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축구 심판의 비상을 꿈꾸는 '레바논 여성심판' 두무 알 바카르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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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우(pyw0304)등록 2020.07.22 17:17
 

레바논의 여성 심판 두무 알 아카르 ⓒ FIFA

  중동의 여성인권 문제는 하루 이틀 다뤄진 문제가 아니다. 2019년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세계 성차별 지수에서도 최하위권의 몫은 예멘, 이라크, 파키스탄 등 중동 국가가 차지했다. 그나마 긍정적인 부분은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낮은 중동 국가에서 조금씩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한 현상이 스포츠계에서 확실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FIFA는 22일 홈페이지를 통해 레바논 여성 심판 두무 알 바카르의 이야기를 전했다. 두무 알 바카르는 레바논을 대표하는 여자축구 심판으로 남자축구경기에서 여러 차례 심판을 맡으며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중동 여성에 대한 예전의 인식이라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하지만 이란은 지난해 10월, 38년만에 여성의 축구장 입장을 허용했고 사우디에서는 자국 역사상 최초의 여성 축구리그가 만들어졌다는 소식이 들려오기도 했다. 열악한 여성의 인권은 스포츠를 통해 조금씩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여자 축구가 중동에서 인기를 끌면서 중동에서 여자축구 경기에서 여자 심판이 나서는 것이 이상하지 않을 정도이다.
 
두무 알 바카르는 선수생활을 접은 뒤 코치 생활을 거쳐 2014년 자국에서 열린 심판 육성 프로그램에 참가하며 심판의 세계에 뛰어들었다. 두무 알 바카르는 FIFA와의 인터뷰를 통해 "축구심판의 길에 들어선 것은 나에게 새로운 도전이었고 나는 새로운 것을 배우고 싶었다. 당시엔 경기에 심판으로 배정되고, 축구계에서 스스로 더 발전하고 있다는 생각이 좋았다"고 밝혔다.
 
그녀는 자국 여자축구 리그와 레바논 여자 컵 결승전에서 심판으로 수차례 배정되는 등 심판이라는 새로운 분야에서 성공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어 AFC U-16과 U-19 여자선수권대회 예선, 여자 축구 올림픽 예선을 비롯해 서아시아의 여러 여자 대회와 바레인, UAE, 레바논, 요르단의 여자 축구 경기에서도 심판을 맡기도 했다.
 
심판으로써 능력을 인정받은 두무 알 바카르는 2016년 국제심판 자격을 획득했다. 이후 그녀는 레바논 2부 리그와 유소년 대회 등 남자 축구 경기에서 심판을 맡으며 중동 여성 축구 심판으로써의 역사를 써 내려갔다. 그녀는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로 2017년에 배정된 국제 경기인 하계 유니버시아드 결승전 일본과 브라질의 경기를 꼽았다. 처음으로 레바논을 벋어나 심판을 맡은 경기였고 수많은 팬들이 지켜보고 있어 그 감정을 잊을 수 없다고 이유를 밝혔다.
 
레바논 여자 축구 심판의 역사를 써온 그녀의 꿈은 무엇일까. 두무 알 바카르는 "나는 아시아에서 성공해서 좋은 이름을 날리고 싶다. 이후 최종적으로는 레바논을 대표해 월드컵에서 심판으로 나서고 싶다. 다만 엄청난 인내를 필요로 하는 긴 여정이 될 것"이라며 목표를 밝혔다.
 
"내가 아니더라도 다른 여자 심판이 월드컵 무대에 설 것이라 확신한다"는 두무 알 바카르. 그녀의 꿈과 도전이 많은 중동 여성들에게 희망이 되어 더욱 큰 반향을 일으킬 것이라 많은 사람들은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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