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남기대책위(생명과 평화 일꾼 백남기 농민의 쾌유와 국가폭력 규탄 범국민대책위원회)' 공동대표를 맡았던 정현찬 기념사업회 이사장이 14일 오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열린 ‘생명평화일꾼 백남기농민 기념사업회 창립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유성호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의장과 가톨릭농민회 회장을 지냈고, 백남기대책위 공동대표를 맡았던 정현찬(71) 백남기농민기념사업회 이사장은 이날 오후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 "백남기 정신은 이 땅 농민들의 정신"이라면서 "한국 농업과 농민의 생존권을 지키는 활동, 아울러 백 농민과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인권, 민주주의, 정의를 지키는 활동을 계속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 가톨릭농민회에서 함께 활동하면서 지켜 본 고인의 모습은 어땠나.
"평소 자기 자신을 드러내거나 자기 주장을 내세우지 않고 항상 낮은 자세로 지역 농민들과 함께한 모습이 기억에 남고, 현장 농민과 어울리는 마당, 논두렁 밭두렁에서 막걸리 한잔이라도 나누던 게 기억에 남는다. 백남기 농민과 세상 돌아가는 얘기를 많이 나눴다. 그 당시만 해도 우리밀이 사라지고 있는데, 우리 농업이 벼랑 끝에 몰렸는데, 어떻게 하면 우리밀을 살릴 수 있는가 현실적인 얘기를 많이 했다."
- 고인이 우리밀 농사에 애착이 컸다. 이유가 궁금했다.
"농촌 현장에서 손수 농사지으면서 우리밀을 살려야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미국 밀을 98% 이상 갖다 먹는데 방부제나 살충제가 많이 섞여 있어 우리 국민 건강을 책임질 수 없다, 우리밀이라야 국민이 건강하게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꼭 우리밀을 살려야 한다, 이런 생각을 갖고 적극적으로 앞장섰다."
- 기념사업회를 통해 되살리려는 '백남기 정신'은 무엇인가.
"고인이 살아온 길을 더듬어보면 군사독재정권 하에서 이 땅의 민주화를 위해 싸워왔고 농촌에서도 정치하라는 말도 있었지만 욕심내지 않고 농민들 속에 들어가 농사를 지으면서 한국 농업과 먹거리 고민을 더 깊이 했다. 백남기는 이 땅의 민주화를 위해, 이 땅의 농업과 식량, 먹거리를 위해, 통일된 뒤 남북한 식량 문제까지 같이 고민했던 사람이다. 그게 백남기 정신이고 우리 일상생활 속에 그 정신이 묻어 있다고 생각한다."
- 최근 우리 정부가 WTO 개발도상국 지위를 포기하기로 하면서 농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백남기 촛불이 꺼지지 않고 광화문 1700만 촛불로 이어져 박근혜 살인정권을 물러나게 하고 새 정권이 들어서 많이 농민들이 많이 기대했다. 촛불로 만들어진 정권은 농민, 노동자 생활에 관심이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개도국 지위 포기는 한국 농업을 포기한 걸로 본다. 개도국은 지금까지 WTO에서 관세나 보조금을 예우해줬다. 선진국에 맞서 농업이 경쟁력이 갖도록 하자는 게 개도국 지위다. 전체 경제가 아닌 농업만 놓고 보면 계속 개도국 지위를 받아 한국 농업을 보호해야 하는데 이걸 포기한 것은 한국 농업을 포기한 거나 다름없다. 농민단체에서 지금까지 문재인 정부에 걸었던 기대에 상당히 어긋나고 실망스럽다."
- 백남기씨도 당시 한국 농업을 살리자고 투쟁했다.
"당시 민중총궐기는 노동자, 농민, 빈민들의 생활을 책임지는 대회였다. 백남기 농민이 물대포를 맞고 죽음에 이르게 된 것은 박근혜 정권에게 농민의 삶을 보장하고 식량을 안심하고 생산하게 보장해 달라고 요구한 것이었는데 그 정신은 어디 가고 없고, 박 정부가 백남기 농민 사태를 수습하는 데 급급해 본래 정신을 잃었는데 지금 이 정부도 그런 게 아닌가 싶다. 제대로 장례 치르고 보상받고 끝내는 게 백남기 정신이 아니다."
- 그동안 공권력에 의한 사망에 주로 초점이 맞춰졌는데, 고인의 투쟁 목적이었던 농민 생존권 문제는 여전히 달라지지 않았다는 건가.
"농민문제는 하나도 해결된 게 없다. 백남기 정신을 살리려면 농업문제, 식량문제 다 해결해야 한다. 우리가 외국에서 수입하지 않고 자급할 수 있는 식량이 20% 안팎인데, 기본 식량만이라도 우리가 생산할 수 있는 법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 고인에 대한 정부의 공식 사과와 책임자 처벌로 명예회복은 어느 정도 됐다. 기념사업회에게 남은 숙제는 무엇인가.
"백남기 정신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바로 이 땅 농민들의 정신이다. 이 땅의 농업을 지키기 위한, 농민 생존을 위한 투쟁이었는데 새 정부에서도 그 정신이 온데 간데 없어졌다. 앞으로 기념사업회가 바로 할 일이 그런 백남기 정신, 이 땅의 농민 정신을 계승하고 발전시키는 것이다. 여기에 한 가지 덧붙이면 백남기 농민이 물대포에 쓰러졌을 때 인권, 민주주의, 정의 문제가 다 사라졌다. 우리가 백남기 농민을 떠나보낼 수밖에 없었던 것도 박근혜 체제 때문 아니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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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기 농민 쓰러진 지 4년... 촛불정부가 이러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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