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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크스윙] '최저 연봉' 모터, 제2의 샌즈될 수 있을까?

[KBO리그] 타점왕 샌즈 대신하게 된 키움 모터, 창단 첫 우승 도전에 힘 보탤까?

20.03.05 16:05최종업데이트20.03.05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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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최저 연봉인 35만 달러에 영입된 키움 모터 ⓒ 키움 히어로즈

 
다가올 2020 KBO리그에서 키움 히어로즈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팀이다. 지난해 키움은 5년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며 창단 이후 두번째로 우승에 도전했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에서 LG 트윈스와 SK 와이번스를 연달아 격파하며 파죽지세로 한국시리즈에 도달했다. 정규리그 2위팀 SK를 상대로 압도적인 3연승을 거둘 때만 해도 키움이 기세를 몰아 우승 트로피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키움은 한국시리즈 경험이 많은 두산 베어스의 관록을 넘지 못했다. 매 경기마다 승부처에서 흔들리며 4연패를 당해 속절없이 우승을 내주고 말았다.

창단 후 첫 우승 기회를 놓친 키움은 2020 시즌 다시 우승을 정조준한다. 조건은 그 어느때보다 좋다. 우승을 다툴 강력한 경쟁자인 두산과 SK가 에이스들의 이탈로 인해 전력 상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두산은 지난해 MVP 린드블럼과 외국인 선발 후랭코프가 팀을 떠났고 SK 역시 김광현과 산체스가 각각 메이저리그-일본리그로 이적하며 선발진의 무게감이 확 떨어졌다.

키움의 경우는 두산, SK와 달리 투수진에서 변동이 없다. 지난해 준수한 활약을 보인 브리검과 요키시, 두 명의 외국인 투수와 모두 재계약에 성공했다. 부상에서 회복한 안우진과 국가대표 경험을 쌓은 이승호 등 젊은 투수들의 성장도 기대되기 때문에 2019시즌보다 더 강해진 마운드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단, 키움 역시 숙제는 있다. 바로 외국인 타자 제리 샌즈의 공백이다. 2018시즌 초이스의 대체 외국인 타자로 국내 무대를 밟은 샌즈는 2년간 키움의 중심타선을 든든하게 지켜준 리그 정상급 야수(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 WAR 6.1/케이비리포트 기준)였다. 특히 2019시즌 113타점을 기록하며 타점왕에 올라 골든글러브를 수상하기도 했다.
 

NPB 한신 타이거즈로 이적한 샌즈 ⓒ 한신 타이거즈

 
키움 입장에서는 아쉽게도 다가오는 새 시즌에 샌즈와 함께할 수 없게 됐다. 2년간 키움 중심타선을 지켰던 샌즈는 한신 타이거즈와 총액 110만 달러의 단년 계약을 맺고 일본 프로야구로 무대를 옮겼다.

키움은 사실 샌즈를 제외하면 외국인 타자 영입에서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던 팀이다. 샌즈 전에 있었던 초이스는 꾸준한 활약을 보이지 못하며 2년차 시즌에 방툴되고 말았다. 히어로즈 시절 공들여서 영입한 대니 돈 역시 기대치를 밑돌았다. 여러모로 샌즈는 히어로즈 역대 최고 외국인 타자로 꼽힐만한 성적을 남겼다.

이런 샌즈가 떠난 키움은 그를 대체할 외국인 타자로 테일러 모터를 영입했다. 유격수를 포함해 내야 전 포지션을 볼 수 있는 유틸리티 야수로 다양한 활용도가 장점이다.
 

모터의 메이저/마이너리그 주요 타격 기록 ⓒ 케이비리포트

 
하지만 모터에 대한 기대보다는 우려의 시선이 많은 것도 현실이다. 올해 외국인 선수 중 최저액인 총액 35만 달러에서 알 수 있듯 최근 수년간 하향세를 탄 모터의 실력은 KBO리그에서 통한다고 자신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특히 지난해는 더블A 무대에서도 부진한 타격 기록을 남겼다. KBO리그에서 영입하기 전 트리플A에서 좋은 활약을 보이거나 메이저리그 출장 경험을 가진 외국인 타자를 데려오는 다른 팀과 비교했을 때, 충분히 우려되는 상황이다.
  
히어로즈는 지난 2014시즌에도 우승에 도전했지만 외국인 타자가 약점이었다. 당시 한국시리즈 상대인 삼성 라이온즈는 장타력이 뛰어난 2루수 나바로의 활약을 앞세워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를 모두 석권했다. 반면 준우승에 그친 히어로즈는 시즌 내내 단 2개의 홈런에 그친 로티노의 활약이 아쉬웠다.

모터가 공격력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일 경우, 2014시즌의 아쉬운 기억이 떠오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팀 전력 자체가 그 당시와 매우 흡사하기 때문이다.

달리 말해 모터의 활약이 더해진다면 2014시즌과 2019시즌의 준우승 한을 풀어낼만한 전력을 갖추게 된다는 의미도 된다. 특히 모터는 키움이 상대적으로 약한 3루수를 소화할 수 있는 선수다. 추가로 유격수 수비도 가능하기 때문에 공수의 핵심인 김하성에게 휴식을 부여할 수 있는 카드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2일 연습경기에서 홈런을 터뜨린 키움 모터 ⓒ 키움 히어로즈

 
관건은 모터의 방망이다. 모터가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면서 외국인 타자에게 기대할 수 있는 평균 수준의 공격력만 보여준다면 키움은 유연하게 라인업을 운영하며 우승을 노릴 수 있게 된다. 하지만 타격에서 한계를 보일 경우 시즌 초반 빠르게 교체 결정을 내릴 가능성도 다분하다. 

2010년대 두번의 우승 도전에서 좌절한 히어로즈는 2020년대의 첫 장을 창단 첫 우승으로 장식하려는 의지로 충만해 있다. 과연 모터는 키움의  우승 '모터'가 될 수 있을까? 외국인 최저 연봉인 모터가 가성비 최고의 활약을 보이며 KBO 생존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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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STAT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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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정민 / 김정학 기자)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프로야구 KBO 키움히어로즈 모터 샌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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