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집 한켠
최종규
이런 책을 진작 알았으면 좋았겠다고 생각하지만, 늦게 알았어도 반갑습니다. 더구나 <아홉 번 덖음차>는 다룸새만 들려주지 않아요. 아홉 번에 걸쳐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가도 들려주지만, 이에 못지않게 '찻잎이 되어 주는 나뭇잎이나 풀잎을 손으로 만지는 넋하고 숨결'을 곰곰이 보면서 이야기를 엮어요. 손길 하나에 사랑을 담을 노릇이요, 불길을 다스려 찻잎에 얹을 노릇이며, 눈길이 꿈길이 되도록 건사하는 몸짓으로 덖음질을 마주하라고 알려줍니다.
꽤 궁금하던 바닷자락 이야기를 읽을 수 있는 <문어의 영혼>(사이 몽고메리/최로미 옮김, 글항아리, 2017)을 만납니다. 그래요. 문어하고 오징어한테도 넋이 있지요. 넋이 없는 목숨이란 없어요. 문어나 오징어는 '사람들이 잡아서 먹는 밥'이기만 할 수 없습니다. 바닷자락에서 살아가는 숨결이지요. 멸치나 꽁치도 그래요. 그냥 물'고기'일 수 없습니다. 우리는 손쉽게 '물고기'라 이르지만, '먹이(고기)'로만 본다면 이들 바닷자락 이웃한테서 아무런 이야기를 못 들어요.
마땅한 소리입니다만, 나락 한 톨에도 넋이 흐르기 마련입니다. 콩 한 알에도 넋이 흘러요. 깨알에도, 강아지풀에도, 모든 들풀하고 나무에도 넋이 흐릅니다.
마을책집 <책과 생활>은 과일집 옆 건물 2층에 있습니다. 길 쪽만 보고 걸으면 자칫 놓칠 수 있습니다. 해가 한결 잘 드는 2층에 깃든 <책과 생활>이라 창가에 놓은 꽃그릇은 햇볕을 듬뿍 머금습니다. 햇빛이 그윽하게 스미면서 조용합니다. 책시렁이며 책꽂이 곁을 가붓하게 거닐다 보면 우리 마음으로 살짝 젖어들려 하는 책을 한 자락 만날 만해요. 마을에서 책을 만나고, 마을에서 이야기를 느끼고, 마을에서 나들이를 즐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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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꽃(국어사전)을 새로 쓴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를 꾸린다. 《쉬운 말이 평화》《책숲마실》《이오덕 마음 읽기》《우리말 동시 사전》《겹말 꾸러미 사전》《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비슷한말 꾸러미 사전》《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읽는 우리말 사전 1, 2, 3》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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