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꽃받침이 꽃을 감싼 노란민들레는 보기 어렵습니다. 노랑이라 해서 다 같은 노랑이가 아닌데, 다 다른 아이들 다 다른 고운 빛을 마주하는 어른이 늘어나면 좋겠습니다.
숲노래/최종규
교무실 청소당번 하면서 알았다
선생님 옆자리와
휴지통을 비우면서 알았다
우리한테는 분리수거, 분리수거 하면서
선생님 휴지통은 온통
잡동사니였다 (별수 없다 /48쪽)
스스럼없이 말을 하고, 스스럼없이 말을 듣습니다. 그저 가르치는 자리에 서서 '내가 너희보다 나이도 많고 겪은 일도 많으니, 내 말을 따르라' 해도 좋을까요? 아니면 '나보다 나이도 적고 겪은 일도 적은 어린이하고 푸름이가 들려주는 말을 귀를 열고 들으'면 좋을까요?
"선생님 휴지통은 온통 잡동사니"였다고 털어놓을 수 있기에 글이 되고 시가 되며 노래가 되고 어깨동무가 됩니다. "너희만 할 때 우리도 맞고 컸다며 회초리를 들"은 일을 고스란히 밝히면서 참 부끄러운 줄 밝힐 수 있기에, 이 말씨 하나는 그대로 씨앗이 되어 서로서로 마음에 새로운 사랑으로 나아가는 징검다리가 될 수 있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엄마의 얼굴에 웃음이 가득했다
나는 이제부터 엄마에게
우리말이 서툴다고 짜증을 내는 대신
베트남 말을 열심히 배우기로 했다 (뜻밖의 배려/13쪽)
전라도사람이 서울에 가면 서울말을 배웁니다. 경상도사람이 광주에 가면 광주말을 배웁니다. 서울사람이 전라도나 경상도에 간다면? 이때에는 서울말은 한켠에 접어놓고서 전라말이나 경상말을 배울 만하지 싶습니다. 일본에 가면 일본말을, 미국에 가면 미국말을, 덴마크에 가면 덴마크말을 듣고서 배울 적에 서로 마음으로 사귈 수 있어요.
자, 그렇다면 생각을 더 이어 봐요. 한국이란 나라에 일을 하러 왔다가 이 나라가 마음에 들어서 뿌리를 내리려고 하는 이웃이 있어요. 이 이웃은 베트남사람이기도 하고 필리핀사람이기도 합니다. 라오스사람이거나 네팔사람이기도 해요. 이때 한국사람은 베트남말이며 필리핀말이며 라오스말이며 네팔말을 기꺼이 새로 배우며 손을 맞잡는 길로 갈 생각을 키울 수 있을까요?
네가 바람이요 나는 꽃이기에, 나는 너한테서 바람말을 듣고 배우며, 너는 나한테서 꽃말을 듣고 배웁니다. 네가 꽃이요 나는 바람이기에, 너는 나한테 꽃말을 들려주고, 나는 너한테 바람말을 속삭입니다. 시나브로 서로 활짝활짝 웃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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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꽃(국어사전)을 새로 쓴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를 꾸린다. 《쉬운 말이 평화》《책숲마실》《이오덕 마음 읽기》《우리말 동시 사전》《겹말 꾸러미 사전》《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비슷한말 꾸러미 사전》《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읽는 우리말 사전 1, 2, 3》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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