야기에 비해 어른이 된 루저 군단의 이야기는 더 표현하기 힘든 색채를 지녔다. <그것>의 2편인 <그것 : 두 번째 이야기>는 2019년 9월 개봉을 앞두고 있다.

과거-현재 교차편집 <피의 삐에로>, 아이-어른 서사 나눈 <그것>
 

(좌) <피의 피에로>와 (우) <그것>의 루저 군단 ⓒ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

   
<피의 피에로>는 과거와 현재를 교차하는 교차편집을 통해 이야기를 진행한다. 성인이 된 마이크가 과거 조지의 실종 포스터를 발견하고 '그것'이 돌아왔다며 마을을 떠난 친구들에게 연락을 하며 이야기가 진행된다. 마이크가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 때마다 그 인물의 과거를 보여주며 교차로 이야기를 진행시켜 나간다. <그것>은 이런 과정이 관객들을 복잡하게 만드는 건 물론 인물들에 감정을 이입할 수 없다는 점 때문에 1부를 온전히 아역들로 채워 넣었다.
 
빌, 에디, 스탠, 베벌리, 벤, 리치, 마이크 일곱 명의 아이들은 각자가 지닌 내면의 고통 때문에 '그것'과 만나게 되고 결국 이를 이겨내는 과정을 공포보다는 어드벤처의 매력으로 담아내며 호평을 받았다. 여기에 아역 캐릭터에 관객들이 감정을 이입하고 그들의 매력을 하나하나 파악하면서 성인편 가상캐스팅이 네티즌들 사이에서 진행될 만큼 큰 인기를 끌었다. 이는 <피의 피에로>가 지닌 가장 큰 약점이었던 캐릭터의 역할 분담을 이겨냈다고 볼 수 있다.
 
바통을 이어받은 성인배우들은 전편과 원작이 지닌 한계를 극복하고 기대감을 충족시켜야 되는 기대와 부담을 동시에 안게 되었다. 2부의 핵심내용은 성인이 된 루저 5인방이 다시 '그것'과 마주하게 된 공포이다. 27년이 지난 뒤 페니와이즈가 다시 나타나고, 마을에 남아있던 마이클은 '함께 싸우자'던 과거의 맹세를 바탕으로 마을에서 벗어나 자신들의 삶을 살아가고 있던 루저 군단을 부르게 된다. 성인이 된 그들은 더 내면에 깊은 상처를 지니고 있고 다시 나타난 페니와이즈에게 어린 시절과는 다른 공포를 느끼게 된다.
  

<그것: 두 번째 이야기> 스틸컷 ⓒ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

  
<그것: 두 번째 이야기>가 기대되는 첫 번째 이유는 성인이 된 루저 군단이 느끼는 공포이다. 아이들이 공포의 주체가 되었던 전편에 비해 성인이 주체가 된 공포는 신선함 부분에서 조금은 부족할 수도 있다. 성인이 된 그들이 페니와이즈가 주는 공포의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을 시각적·심리적으로 촘촘하게 표현해야 할 필요가 있다. 또 마을로 돌아온 루저 군단이 어떻게 과거의 공포와 직면하는지를 장면을 통해 효율적으로 보여줘야 한다.
 
이미 예고편을 통해 공개된 베벌리가 마을로 돌아와 페니와이즈의 과거와 마주하는 장면은 성인이 된 인물들이 겪는 새로운 공포를 효율적으로 담아내며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여기에 루저 군단 중 유일하게 '그것'의 본 모습을 본 스탠의 표현 역시 기대가 되는 부분이다. <피의 피에로>가 과거와 현재를 교차하는 방식 때문에 스탠이 작품에서 줄 수 있는 공포와 감정적인 곡선을 매끄럽게 표현해내지 못한 반면 <그것: 두 번째 이야기>는 이를 이야기할 시간이 충분하다.

성인이 된 '루저클럽', 페니와이즈 상대로 어떤 모습 보일까
 

(좌) <피의 피에로>와 (우) <그것: 두 번째 이야기>의 성인이 된 루저 군단 ⓒ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

  
두 번째는 인물 간의 관계이다. <피의 피에로>는 교차편집을 택하면서 주인공들에게 할당된 시간이 균일하다 보니 7명의 아이들 모두가 주인공이라는 느낌이 있었다. 반면 <그것>의 경우 2시간이 넘는 상영시간을 아이들만으로 이끌어가야 하다 보니 이들 사이에서 분량이 더 나올 이야기를 엮어내야 하는 부담이 있었다. 이에 빌-베벌리-벤의 삼각관계를 구성하여 세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이는 흥미로운 선택이었지만 일곱 명 모두가 주인공일 때 힘을 내는 이야기의 집중력을 흩트려놓은 건 물론 일곱 명의 친구들이 뭉쳐 내면의 어둠을 극복해낸다는 중심 플롯의 의미가 빗나가는 아쉬움을 보여주었다. 다만 이 흥미로운 로맨스 라인은 이번 작품에서 큰 힘을 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친구들의 우정을 보여주며 루저 군단의 만남 이후 다소 심심한 드라마를 연출했던 <피의 피에로>와 반대로 성인이 된 세 사람의 삼각관계는 묘하고 흥미로운 전개를 보여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좌) <피의 피에로>와 (우) <그것>의 페니와이즈 ⓒ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

  
세 번째는 장면이 주는 시각적인 공포의 표현이다. <피의 피에로>의 경우 1990년 작품이라는 점과 TV영화라는 점에서 공포의 시각적·청각적 표현에 있어 아쉬움을 보여주었다. 여기에 광대가 지닌 우스꽝스러운 외형과 가벼운 행동이 공포를 효율적으로 발현시키지 못하였다. <마마>를 통해 스릴감과 긴장감을 선사하는 장면들을 선사해낸 안드레스 무시에티 감독은 이런 걱정을 단번에 날려버렸다.
 
페니와이즈가 조지를 하수구로 납치하는 장면은 서스펜스와 호러가 적절한 배합을 이루며 공포영화계에 남을 명장면을 연출해냈다. 예고편을 통해 공개된 베벌리가 페니와이즈의 과거와 마주하는 장면은 물론 도서관에 빨간 풍선이 등장하는 장면, 스탠이 '그것'에게 공격받는 장면 등 <피의 피에로>에서 아쉬웠던 포인트 장면들이 어떻게 표현이 될지, 또 어떤 신선한 장면을 통해 시선을 사로잡을지 기대된다.
 
여기에 <피의 피에로>에서는 다소 허무하게 느껴졌던 '그것'의 정체 역시 기대 포인트다. 안드레스 무시에티 감독은 공포의 대상이 광대라는 점에서 성인 관객들은 공포를 느끼기 힘들 것이라 여겨졌던 지점들을 특유의 감각을 통해 세련된 호러로 바꿔놓았다. 루저 군단이 마주하게 되는 '그것'의 정체 역시 감독 나름의 고충과 능력을 통해 <그것>이 보여주었던 마지막 대결처럼 뛰어난 흥미를 선사할 확률이 높다.
 
<그것>은 스티븐 킹 작가 특유의 공포 세계를 실감나게 살려내면서 세련된 공포를 통해 색다른 공포영화에 갈증을 느끼고 있던 관객들에게 시원한 단비를 내려주었다. 2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 <그것: 두 번째 이야기>는 더 깊은 심리와 더 강렬한 공포를 선보여야 하는 부담감을 안고 돌아왔다. 어른이 되어 돌아온 루저 군단과 그들의 영혼을 노리는 페니와이즈의 대결을 다룬 이번 작품이 다시 한 번 무섭고 신선한 공포영화를 원하는 관객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길 기대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준모 기자의 개인 블로그, 브런치, 씨네 리와인드에도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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