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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요미' 양효진, 13시즌만에 첫 MVP... 불리한 포지션 극복

[프로배구] 11시즌 연속 블로킹 1위에 빛나는 여자부 최고 센터, 남자부 MVP는 나경복

20.04.09 17:05최종업데이트20.04.09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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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요미' 양효진이 프로 데뷔 13시즌 만에 정상의 자리에 올라섰다.

현대건설 힐스테이트의 양효진은 9일 서울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린 도드람 2019-2020 V리그 팀 및 개인상 전달식에서 기자단 투표 30표 중 24표를 받는 압도적인 지지를 얻어 데뷔 후 처음으로 정규 리그 MVP에 선정됐다. 현대건설을 정규리그 1위로 이끈 이다영 세터와 리그 득점 1위에 오른 발렌티나 디우프(KGC인삼공사)는 각각 3표를 받으며 후보에 오른 것에 만족해야 했다.

한편 남자부에서는 토종 선수 중 득점 1위에 오른 우리카드 위비의 윙스파이커 나경복이 30표 중 18표를 받아 10표를 받은 대한항공 점보스의 안드레스 비예나를 제치고 리그 최고의 선수가 됐다. 신인왕 투표에서는 강력한 서브를 앞세운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의 박현주가 여자부, 삼성화재 블루팡스의 정성규가 남자부 신인왕에 올랐다. 팀을 정규리그 1위로 이끈 현대건설의 이도희 감독과 우리카드의 신영철 감독은 감독상의 주인공이 됐다.

포지션의 불리함 이겨낸 양효진, 압도적인 활약으로 MVP 선정
 

양효진이 없었다면 현대건설의 정규리그 1위는 상상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 한국배구연맹

 
V리그를 오랜 기간 즐겨 본 배구 팬이라면 양효진의 MVP 수상이 처음이라는 사실을 의아하게 생각할 것이다. 2009-2010 시즌부터 이번 시즌까지 무려 11시즌 동안 단 한 번도 블로킹 1위 자리를 놓친 적이 없는 양효진은 자타가 공인하는 V리그 여자부 최고의 센터이자 스타 플레이어이기 때문이다. 그 어떤 종목에서도 특정 선수가 하나의 개인 타이틀을 10년 넘게 독식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또한 양효진은 V리그가 베스트7을 선정해 시상한 2014-2015 시즌부터 이번 시즌까지 무려 6시즌 연속 센터 부문 베스트7에 선정됐다. 재미있는 사실은 지난 6시즌 동안 양효진과 함께 센터 부문 베스트7에 선정된 선수가 모두 달랐다는 점이다. 바꿔 말하면 양효진은 매 시즌 수상자가 바뀔 정도로 경쟁이 치열한 센터 자리에서 홀로 6시즌 연속 베스트7을 독식할 정도로 군계일학의 활약을 펼쳤다는 뜻이다.

하지만 양효진에게 MVP 타이틀이 주어진 것은 IBK기업은행 알토스와의 3경기에서 51.61%의 성공률로 55득점을 퍼부었던 2015-2016 시즌 챔피언 결정전 MVP가 유일했다(양효진은 올스타전에서도 한 번도 MVP에 선정되지 못했다). 양효진은 센터라는 포지션의 특성 때문에 후위로 빠지면 리베로와 교체된다. 전후위를 넘나들며 많은 득점을 올리는 공격수들에 비해 저평가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센터이기 때문에 MVP투표에서는 매번 불리할 수밖에 없었지만 그렇기 때문에 양효진의 가치는 더욱 올라간다. 실제로 양효진은 서브득점을 제외한 모든 득점을 전위에서 올렸음에도 2011-2012 시즌과 2013-2014 시즌 국내 선수 중 득점 1위를 차지했고 거의 매 시즌 센터들 중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올렸다. 양효진은 이번 시즌에도 26경기에서 429득점을 기록하며 득점 전체 6위, 팀 내 1위에 올랐다.

양효진은 이번 시즌 여자부 최초로 5500득점을 돌파했다. 1200개의 블로킹은 남녀부 모두 합쳐 양효진을 제외한 그 어떤 선수도 이루지 못한 업적이다. 물론 나이가 30대로 접어 들면서 고질적인 부상 부위도 늘고 있지만 여전히 리그에서 양효진의 아성을 넘볼 만한 센터는 보이지 않는다. 10년 넘게 전성기 기량을 유지하고 있는 'MVP' 양효진의 플레이를 즐길 수 있는 현재의 배구팬들은 행복한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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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배구 도드람 2019-2020 V리그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양효진 정규리그 MV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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