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월 7일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입당 기자회견에서 '조국 백서' 필자인 김남국 변호사가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사무총장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대학을 졸업한 이듬해인 2009년 봄, 온 국민을 충격에 빠뜨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는 그의 꿈이 결정되는 삶의 변곡점이 됐다. 일국의 대통령이 퇴행적인 보수언론과 검찰 권력에 맞서다 무참히 쓰러지는 모습을 본 것이다. 그가 내로라하는 법률 전문가가 되어 무소불위 대한민국 검찰과 맞장뜨겠다는 무모한 도전은 그렇듯 이미 오래 전에 시작된 것이다.
선출되지 않은 검찰 권력이 국민 다수의 선택으로 뽑힌 대통령을 능멸하고 죽음으로 내몬 사실을 기억하며 그는 법률 공부에 매진했다. 고등학교 학창 시절 그다지 공부에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그가 지금 법률가로서 뛰어난 기량을 뽐내는 건, 상처로 남은 그 기억 때문이다. 검찰보다 더 열심히 공부해야 그들의 손에 쥔 칼을 함부로 쓸 수 없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그는 일찌감치 문재인 후보를 지지한다고 했다. 이유는 단 하나였다. '검찰 개혁'. 예나 지금이나 그는 검찰 개혁이 완수되어야만 우리나라가 인권이 존중되는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가 될 수 있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그런 그에게 '조국'이라는 두 글자는 '검찰 개혁'과 동의어였을 것이다. 그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개인과는 아무런 인연이 없을 뿐더러, 그의 범죄 혐의를 감추고 두둔할 하등의 이유도 없다. 다만 조국의 낙마로 인해 더욱 기고만장해질 검찰 권력의 오만과 횡포에 맞서려고 했던 것일 뿐이다. 무소불위 검찰 권력에 맞서 단 한 번이라도 승리한 역사를 쓰고 싶다는 것이다.
지난해 그는 서초동 대검찰청 앞 촛불집회를 주도했다. 그가 단상에서 줄곧 외친 '조국 수호'는 '검찰 개혁'이라는 뜻이었는데도, 일부 정치인들과 보수언론은 위선적인 조국을 엄호하려는 구호로 낙인찍었다. 그가 참여한 '조국백서' 역시 조국 일가 수사에 대한 검찰과 언론의 그릇된 행태를 지적한 것인데도, 마치 그가 조국의 마름인 양 폄훼하고 왜곡하고 있다.
아예 '아군'인 민주당의 현역 국회의원조차 그를 '조국의 사람'이라며 공격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검찰 개혁이라는 '달'은 보지 않고, 조국이라는 '손가락'만 앞장서서 문제 삼고 있는 셈이다. 대통령의 공약대로 검찰 개혁이 순조롭게 이루어지는 상황이라면, 그가 구태여 출마까지는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를 애써 조국과 엮으려는 현역 국회의원이 검찰 출신만 아니었어도 그랬을 것이다.
그가 유능한 정치인으로 기억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이것 하나만은 장담할 수 있다. 이전투구의 정치판에서 대나무 부러지듯 꺾일지언정 알량한 기득권에 안주하거나 불의에 타협하는 정치인으로 타락하지는 않을 거라는 점이다. 그를 가까이에서 수십 년 지켜본 스승으로서 감히 단언하건대, 서른여덟의 '청년' 김남국의 이력에는 '오점'이 없다.
사족 하나. 그를 가르친 교사들에게 그는 좋은 '수업 교재'다. 공부보다는 인성이, 성적보다는 열정이 중요하다는 걸 몸으로 증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그가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20년이 다 되어가지만, 후배들 모두가 그의 이름은 물론 그가 어떠한 사람인지도 잘 알고 있다. 많은 후배에게 그는 '롤 모델'이다. 부디 맑은 영혼에 생채기가 나지 않길 바랄 뿐이다.
사족 둘. 민주당 김해영 의원은 김남국 변호사에게 '청년정치'를 했는지 자문해보라며 일침을 놓았다고 한다. 그를 대신해 스승인 내가 대답하겠다. 그가 까마득한 후배들조차 일일이 챙기고, 기꺼이 상담교사를 자처하며, 그들의 '형'으로 불리고, 그들의 비빌 언덕이자 '입'이 돼주겠다고 말하는 게 '청년 정치' 아니면 뭐겠는가. 그가 졸업한, 지금 내가 근무하고 있는 학교의 건물 벽엔 이렇게 적혀있다. '여러분은 젊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사랑받기에 충분합니다.' 그는 학창시절 숱하게 봤던 이 글귀를 또렷이 기억하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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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미뤄지고 있지만, 여전히 내 꿈은 두 발로 세계일주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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