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3년 10월 19일 서대문독립공원 근처에서 열린 집회에서 한 교사가 '참교육 한길로 당당하게'라고 쓰인 알림판을 들고 있다.
장호철
어쨌든 노동부 통보 이후 7년, 내가 학교를 떠난 지 4년 만에 전교조는 다시 합법 지위를 회복하게 되었다. 합법화에 걸린 10년에 비기면 7년의 세월은 짧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법률 시행령에 기대어 내린 전 정권의 전횡과 뒤이은 헌법재판소의 합헌 결정은 대중의 상식을 뒤엎는 것이었고, 그 상식이 회복되는 데 7년이 걸렸으니 그건 오히려 10년보다 길다.
'비정상의 정상화'를 표방한 문재인 정부에서 모든 불합리와 모순의 원상회복이 시급하게 이루어질 거라고 본 사람들의 기대는 꼼짝없이 어그러졌다. 그것도 조직의 합법 지위 회복 앞에서 동료들이 담담한 이유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헌법재판소에서 합헌 결정을 넘어 대법원이 10:2로 원심을 파기한 것은 어쨌든 역사의 진전이라는 사실을 부정할 순 없겠지만.
축하하려면 얼마든지 축하할 만한 일이건만, 나는 무심히 며칠을 보냈다. 1989년에 함께 해직되었던 오래된 벗들과도 따로 통화하지 않았다. 해직 상태에 있던 후배 교사들이 학교로 돌아가고, 오래 중단된 단체교섭도 서둘러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전교조의 과제, '정권은 짧고 노동은 영원하다'
이 상식의 회복에 다시 딴지를 거는 보수 정당과 언론의 존재는 전교조를 비롯한 노동 시민단체가 가야 할 길이 얼마나 먼지를 환기해 준다. '대법원의 정권 코드 맞추기', '정치적 결정'이라는 등의 딴지는 "전교조 법외노조 처분의 본질은 법리가 아니라 색깔론"(한겨레) 앞에 힘을 잃을 수밖에 없긴 하다. 그러나 이 오랜 색깔론도 전교조가 극복해 나갈 과제라는 사실은 변함없다.
조합원의 사회경제적 지위 향상, 즉 임금 인상을 위해 파업을 불사하는 일반 노동조합과 달리 전교조에 단체행동권이 주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까지 전교조가 여러 방식으로 표명한 주장 가운데 경제적 지위와 관련한 부분은 거의 없다.
오히려 교육의 다른 주체들, 학생과 학부모의 이해를 대변하거나 교육적 모순을 해소하려는데 집중해 왔다. 이는 신문과 방송을 포괄한 언론노조, 과학기술 노동조합, 진보적 의사와 변호사들의 단체 등이 그런 사회적 공기로서 구실을 다하려 하는 이유와 맞닿는다.
최근, 반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 상황인데도 의과대학 정원 확대 등에 반발한 의사들의 파업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저러한 이유를 들며 항변하지만, 그것은 저들의 파이가 주는 데 대한 반발이라는 시민들의 상식적 이해를 넘지 못한다.
정부와 의협의 합의에도 불구하고 전공의와 의대생이 파업을 이어간다고 하는 소식 앞에 나는 분노를 넘어 깊은 무력감을 느낀다. 의사들이 자기 이해가 아니라 코로나19가 환기한 공공의료의 보완이라는 시대적 명제를 내걸고 휴진하고 시민들의 지지를 요구하는 날은 언제쯤 올 수 있을까.
▲ 고용노동부 장관이 전교조 위원장에게 보내온 공문. 제목은 '노동조합 아님 통보 취소 알림'이라 적혀 있다.
노동부
이 글을 쓰고 있는데 앞서 정양 중인 김 형님이 카톡으로 노동부의 "'노동조합으로 보지 아니함 통보' 취소 알림" 공문 이미지를 보내왔다. 왜 그걸 보내주었는지는 미루어 짐작할 만하다. 공문 아래에 고용노동부 장관의 직인이 선명하다.
정권 교체와 무관하게 한 나라의 행정은 지속성과 일관성을 갖추어야 마땅하다. 어느 날, 다시 정권의 이해와 인식에 따라 이 통보가 뒤집힐 날은 없어야 한다는 말이다. 앞의 기사에서 썼듯 "정권은 짧고, 사람들의 삶과 노동은 영원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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쉰이 넘어 입문한 <오마이뉴스> 뉴스 게릴라로 16년, 그 자취로 이미 절판된 단행본 <부역자들, 친일문인의 민낯>(인문서원)이 남았다. 몸과 마음의 부조화로 이어지는 노화의 길목에서 젖어 오는 투명한 슬픔으로 자신의 남루한 생애, 그 심연을 물끄러미 들여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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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 단결권' 되찾는 데 7년, 그건 너무 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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