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례 시연을 하는가족 (자료사진). 이 기사와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
연합뉴스
새로운 사회를 위해 사회의 최소 단위로서의 가족이 아니라 개인을 호명하자. 인간은 가족 구성원으로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존엄한 개인으로서 먼저 태어나기 때문이다. 허용된 삶 바깥의 삶들에 대해 고민할 수 있기 위해서는 개인의 뜻이 충분히 존중받는 사회가 필요하다.
온통 가족 중심으로만 이루어져 있는 복지, 통계, 제도들은 개인을 가족 구성원으로서만 상정하지 개인으로서 상정하지 않는다. 가족 구성원으로서 개인은 결혼, 출산, 경력단절, 육아라는 고정된 삶만 상상할 수 있게 된다. 정상적인 가족 구성원으로 살기 위해 감추거나 포기해야 하는 꿈들은 너무나도 많다.
가족 중심으로만 주어지는 복지가 아니라 개인에게 주어지는 기본소득은 개인을 사고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기본소득은 당신이 누구든, 가족이 있든 없든, 나이가 어떻든 모든 개인에게 지급되기 때문이다. 정기적으로 통장에 찍히는 기본소득은 새로운 사회에 대한 희망을 품을 수 있게 만든다. 가족이 아니라 개인이 돈을 받고, 그 돈을 스스로를 위해서 쓸 수 있다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변화를 낳을 것이다.
기본소득을 시작으로 많은 제도와 복지가 개인을 호명하는 방식으로 바뀐다면 우리는 다양한 상상을 해볼 수 있다. 원하는 사람과 공동체를 꾸릴 수 있는 상상, 지겨운 노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하고 싶었던 활동을 하는 상상, 폭력적이거나 원하지 않는 가족이 아니라 자신에게 잘 맞는 공동체를 찾아 나서는 상상을.
가족 내부 구성원들이 조금 더 평등한 관계를 맺기 위해서라도 개인을 중심으로 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 아버지만이 권력을 가질 수 있는 기존의 관계가 아니라 평등하게 자신의 가치관을 말할 수 있게 되면 어떨까. 그동안 경제권이 없었던 여성, 어린이, 청소년들이 기본소득을 받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가족 내부에서 권력이 없었던 사람들의 목소리가 조금 더 커질 것이다. 경제권을 잡고 있는 사람들에 돈을 무기로 휘두르는 폭력에 대항하기 쉬워지기 때문이다. 용돈을 받지 않아도 된다면, 허락을 받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사용할 수 있는 돈이 있다면 자신의 삶을 가꾸기 위해 투자할 수 있는 비용도 커질 것이다.
그리하여 부당한 걱정 대신 새로운 사회를 바라는 사람이 늘어날 것이다. 사랑에 성별 따위가 장벽으로 놓이지 않아야 한다는 상식이 퍼져 있고, 개인의 성별을 마음대로 추측하지 않는 사회. 사회적으로 좋은 직업이라 규정된 일을 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보다 돈 걱정 없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사회. 더 나은 삶을 찾아 떠나는 여정은 지금도 늦지 않다.
명절의 분위기도 덩달아 바뀔 것이다. 가족 내부의 평등한 관계를 상상해 볼 수 있는 경제력이 모두에게 주어진다면 우리는 지금과는 조금 다른 대화를 시도해볼 수 있을 것이다. 취업 여부보다는 취미를, 남자친구나 여자친구의 유무보다는 새로운 관계에 대한 토론을, 결혼 의사를 확인하기보다 원하는 방식의 가족 형태를 묻는 말은 충분히 가능하다. 기본소득은 명절을 행복하게 보낼 방식을 더 많이 상상할 수 있게 만들 것이다.
이제는 호구조사와 다를 바 없는 방식의 걱정들을 멈추자. 걱정은 돈으로 줄 때 가장 좋다. 이왕이면 많을수록 좋다. 이왕이면 돈 많은 개인이 가족에게 나누어주고 생색내는 것보다 사회가 나누어주는 것이 좋다. 원하는 삶을 실제로 실현시킬 수 있는 최소한의 경제력이 모두에게 주어진다면. 이번 설날에 가족들과 함께 그 방법을 고민해보자. 기본소득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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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적으로 통장에 돈이 찍힌대요"... 올 설엔 이 이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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