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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많은 인간군상 속 선택해야 할 가치

[리뷰] 연극 <어나더 컨트리>, 오는 8월 16일까지 무대 올라

20.06.29 16:18최종업데이트20.06.29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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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어나더 컨트리' 공연 장면 ⓒ 사진=페이지원


신인 등용문으로 알려진 연극 '어나더 컨트리'의 귀환이다.
 
'어나더 컨트리'는 영국의 극작가 줄리안 미첼(Julian Mitchell)이 실존 인물과 사건을 모티브로 쓴 연극으로 1981년 영국에서 초연된 후 1982년 올리비에 어워드 '올해의 연극상'과 '연극 부문 올해의 신인상'을 수상한 수작이다. 콜린 퍼스, 루퍼트 에버릿, 케네스 브래너, 다니엘 데이 루이스, 톰 히들스턴 등 수많은 스타가 거쳐 가며 신인 등용문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2019년 한국 초연도 전 배역 오디션을 통해 신예들을 발굴해내며 연극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기도 했다. 1년 만에 다시 돌아온 '어나더 컨트리' 재연 역시 신예들이 대거 합류해 실력있는 기성 배우들과 함께 호흡을 맞춘다.
 

연극 '어나더 컨트리' 공연 장면 ⓒ 사진=페이지원

 
파시즘과 대공황으로 혼란스러웠던 1930년대의 영국의 명문 공립학교를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당시의 시대상을 그대로 축소시킨 듯 각자의 이해관계를 가진 11명의 캐릭터가 시대적 배경과 어우러져 하나의 유기체처럼 움직인다. 고학년과 저학년, 강자와 약자, 부와 빈곤, 이성애자와 성 소수자.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이렇게 다양한 사람이 살아가며 복잡했음을 느끼게 한다.
 
작품은 주인공 '가이 베넷'과 '토미 저드'의 이야기에 집중돼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10명이 넘는 인물 모두 각기 다른 이해관계를 가지고, 각자의 이념을 지니며 살아간다. 원칙을 지켜야 한다거나, 자유를 누리고 싶다거나, 이상적인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거나. 비슷해 보이기도 하지만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각자의 이익과 목적에 다다르기 위해서 다른 길을 걷고 있다. 

그들을 보고 있자면 '나는 어떤 인물과 닮아 있는가' 하는 질문부터 '나였더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 것인가' 질문하게 된다. 그리고 우리의 이념과 성적취향은 '본능'인지 '선택'인지 직접적으로 질문을 던진다. 이 세상에서 존재하는 수많은 가치 중 어느 것을 따라야 할지 여러번 곱씹게 만든다.

 

연극 '어나더 컨트리' 공연 장면 ⓒ 사진=페이지원

 
빠른 기간에 돌아온 재연인 만큼 내용상 큰 변화는 없지만 학생들의 대립 구조가 초연보다 더 명확해졌다는 느낌을 준다. 
 
'어나더 컨트리'는 이해준, 강영석, 지호림, 김찬호, 손유동, 문유강, 이지현, 조훈, 남가람, 김태오 배훈, 한동훈, 김윤동, 심수영, 김영국, 최유현, 김리안, 윤석원, 김철윤이 출연하며 오는 8월 16일까지 대학로 서경대학교 공연예술센터 스콘 1관에서 공연된다.
어나더컨트리 연극 문유강 강영석 이해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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