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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명의 코리안 파이터' UFC 부산에 뜬다

[UFC] 21일 4년 만에 UFC 부산 대회 개최, 정찬성 등 한국 파이터 7명 출격

19.12.20 09:39최종업데이트19.12.20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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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5년 11월 28일은 한국 종합격투기 역사에서 아주 뜻깊은 날이었다. 세계 최고의 종합격투기 단체 UFC에서 역대 최초로 한국 대회가 열린 날이었기 때문이다. UFC에서는 사상 첫 한국 대회의 흥행을 위해 '스턴건' 김동현과 '코리안 슈퍼 보이' 최두호를 비롯해 양동이, 남의철, 방태현, 함서희, 마동현 등 한국 선수들을 대거 출전시켰다. 재일교포 추성훈과 한국인 어머니를 둔 벤슨 헨더슨까지 더하면 이날 출전한 한국(계) 선수들은 무려 9명에 달했다.

2015년 서울 대회 이후 싱가포르, 마카오, 중국 등에서 UFC 이벤트가 열리면서 UFC는 아시아 시장 공략에 점점 박차를 가했다. 하지만 한국에서의 두 번째 대회 소식은 좀처럼 들리지 않았다. 그 사이 많은 한국 파이터들이 UFC에 새로 들어오거나 UFC를 떠나기도 했다. 지난 2017년 4월에는 국내에서 UFC 주요 대회가 유료화되면서 한국시장에 대한 UFC의 관심은 점점 줄어드는 듯 했다.

그러던 2019년 12월 '대한민국 제2의 도시' 부산에서 드디어 두 번째 UFC 한국대회 개최가 확정됐다.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UFC경기의 '직관'에 목 말라 있던 격투팬들은 4년 만에 열리는 UFC 한국 대회 소식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특히 오는 21일 부산에서 열리는 UFC 파이트 나이트165 대회는 7명의 한국 선수를 비롯해 4년 전 서울 대회를 능가하는 화려한 대진으로 격투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오르테가 이탈했지만 더 유명한 에드가와 격돌하는 코리안 좀비
 

18일 부산시청 1층 로비에서 열린 종합격투기 UFC 사전 이벤트에서 한국 정찬성 선수가 훈련 모습을 공개하고 있다. 부산에서 처음 열리는 UFC 경기는 21일부터 시작된다. 2019.12.18 ⓒ 연합뉴스

 
이번 대회에는 현존하는 한국 최고의 파이터라 할 수 있는 '코리안 좀비' 정찬성이 메인 이벤트를 장식한다. 당초 정찬성과 맞붙을 예정이었던 페더급 랭킹 2위 브라이언 오르테가가 대회 2주를 앞두고 무릎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분위기가 많이 식었지만 프랭키 에드가가 합류하면서 극적으로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 페더급 랭킹 5위 에드가는 전 라이트급 챔피언으로 이름값만 보면 오히려 오르테가를 능가하는 대형스타다.

빠른 스피드와 '5라운드까지 전혀 지칠 줄 모르는 강철 체력, 그리고 뛰어난 레슬링을 겸비한 에드가는 오르테가전을 대비해 훈련을 했던 정찬성에게는 분명 큰 부담으로 다가올 것이다. 하지만 에드가는 오르테가와 맥스 할러웨이에게 패하고 내년 1월 밴텀급 전향이 예정돼 있던 선수다. 게다가 경기 준비 시간이 정찬성에 비해 턱 없이 부족했고 만 38세가 된 노장 선수다. 양 선수 모두 핸디캡이 있는 만큼 쉽게 예측할 수 없는 혈전이 될 전망이다.

4년 전 서울 대회에서 샘 시실리아를 93초 만에 KO로 제압하고 연승을 달렸던 '코리안 슈퍼보이' 최두호는 4년 후 부산 대회에서 연패 탈출을 노린다. 3연속 1라운드 KO 승리로 일약 페더급의 '신성'으로 떠올랐던 최두호는 베테랑 컵 스완슨과 제레미 스티븐스에게 잇따라 패하며 연패의 늪에 빠져 있다. 게다가 군입대를 앞둔 최두호는 해외 출국이 여의치 않아 재기전 일정도 잡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 최두호에게 부산 대회는 매우 좋은 기회가 아닐 수 없다. 상대는 UFC 데뷔전에서 판정으로 패했던 캐나다의 찰스 조르댕. 중상위 랭커였던 스완슨이나 스티븐스에 비하면 크게 부담스런 상대는 아니지만 연패에 빠져 있는 만큼 최두호에게는 부진을 씻을 수 있는 인상적인 승리가 필요하다. 만약 최두호가 3연패에 빠진 채 군복무로 2년 정도 공백을 가진다면 전역 후 UFC에서의 활약을 보장할 수 없게 될 지도 모른다.

지난 8월 브랜든 데이비스를 접전 끝에 판정으로 꺾고 옥타곤 5승째를 챙긴 '미스터 퍼펙트' 강경호는 중국 파이터 리우 핑유안과 격돌한다. 만 26세의 신예 파이터 리우 핑유안은 UFC 데뷔 후 연승을 달리다가 지난 7월 조나단 마르티네스에게 KO로 무너지며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강경호는 부산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학창시절을 보냈고 현재도 부산 팀매드 소속의 선수인 만큼 고향 팬들에게 멋진 승리를 선물하겠다는 각오다.

상승세 이어가려는 정다운과 연패 탈출 노리는 최승우-마동현

국내 유일의 UFC 중량급 파이터 정다운은 지난 8월 옥타곤 데뷔전에서 러시아의 카디스 이브라기모프를 길로틴 초크로 제압하며 격투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4년 전 UFC 서울 대회를 통해 프로 격투 선수의 꿈을 키운 정다운은 코리안 탑팀에서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하며 눈부시게 성장했다. 상식을 뛰어 넘는 성장 속도에 몇몇 격투팬들은 정다운을 '격투계의 강백호'로 부르기도 한다.

따라서 정다운에게 마이크 로드리게스를 상대하는 부산 대회는 자신의 진가를 국내 팬들에게 보여줄 더 없이 좋은 기회가 아닐 수 없다. 로드리게스는 총 10승 4패의 전적을 가진 미국 파이터로 UFC 데뷔 후에는 1승 2패의 전적을 기록하고 있다. 정다운이 부산대회에서 로드리게스를 꺾는다면 최홍만의 전성기가 끝난 2000년대 중반 이후 확실한 중량급 스타가 없었던 한국 격투계에서 길었던 갈증을 풀어줄 파이터로 급부상할 수 있다.

지난 8월 옥타곤 데뷔전에서 앤서니 헤르난데스에게 서브 미션으로 패했던 '닌자거북이' 박준용은 부산 대회에서 마르크-안드레 바리울트를 상대로 옥타곤 첫 승 사냥에 나선다. UFC 데뷔전에서 상대와의 파워 차이를 실감하며 패했던 박준용은 이번 경기에 대비해 체력 강화에 중점을 두며 훈련에 박차를 가했다. 4년 만에 한국에서 경기를 치르는 박준용은 국내 팬들 앞에서 4개월 전과 달라진 경기력을 보여주는 것이 목표다.

TFC 페더급 챔피언 출신의 '스팅' 최승우는 지난 3월 많은 기대를 모으며 UFC에 진출했지만 모브사르 에블로예프와 개빈 터커에게 잇따라 패하며 연패의 늪에 빠졌다. 작년12월 UFC 데뷔전에서 KO로 패한 호주의 수만 모크타리안과 대결하는 최승우는 사실상 이 경기가 옥타곤 생존을 결정하는 '단두대 매치'가 될 전망이다. 국내에서는 한 단체의 챔피언까지 올랐던 최승우가 UFC에서 생존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4년 전 서울 대회를 통해 UFC에 데뷔했던 마동현은 최두호와 함께 서울-부산 대회에 연속으로 출전하는 2명 중 한 명이다. 어느덧 UFC에서만 7경기를 치른 베테랑이 됐지만 최근 2경기에서 디본테 스미스와 스캇 홀츠먼에게 연속 KO패를 당하며 퇴출위기에 놓여 있다. 강경호와 마찬가지로 부산에서 태어난 마동현은 고향에서 열리는 오마르 안토니오 모랄레스 페러와의 경기를 통해 연패 탈출과 함께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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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UFN 165 정찬성 최두호 정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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