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이 7월 28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 출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희훈
전씨는 택배노동자들은 근로기준법상 노동자 신분이 아니고, 개인사업자로 되어 있는 특수고용노동자이기 때문에, 연차나 병가를 낼 수 없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만약 아프거나 경조사가 있어서 쉬어야 하는 경우에는, 자신의 물량을 대신해줄 사람을 스스로 구해놓고 쉬어야 한다. 이를 '용차'라 하는데, '용차'를 쓰게 되면 택배 노동자가 평소 받는 건당 수수료의 두 배 정도를 용차 기사에게 지불해야 한다. 때문에 당일 수입이 없을 뿐 아니라 많은 손실이 발생한다.
지난 7월 5일 김해에서 과로로 사망한 CJ대한통운 소속 서형욱씨는 이런 이유로 며칠 전부터 가슴 통증이 있었음에도 참고 일했다고 한다. 올해 공식적으로 확인된 택배 노동자의 과로사는 4건이다. 그중 지난 5월 4일 광주에서 사망한 정상원씨는 주안씨의 친한 동료였다.
"제 옆에서 일하시던 분이었어요. 형 동생 하던 사이였고요. 작업하는 현장에서 커피도 마시고 이런저런 얘기도 하고 친했죠."
택배 기사들이 현장에서 체감하는 코로나 여파는 상당하다. 택배 물량이 30% 정도 증가했다. 이에 따라 하루 12~13시간씩 일하던 노동시간도 14~17시간으로 늘었다. 그나마 8월 들어 휴가와 함께 물량 증가가 주춤하고 있지만, 해마다 택배 물량이 폭증하는 9·10·11월을 앞두고 있다. 택배연대노동조합은 코로나로 늘어난 물량과 함께 9월을 맞이하는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 이에 60여 개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시민단체연합회인 '과로사 대책 위원회'가 꾸려졌다.
"최근 몇 년 동안 택배 산업이 급성장했잖아요. 이전에는 택배 물품을 분류해서 차량에 싣는 작업에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어요. 그런데 지금은 택배 배송보다 분류작업 하는 시간이 훨씬 길어졌어요. 5시간 이상 어떤 때는 7시간씩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시간은 사실 무임금 노동이고요. 그래서 노조에서는 계속해서 분류작업과 배송업무를 나누고, 회사에서 분류 작업에 투입할 직원을 고용하라고 얘기하고 있고요. 지금 당장 못한다면, 코로나로 계속 과로사가 발생하는 상황이니 한시적으로라도 지원해 달라는 겁니다."
전주안씨는 노동법상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하기에, 택배노동자를 보호할 수 있는 최소한의 법적 장치가 없는 것도 문제라 했다. 2019년 8월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택배법'이라 불리는 '생활물류서비스법'을 발의했으나, 통과되지 못하고 폐기됐다. 전씨는 국회에 계류 중인 이 법이 꼭 올해는 통과되어야 한다는 말을 덧붙였다.
"정부 차원에서 택배 노동자의 노동 환경을 조사해서 과로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물량이 폭주하는 하반기가 되기 전에 택배 회사, 노동자, 시민단체, 정부가 참여하는 민관공동체를 마련해서 실효성 있는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아직 갈 길 멀지만, 한 걸음씩 또박또박
▲ CJ대한통운 노동자들의 '8월 14일 택배없는 날' 인증 사진
이광운
▲택배휴가 CJ대한통운 노동자들의 '8월 14일 택배없는 날' 인증 사진
이광운
이광우씨는 택배 노동자가 사람다운 노동환경에서 정당한 대우를 받아야 국민들도 정당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저희가 고생하는 것을 고객들이 다 아시거든요. 눈에 보이니까요. 그래서 언제부터인가 불쌍한 눈으로 바라보시고 미안해하시고 그럽니다. 그런데, 이게 고객들이 미안해할 일은 아니거든요."
택배 기사의 법적 신분은 대리점과 계약을 맺은 개인사업자로 되어 있어 노동자로서의 최소한의 보장을 받지 못한다. 대리점 소장들도 영세한데다가 1년 단위로 회사와 재계약을 하는 구조여서 회사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사실상 택배 회사의 매뉴얼에 따라 지휘 감독을 받는 택배 노동자들을 원청에서 직고용하고, 노동자 신분을 보장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
택배 노동자들은 이번 휴가가 과로의 위기에 내몰리는 택배 노동 현장을 바꾸는 출발점이 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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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여 년의 교직 생활 경험을 바탕으로 구체적 절망과 섬세한 고민, 대안을 담은<경쟁의 늪에서 학교를 인양하라(지식과감성)>를 썼으며, 노동 인권, 공교육, 미혼부모, 입양 등의 관심사에 대한 기사를 주로 쓰고자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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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택배 없는 날, 28년 만에 첫 휴가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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