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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 흥국생명 3단계 업그레이드... '충격적 강팀' 평가

공격·수비·블로킹 동반 강화... 김연경 휴식 줘가면서 1위 현대건설 '완파'

20.08.31 13:58최종업데이트20.08.31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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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 첫 '국내 대회 복귀전'... 2020 KOVO컵 여자배구 대회 (충북 제천체육관, 2020.8.30) ⓒ 한국배구연맹

 
세계 최고 슈퍼 스타 김연경이 가세한 흥국생명의 전력은 '상상 이상'이었다.

대중과 팬들의 관심도 엄청났다. 경기 내내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김연경과 이다영, 이재영, 고예림 등 여자배구 선수들의 이름이 상위권에 오르내렸다.

김연경(32·192cm)은 30일 오후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열린 '2020 KOVO컵 여자배구 대회'에 출전했다. 10년 만에 국내 대회 복귀전을 치른 것이다.

김연경의 마지막 국내 대회 출전은 2010년 8월 28일부터 9월 5일까지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개최된 '2010 수원· IBK기업은행컵 프로배구 대회'(2010 KOVO컵 대회)였다. 

KOVO컵 대회는 한국배구연맹(KOVO)이 매년 비시즌 기간에 주최하는 컵 대회이다. 이번 2020 KOVO컵 대회는 공식 명칭이 '2020 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 대회'이다. 현재 충북 제천시 제천체육관에서 '무관중' 경기로 열리고 있다. 남자배구 대회는 22일부터 29일까지 치러졌다. 여자배구 대회는 30일부터 9월 5일까지 연달아 진행된다.

김연경 장착한 흥국생명, 다른 팀 감독들도 '충격'
 

흥국생명 선수들 경기 모습... 2020 KOVO컵 여자배구 대회 (2020.8.30) ⓒ 한국배구연맹

 
30일 열린 2020 KOVO컵 여자배구 대회 개막전은 김연경이 합류한 흥국생명과 지난 시즌 V리그 정규리그 1위 팀인 현대건설의 맞대결이었다.

흥국생명이 현대건설을 세트 스코어 3-0(25-15, 25-13, 25-22)으로 가볍게 완파했다.

현대건설은 외국인 선수 루소(187cm)가 공격과 수비 모두 수준 높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그러나 2세트 중반 10-6으로 앞선 상황에서 발목에 가벼운 부상이 발생해 코트 밖으로 나갔다. 루소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현대건설은 '김연경 있는 흥국생명'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김연경은 첫 복귀전부터 강력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김연경(192cm), 이재영(178cm), 루시아(195cm)로 구성된 흥국생명의 공격 삼각편대는 예상했던 대로 막강했다. 또한 센터 김세영(190cm), 이주아(185cm), 세터 이다영(179cm)이 가세하는 블로킹 벽도 압도적이었다. 

김연경은 수비에서도 택배 리시브, 끈끈한 디그, 세터나 다름없는 2단 연결을 선보였다. 그러면서 흥국생명의 수비 조직력과 안정감이 대폭 향상됐다. 김연경의 이날 수비력은 기록으로도 증명됐다. '순수 리시브 성공률'을 의미하는 리시브 효율 부문에서 김연경은 54.55%(점유율 26.2%)를 기록했다. 이날 경기를 치른 4팀 선수 중 가장 높은 수치다. 4팀의 레프트 공격수는 물론, 리베로보다 뛰어난 리시브 능력을 선보였다는 뜻이다.

흥국생명은 지난 4월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대표팀 주전 리베로 김해란의 은퇴로 수비력 약화가 우려됐었다. 결국 기우에 불과했다. 김연경, 이재영의 수비 도움을 받은 도수빈(166cm) 리베로마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김연경의 존재가 흥국생명의 전력을 3단계로 업그레이드시킨 것이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2세트와 3세트 중반에 큰 점수 차로 앞서갈 때마다 김연경을 빼고 여유로운 경기 운영을 펼쳤다. 현장에서 경기를 지켜본 다른 프로팀 감독들도 언론과 인터뷰에서 '상상 이상의 전력'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김연경 "아직 50%도 못 보여줬다"... 박미희 "천천히 적응"
 

현대건설 선수들 경기 모습... 2020 KOVO컵 여자배구 대회 (2020.8.30) ⓒ 한국배구연맹

 
김연경은 경기 직후 중계 방송사와 인터뷰에서 "오늘 경기에서 제가 한 퍼포먼스는 아직 50%도 못 보여드린 것 같다"며 "앞으로 계속 경기가 있기 때문에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과거 2005-2006시즌부터 V리그 3회 우승을 했을 당시의 흥국생명과 지금의 흥국생명 중 어느 팀이 더 강한지를 뽑기는 어렵다"며 "당시에도 정말 강했던 기억이 있어서 둘 다 좋은 팀이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이어 "이제 첫 경기를 시작했고, 앞으로 많은 분들이 저뿐만 아니라 여자배구 모두를 더욱 응원해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도 경기 직후 언론 인터뷰에서 "오늘 경기에서 김연경 본인이 더 할 수 있었지만, 다른 선수들에게 득점 기회를 주려고 한 것 같다"며 "지금은 힘을 100% 쓸 때가 아니기 때문에 무리가 갈 수 있어 차근차근 적응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연경이 다른 팀원들에게 안정감을 준다는 게 더 중요한 효과"라고 덧붙였다.

김연경은 경기 직후 언론 인터뷰에서 실시간 검색어에 오른 것과 무관중 경기에 대한 소감을 묻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감사하다. 팬이 있을 때 더 설레고 긴장감도 느껴진다"며 "관중이 없어서 연습경기를 하는 느낌이 있다. 빨리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져서 일부 팬들이라도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연경과 흥국생명의 다음 경기는 31일 오후 7시 IBK기업은행과 맞대결이다. 이 경기도 스포츠 전문 채널인 KBSN SPORTS와 SBS Sports가 동시 생중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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