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년 8월 25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뇌물공여 등에 대한 1심 선고에 참석한 (왼쪽부터)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 실장,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
권우성
이번에도 이재용은 박근혜를 만난 날 곧장 최지성 부회장과 장충기 사장, 박상진 사장에게 박근혜의 요구를 전하고 이행을 지시한다. 그래서 박상진 사장은 7월 26일 이영국 상무에게 최순실의 측근인 박원오와 어서 협의하라며 이런 문자메시지를 보낸다.
"(박원오에게) 독일에서 체류하는 곳으로 찾아간다고 하고, 마장시설, 정유라 훈련도 보고 관련 컨설팅 회사도 같이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일정을 만들어 달라고 하세요."
다음 날인 7월 27일에 이재용과 최지성, 박상진은 최순실의 요구대로 승마협회 임원을 맡고 있던 삼성전자 임원을 교체하기 위해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정현호 인사지원팀장을 불러 회의를 한다. 이 회의에서 삼성그룹은 승마협회 부회장을 이영국 삼성전자 상무에서 황성수 제일기획 전무로 교체하고, 승마협회 총무이사는 권오택 삼성전자 부장에서 김문수 제일기획 부장으로 교체한다. 황성수 전무와 김문수 부장은 모두 제일기획 김재열 사장의 직계 임직원이었다.
이렇게 임원교체가 결정된 바로 다음 날인 28일, 새 승마협회 부회장에 내정된 황성수 전무는 곧바로 이영국 상무와 함께 국내에 있던 박원오의 측근인 김종찬을 만나 승마협회 상근이사로 임명해주기로 하는 등 김종찬과의 관계개선을 위해 노력한다.
[7월 29일] 박상진 "정유라 지원계획을 만들어 달라"
이어 7월 29일, 박상진 사장이 박원오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만나 이렇게 말한다.
"정유라를 포함해서 올림픽 승마 선수들을 지원할 테니 계획을 한 번 만들어 봐 달라. 황성수 전무가 곧 올 것이니 구체적인 지원계획은 황 전무와 상의해달라."
박상진 사장의 말대로, 제일기획에서 삼성전자로 소속을 옮기고 승마협회 부회장직을 맡은 황성수 전무가 7월 31일에 독일로 간다. 이날 황 전무는 박원오와 최순실의 측근인 '데이비드 윤'(한국 이름 윤영식) 등을 만나 정유라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을 위한 실무논의를 진행한다. 이 자리에서 박원오는 황성수 전무에게 이렇게 요구한다.
"최순실이 애지중지하는 딸이 있는데, 그 딸이 마장마술을 한다. 그 딸을 포함하여 2020년 올림픽을 대비하여 독일에서 전지훈련을 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운영했으면 좋겠다."
그 후에도 박원오는 한국으로 돌아간 황성수 전무와 이메일을 주고받으면서 지원 규모와 금액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박원오는 이 내용을 최순실에게도 보고하는데, 최순실이 말해주는 구체적 지시사항은 황성수 전무에게 다시 전하였다.
이에 따라 최지성, 장충기, 박상진, 황성수는 8월 3일에 회의를 열어 당시까지 상황을 공유하고 박원오가 제안한 방향에 따라 승마지원을 하기로 결론을 내린다.
한편 박상진 사장은 8월 5일에도 독일에서 박원오를 만나는데, 8월 15일 이전에 정유라를 위한 지원계약을 체결하자고 제안한다. 하지만 삼성과 박원오는 황성수 전무가 독일 하겐에서 열리는 올림픽 선수선발전을 관전하러 오는 8월 25일을 계약체결 예정일로 정했다.
왜냐하면 박원오를 통해 박상진 사장의 뜻을 전해 들은 최순실이 '회사가 그렇게 빨리 설립될 수 있는 게 아닌데'라며 난색을 표했기 때문이다. 이때 최순실이 말한 '회사'가 바로 삼성의 돈을 받는 창구가 되는 '코어스포츠'이다.
[2015년 8월] 최순실, 삼성 돈을 받기 위한 '개인 금고'로 코어스포츠 설립
최순실은 측근 박원오를 통해 삼성과 구체적 방안 협의를 마친 2015년 8월 25일, 삼성의 돈을 받기 위한 창구로 쓰려고 '코어스포츠 인터내셔널'(2016년 2월 9일자로 '비덱스포츠 Widec Sports'로 상호가 바뀐다)를 설립한다. 코어스포츠 설립에 필요한 자본금 2만5천 유로는 모두 최순실이 부담하였다.
코어스포츠 설립 최초의 등기부등본(8월 19일자)에는 공동대표이사가 로버트 하인리히 요세프 쿠이퍼스와 박승관이다. 공동대표이사인 박승관(변호사, 나중에 삼성과의 계약체결 현장에 나온다)이 이 회사의 지분 전체를 소유하고 있다고 기재되어 있었다.
그러나 삼성과의 용역계약이 체결(8월 26일)된 뒤인 11월 5일부터는 최순실이 지분의 70%, 정유라가 10%, 최순실의 조카 장시호가 20%를 소유하는 것으로 변경된다(12월 11일에는 장시호의 지분이 정유라에게 이전되어 최순실 70%, 정유라 30%로 바뀐다).
또 쿠이퍼스는 용역계약 체결 10일쯤 후인 9월 4일 사임하고, 박승관은 코어스포츠 업무에 관여하지 않는다. 그리고 최순실에게 코어스포츠 계좌의 인출권한을 모두 위임한다.
그만큼 코어스포츠는 최순실 개인의 사금고로 만든 회사였다. 그래서 최순실은 코어스포츠가 정유라 등 승마선수들의 독일 전지훈련 프로그램 등을 수행한다는 명목으로 삼성과 훈련 용역계약을 맺은 뒤, 삼성이 용역비 명목으로 코어스포츠에 돈을 보내는 방식을 선택한다.
박원오가 8월 13일경에 삼성과 용역계약을 체결하겠다고 최순실에게 보고했는데, 최순실은 코어스포츠를 설립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린다면서 계약 체결일을 약간 미루라고도 말한다.
이렇게 하여 최순실과 삼성그룹 사이에 뇌물을 주고받는 준비과정이 마무리된다. 그다음 범행과정과 법원의 판결은 다음 편에서 상세히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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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참여연대에서 재벌개혁운동을 시작으로, 권력감시와 사법개혁, 반부패 운동, 정치개혁 운동을 경험하였습니다. 약 20년 시민운동 경험을 또 다른 곳에서 펼쳐보려 노력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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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질책한 대통령 "삼성이 한화보다도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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