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안 튜더 하트의 책 건강불평등의 1원칙 "가난할 수록 치료를 못 받는다"의 내용이 담겨 있다.
정혜연
"중국은 국가가 의료문제를 포기하고 있어"
정: "중국 현지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이렇게 확산된 것에도 의료민영화가 가장 핵심 원인이라는 말씀을 듣고 조금 놀랐습니다. 어떤 상황인 것인지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우: "우한에서 인구 절반에 해당하는 500만 명이 빠져나갔다고 합니다. 그 정도면 서울과 비슷한 크기라고 보면 됩니다. 아직 그 시에 갇혀 있는 사람들은 결국 자원이 없는 사람들이겠죠. 옮겨갈 능력도 없는 사람들이죠.
중국이 명목상으로는 여전히 사회주의 국가라고 말하지만, 현재 중국의 의료는 거의 민영화되어 있습니다. 이것이 감염병에 매우 취약한 환경을 만든 것입니다. 초기 확진된 환자들 40%가 의료진이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그만큼 병원 내 감염이 심각했다는 것인데, 이것은 의료 시스템 자체가 엉망이었다는 것입니다.
우한시에서 환자를 받는 병원은 현재 3개밖에 없는데, 인구 1200만 명이 사는 곳에 병원 구실을 하는 곳이 3개 밖에 없다는 거죠. 우한의 병원은 거의 다 민간 병원인데 이는 영리병원이 허용되었기 때문입니다. 국가가 의료문제를 포기하고 있고, 전 국민 건강보험이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정: "한국에서도 계속 영리병원을 추진하는 문제들이 있습니다."
우: "참여정부 때부터 제주도에 영리병원 허용을 추진해왔습니다. '의료관광을 하기 위해서는 영리병원을 해야한다'는 논리였죠. 문재인 정부도 병원 의료 기술 지주회사를 만들어서 대형병원 아래 영리를 추구하는 자회사를 설립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하죠. 박근혜 정부 때는 작은 병원을 영리화하려고 했다면 현 정부는 사실상 대형병원을 영리화하려는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공공의료시설 비율 OECD국가 평균은 73%, 미국은 27%, 그에 반해 한국은 10%대
정: "우리는 공공의료라는 이 핵심적인 문제를 어떻게 바꿔나가야 할까요?"
우: "메르스와 이번 코로나의 차이를 보면 확실하게 의료 운영 체계는 투명해졌습니다. 그러나 시설 측면에서 보면 별 개선이 없습니다. 박근혜 정부 때 늘린 것이 전부입니다. 2018년도부터 늘린 시설은 하나도 없습니다. 음압병상(병실 내부 기압을 인위적으로 떨어트린 격리 병상으로 병실 내부의 병균, 바이러스가 병실 밖으로 퍼져나가는 걸 방지함)도 늘린 것이 없습니다. 보건의료 분야를 전반적으로 본다면 물론 문재인 케어로 급여 수준을 높였지만, 박근혜 정부에서 줄었던 것을 늘였던 수준에 불과합니다. 시설 수준이 똑같으니 공공 의료 인력 수준도 똑같습니다. 인력을 확고하게 늘려야 합니다."
정: "공공 의료 시설이 얼마나 부족한지 더 자세하게 말씀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우: "공공의료시설 비율은 병상 수 기준으로 할 때 OECD 국가 평균은 73%입니다. 의료불평등이 심각하다고 하는 미국도 27%, 일본은 22%에요. 한국은 10%에 불과합니다.
여기 성동의 병원들을 비유하자면, 유럽 같은 곳에서는 한양대 병원, 건대병원이 다 국립병원이고, 미국과 일본은 둘 중 한 군데는 국립병원이라고 보면 됩니다. 그런데 서울시를 보면 시립·국립 병원이 4%밖에 안 되죠.
보통 음압병상과 감염내과 의사를 제대로 갖추는 것은 국립병원에서나 가능한 일이에요. 보통 민간 병원에서는 년 1조 정도 수익을 내는데, 병상이 3000개 수준이니깐 병상 하나에 3억 이상을 뽑아내야 합니다. 평상시에는 음압병상이 안 돌아갈텐니, 민간병원에서는 음압병상 하나를 만들 때마다 1년에 3억을 못 벌게 되는 거죠.
2018년까지는 아산, 삼성병원도 음압병상이 없었다가 이동형 음압병상을 가지고 있는 수준입니다. 최소한 4중에 걸쳐 음압을 걸리게 하는 국가지정 음압병상은 서울에 서울대 병원, 서울의료원, 국립의료원에 있는 상황입니다."
정: "그런 상황이 이번 사태에서 어떤 문제를 일으켰나요?"
우: "광주 21세기병원에서 확진자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곳에 투입될 감염내과 의사 2명을 며칠에 걸려 겨우 구했습니다. 감염내과를 제대로 갖춘 공공병원이 없으니 그곳에 배치된 공공의료 인력도 없는 것이죠."
정: "맞습니다. 이에 대해 정부가 약속했던 것들도 있었는데 이뤄지지 않았죠."
우: "정확히는 1개 구마다 공공의료병원이 있어야 하는데, 그건 차치하더라도 최소한 2~3개 구마다 공공의료병원을 만들겠다고 했는데 전혀 늘어나지 않았죠. 중앙감염전문병원을 5개 권역마다 세우겠다고 했지만 하나도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정: "인의협에서 말한 '공공의료 인력 문제 해결 대책'에 매우 공감했습니다. 공공의대를 열어서 공공의료 인력을 확대하는 법안이었죠. 하지만 국회에서 통과가 안 되고 있는데요."
우: "국립 의약학계열의 정수를 50% 늘려 전액 장학생, 지역균형으로 뽑고, 지역 공공 의료에 10년 동안 의무 근무를 시키는 것을 주장해왔었습니다. 그렇게 해야만 공공 의료 인력이 늘어날 거에요.
그런데 그 공공의대 법안은 지역구 의원이었던 이정현 의원이 낸 법안이에요. 지역에서 새로운 의과대학을 만들겠다는 차원에서 발의했는데, 당시 국회에서는 미적지근했습니다. 그런데 사람이 바뀌고 나니 찬성했던 사람들이 반대하고 있는 등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시급한 공공 의료 인력 확충을 비롯 공공의료의 문제에 대해 정치권이 실제로 관심과 고민을 갖고 있는지 매우 의문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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