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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흥미진진한 가을야구 티켓 경쟁... 최후의 승자는?

[KBO리그] 2위 두산-3위 키움 승차 '0'... 공동 5위 맞대결도 눈길

19.09.10 09:32최종업데이트19.09.10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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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다난했던 2019년 KBO리그 정규 시즌도 어느덧 막바지를 향하고 있다. 물론 올 겨울에는 프리미어12가 열릴 예정이긴 하지만, 가장 많은 경기를 치른 키움 히어로즈의 정규 시즌이 이제 10경기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일단 KBO리그는 여느 때보다 조금 이른 마무리를 준비하고 있다.

올 시즌 KBO리그의 순위는 그 어느 자리도 확정된 것이 없다. 물론 넓은 범주의 순위권을 뒤집고 올라갈 가능성은 낮지만, 포스트 시즌 대진표 및 다음 시즌 드래프트 지명권 등을 결정하는 최종 순위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그런데 각 순위권별로 살펴보면 흥미진진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두산(77승 50패)와 키움(80승 1무 53패)이 승차 없이 승률 4리 차이로 근소하게 2, 3위를 마크하고 있다. 무승부 제도가 있는 한 승차가 없더라도 승률의 차이로 인해 순위가 결정될 가능성도 크다. 실제로 2009년 KIA 타이거즈와 SK 와이번스는 승률 차이로 한국 시리즈 직행 티켓의 향방이 갈린 적도 있다.

2~3위 승차 0, 자력 확정 기회는 두산이 더 많아
 

6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에서 삼성에 6대1로 역전승을 거둔 키움 선수들이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2019.9.6 ⓒ 연합뉴스

 
선두 SK는 82승 1무 46패(0.641)를 기록한 가운데 15경기를 남겨놓고 있다. 이 중에서 기편성되었던 경기는 홈 경기 4경기와 부산 원정 2경기가 남았으며, 순연되었다가 다시 편성된 경기는 홈 경기 4경기와 원정 경기 5경기가 남았다(수원 1경기, 대전 및 대구 각각 2경기).

원래 SK는 지난주까지만 해도 잔여 경기가 그리 많이 남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주 한반도에 상륙했던 태풍의 영향으로 NC 다이노스와의 홈 경기 1경기와 두산과의 홈 2연전 그리고 수원 원정 1경기 총 4경기가 순연되어 예정보다 일정이 빡빡해졌다.

4.5경기 차 선두를 달리고 있는 SK의 입장에서는 오히려 경기 감각을 조율하고 한국 시리즈를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KBO리그의 계단형 포스트 시즌의 특성상 한국 시리즈에 직행하게 되면 몇 주 동안 다른 팀이 라운드를 치르는 모습을 지켜보며 자체 연습 경기밖에 할 수 없기 때문이다.

2위 두산 역시 태풍의 영향으로 지난 주에 4경기가 순연됐다. 키움과의 홈 경기가 1경기, 인천 원정 경기 2경기 그리고 잠실에서 LG와의 라이벌전 1경기가 미뤄졌다. 승률 4리 차의 키움보다 7경기를 더 치러야 하는 두산인데, 일정이 만만하지는 않다.

우선 다음 주까지는 수도권에서만 경기를 치른다. NC, KIA와 잠실에서 4경기를 치른 뒤, 인천 원정 1경기를 치르고 다시 잠실로 돌아와 LG, 키움과 각각 1경기를 치른다. 다만 태풍으로 인해 4일 키움과의 경기가 16일 월요일로 연기되면서 두산은 이번 주 7연전을 치르는 빡빡한 일정이다.

19일 목요일에는 더블헤더까지 있다. 태풍의 영향으로 인천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2연전이 통째로 연기되는 바람에 두산과 SK는 이날 더블헤더를 치르게 됐다. 더블헤더 1차전은 오후 3시에 시작하여 승부가 나지 않더라도 9회까지만 경기를 치른다.

두산은 이후 KIA와 홈 2연전, LG와 홈 경기 1경기를 치른 뒤 남부 원정을 떠난다. 그런데 24일 창원 1경기, 25일 부산 1경기, 26일 대구 1경기로 각개 편성되어 있어 매일 이동을 해야 하는 부담이 따른다. 마지막 날인 30일은 잠실로 돌아와 한화와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3위 키움은 9월 13일을 마지막으로 정규 시즌 홈 경기를 모두 끝낸다. 날씨로 인한 홈 경기 순연은 한 번도 없었기 때문에 순연 편성된 잔여 경기는 모두 원정 경기다. 14일 수원 원정 1경기를 치른 뒤 16일 잠실 원정 1경기(두산), 17일 대전 원정 1경기를 치른 뒤 키움은 1주일 동안 경기가 없다.

이후 키움은 24일 광주 원정 1경기를 치르고 27일과 28일 부산 원정 2경기를 치르며 정규 시즌을 마감한다. 마지막 일정들이 하위권 팀들과의 일정이라 두산에 비해 체력적으로는 유리하겠지만, 잔여 경기가 너무 적어지면 순위를 자력으로 확정할 수 없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동률 이룬 5위, 추석과 마지막 날에 외나무다리 매치
 

8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19 KBO리그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와 kt wiz의 경기. 5-0으로 승리한 kt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2019.9.8 ⓒ 연합뉴스

 
4위 LG는 2~3위권과 6경기 반의 승차를 보이고 있으며, 5위권과도 7경기의 승차를 보이고 있다. 남은 17경기에서 엄청난 기세로 연승을 거두거나 연패를 당하지 않는 한 LG는 4위를 확정하고 잠실에서 어드밴티지가 주어지는 와일드 카드 결정전을 치를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와일드 카드 결정전을 치를 상대가 어떤 팀이 될지 알 수 없다는 사실이다. 물론 와일드 카드 결정전은 최대 2경기까지 모두 4위 팀의 경기장에서 치르지만 상대에 따라 전략을 다르게 준비해야 하게 때문에 LG의 입장에서도 상대를 기다리는 점에서 긴장을 늦출 수 없다.

5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두 팀은 모두 그 사연이 간절하다. 창단 첫 해인 2013년(7위)을 제외하고 꾸준히 포스트 시즌에 진출했던 NC는 지난 해 처음으로 최하위로 추락했다. 전 감독(김경문 현 국가대표 감독)이 시즌 중에 사임했고, 단장이 감독대행을 맡기도 했다. 새롭게 팀을 재건한 NC는 올해 다시 포스트 시즌에 도전하고 있다(64승 1무 64패).

kt 위즈 역시 올해 큰 관심을 불러모으고 있다. 1군 리그에 참가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던 kt는 2018년 드디어 탈꼴찌에 성공했다. 그리고 올해는 끈질기게 경쟁력을 잃지 않고 9월까지 중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창단 첫 포스트 시즌 진출을 목표로 kt는 마지막 날까지 NC와 피말리는 경쟁을 펼쳐야 한다(64승 2무 64패).

분위기에서는 큰 차이가 난다. NC는 최근 3패 중 2패를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에게 당했다. 삼성은 리그 8위, 한화가 리그 9위인 점을 감안하면 NC로서는 반드시 잡아야 했던 경기였지만 하위권과의 대결에서 3패는 뼈아팠다.

kt의 최근 상승세 중에는 선두 SK를 잡은 경기가 포함되어 있다. 이전까지 3승 10패로 SK에게 크게 밀렸던 kt는 8일 경기에서 SK에게 5-0 완승을 거두면서 상승세를 유지할 수 있었다.

공교롭게 NC와 kt는 이번 추석 연휴에 물러설 수 없는 외나무다리 매치를 벌인다. 12일과 13일 수원에서 벌어지는 2연전은 향후 NC와 kt의 분위기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NC는 두산과 2경기를, kt는 삼성과 2경기를 치른 뒤 맞대결을 펼친다.

이후 NC는 잔여 경기 일정에서 삼성(2경기), KIA(1경기), SK(1경기), LG(2경기), 롯데(1경기), 두산(1경기), 한화(2경기)를 만난 뒤 마지막 날 다시 수원으로 향한다. kt는 키움(1경기), SK(2경기), LG(2경기), 롯데(1경기), 삼성(2경기), KIA(1경기)를 만난 뒤 NC를 만난다. 특히 kt는 마지막 한 주를 모두 수원에서만 치른다.

추석에 한 차례 맞대결을 벌이고 시즌 마지막 날인 28일 다시 외나무다리에서 만나는 일정이다. 만일 이 때까지 서로의 승차가 벌어지지 않는다면, 시즌 마지막 날은 그야말로 포스트 시즌에 가는 "막차"의 티켓이 결정되는 수원에 가장 큰 관심이 쏠릴 예정이다.

하위권도 미세한 승차, 마지막 날에 결정될 드래프트 지명 순서
 

지난 3일 선임된 롯데 자이언츠 성민규 신임 단장과 공필성 감독대행 ⓒ 롯데 자이언츠

 
하위권의 순위도 주목할 만 하다. 5~6위의 승률은 0.500이고 7위 KIA 타이거즈의 승률 0.438인 상황에서 서로의 승차는 8경기다. 아직 경우의 수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14경기가 남은 KIA가 남은 경기를 다 이겨서 70승 고지에 오르더라도 승패 마진 -2가 된다(현재 56승 2무 72패).

결국 5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kt와 NC가 5할 승률을 사수하기만 해도 KIA와 8위 삼성은 포스트 시즌 진출 경우의 수가 사라진다. 현실적으로 KIA와 삼성 모두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다음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KIA는 아직 감독대행 체제이며, 삼성(54승 1무 73패)은 김한수 감독의 계약이 종료될 예정이다.

9위 한화와 10위 롯데는 다음 시즌을 위하여 새로운 틀을 구성하는 모양새다. 한화는 트레이드를 요구했다가 구단 자체 징계 상태였던 이용규에 대한 징계를 최근에 풀었다. 다만 실전 감각 문제로 인해 올해 잔여 경기 출전은 힘들며 다음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롯데는 전반기가 끝난 뒤 감독과 단장이 동반 사퇴했다. 최근 시카고 컵스 스카우트 출신의 성민규를 단장으로 영입하여 다음 시즌 준비 체제로 전환했다. 1982년생 이대호와 동갑내기로 젊은 나이에 단장이 된 성 단장의 체제에서 롯데는 다음 시즌 행보에 대하여 벌써부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의 순위에 주목하는 이유는 2020년에 실시될 2021 신인 드래프트 지명권 순서 때문이다. 가을에 열리는 2차 지명에서는 선수의 출신 지역에 관계 없이 우선 지명권이 있는 팀에서 가장 우수한 선수를 지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런데 7위 KIA와 8위 삼성의 승차가 반 경기에 불과하며, 9위 한화와 10위 롯데의 승차도 2경기 반이다. 현 상황에서는 1위 SK와 4위 LG를 제외한 나머지 순위들이 마지막 날에 모두 결정될 가능성도 있다. 마지막 날까지 여러 가지의 의미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순위가 어떻게 결정될지 그 운명을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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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정규시즌순위 포스트시즌대진표 잔여경기일정 5위권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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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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