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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광재 전 강원지사 (자료사진) ⓒ 권우성
"총선용이라는 오해를 사기 충분한 사면이다."
강원도를 지역구로 둔 한 자유한국당 의원은 <오마이뉴스>와의 전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가 특별사면된 것을 두고 한 말이다. 이 전 지사는 강원도 태백·영월·평창·정선에서 두 번의 국회의원을 하고 강원도지사에 당선됐다. 그러나 2011년 1월 '박연차 게이트' 관련 대법원 유죄 판결을 받으며 지사직을 잃었다. 피선거권도 10년 간 제한됐다.
강원도는 한국당의 텃밭으로 꼽히는 지역이다. 총 8개의 지역구 중 7곳이 한국당 차지다. 반면 이 전 지사 이후 최문순 현 지사가 내리 3선에 성공하며 지방권력을 차지하고 있다. 이광재 전 지사의 사면은 강원도에 공을 들이는 민주당 입장에서는 중요한 변수가 아닐 수 없다.
강원도 지역 한국당 의원 "오해를 사기 충분"
이광재 전 지사는 31일 0시를 기해 특별사면됐다.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 공성진 전 한나라당 의원, 신지호 전 새누리당 의원 등이 포함됐다. 그러나 <오마이뉴스>와 통화한 한국당 의원은 "이광재 전 지사만 콕 집어서 뭐라고 할 수는 없지만, 너무 자기네 편만 사면복권한 느낌"이라며 "특히나 정치인 사면은 엄격한 잣대를 유지해왔는데, 그걸 파기하면서 별다른 설명도 없지 않느냐"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전 지사는 가만히 내버려둬도 다음 지방선거에 나갈 수 있는데, 총선을 앞두고 굳이 사면복권한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이번에 공천을 안 받는다면 총선용이라는 의심을 불식할 수 있겠지만, 이럴 거면 지난 2017년 사면에서는 왜 뺐는지, 지난번과 이번이 뭐가 다른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그는 이광재 전 지사의 사면이 강원도 선거판에 영향을 줄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청와대는 이 전 지사의 이번 사면에 대해, 비록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되지만 대가성이 없어 뇌물죄가 성립하지 않아 5대 중대 부패 범죄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2017년 문재인 정부 첫 특별사면 당시 이광재 전 지사가 돈과 관련된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되기 때문에 사면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설명한 바 있다.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은 30일 "머리에 온통 선거만 있는 대통령의 '코드사면', '선거사면'에 국민의 심판이 따를 것이다"라는 제목의 논평 냈다. 전 대변인은 논평에서 "대통령은 사면권마저 총선용으로 전락시켜 정권연장을 위한 촛불청구서에만 화답중"이라며 "국민과 나라의 안위는 없고 오로지 정권만 챙기는 문재인 대통령과 집권여당, 이 정권의 행태를 국민들께서 반드시 심판하실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강원도 정치력 회복 기대"... "더 큰 역할 나서야" 의견도
반면, 민주당 강원도당은 30일 성명을 통해 "이광재 전 도지사의 신년 특별 복권을 환영한다"라고 평했다. 이어 "도내 정치사에 거대한 바람을 일으켰던 이광재 전 지사의 특별 복권을 환영하며, 강원도의 정치력 회복 및 강화를 위한 도민 통합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도민들께 약속드린다"라고 덧붙였다.
허영 민주당 강원도당위원장은 31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이광재 전 지사는 오랫동안 남북평화와 강원도를 위해서 애써왔고, 현장 경험과 정치력을 두루 갖춘 인물"이라며 "이 전 지사는 지난번 국회의원직도, 지사직도 아쉽게 마무리하게 됐다, 정치인은 정치 현장에 있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 전 지사가 다음 선거에서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라고 언급했다.
일각에서는 그에게 '더 큰' 역할이 주어져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한 민주당 의원은 "이 전 지사는 이미 강원도에서 두 번이나 의원을 했고, 도지사까지 한 인물이 금뱃지를 한 번 더 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면서 "바로 다음 선거만이 아니라 그 뒤까지 고려해 더 큰 역할에 나서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광재 전 지사는 사면 소감과 정치 재개 여부를 묻는 <오마이뉴스>의 질문에 문자로 "(사면은) 30일 아침에 갑자기 들은 소식"이라며 "생각을 깊이깊이 해보고 상의하겠다"라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지난 5월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정치할 생각이 없다"면서 "시대정신을 만드는 일을 돕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 전 지사는 현재 여시재 원장을 맡고 있다. 여시재는 조창걸 한샘 명예회장이 사재를 출연해 만든 학술·정책 연구단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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