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제징집 녹화·선도공작 진실규명과 명예훼복을 위한 국회토론회’가 3일 오후 2시 국회 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개최됐다.
강제징집 녹화선도공작 진실규명추진위
이용선 의원(서울 양천을, 더불어민주당)은 개회사에서 "2006년 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이하 국방부과거사위) 발표에 따르면 80년대 초 1천 명이 넘는 강제징집과 1천 명이 넘는 녹화공작 피해자들이 고통을 당했다"라며 "인권유린과 의문사로 이어진 권력의 폭력을 파헤쳐 어두운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윤병기 강녹진 상임위원장은 개회사에서 "40여 년을 끌어안고 살아온 아픔을 소환하는 자리, 아직도 진상규명이나 책임자 처벌이 안 되는 상황에 미안함과 책임을 느낀다"라며 "늦었지만 이제라도 책임을 다하려 토론회를 만들었고 6월 광주 토론회 뒤 3번이나 연기해 열리는 행사이니만큼 '이제 시작'이지만 '끝까지 간다'는 맘으로 힘을 내자"라고 당부했다.
81~84년 보안사 '학원 좌경화 예방' 폭력조치
토론 발제에 앞서 한양대(81학번) 재학 중 강제징집 당해 녹화공작을 강요당하다 생을 마감한 한영현의 친구 이문범씨의 사례 증언이 있었다. 한영현과 이씨는 탈반(민속문화연구회)에서 만났고, 한영현은 부천 야학으로 이른바 '문제학생'으로 찍혀 경찰조사를 받고 지도휴학 뒤 83년 4월 강제징집을 당했다. 3달간 보안사 조사·취조와 개조교육, 그리고 녹화사업(프락치) 강요를 받다 3달만에 스스로 생을 마감(2002년 의문사진상위 보고)했다.
"피폐한 육체, 감당하기 힘든 프락치 강요, 최후 저항으로 죽음을 택했을 겁니다. 국방부는 '가정문제로 자살했다'고 발표했죠. 진실을 규명해야 합니다."
이어 '강제징집 녹화·선도공작의 역사적 성격과 의미' 발제에서 황병윤 강녹진 공동위원장은 "권력의 불법적이고 비도덕적 징집으로 강제로 병역을 치른 '특수학적변동자'(아래 특수학변자, 제적·정학·휴학 등)는 △시위집회 채증 체포된 경우 △특정사건에 관련됐지만 실정법상 구속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 △정보기관의 학내 소요예방을 위한 격리대상 판단에 따라 개학 전후 강제징집 당했다"며 "정권은 학원 종교 노동계의 좌경화 예방을 이유로 특수학변자를 협박·구타·고문·회유해 '녹화'(정신개조)→'순화'(정신개조 완료)→'활용'(프락치 활동)했다"라고 언급했다.
황 위원장은 또 "1500여 명에 가까운 피해자들은 폐소공포증, 분노조절장애 등을 겪고 있으며 그런 고통을 참고 견디며 학교에서 노동현장에서 더 나은 사회를 만들려고 노력해왔다"며 "진실과 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아래 진화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기본법 지난 5월 개정) 2기 활동이 시작된 만큼 강제징집과 녹화사업의 국가폭력 진상을 규명해 책임자를 처벌하고 집단적 배상(특별법 제정으로)을 받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국방부과거사위 활동 성과와 과제' 발제에서 염규홍 전 국방부과거사위 조사과장은 "2006년 발표한 강제징집 녹화사업 조사결과에 따르면, 1980년 9월부터 1984년 1월까지 이어진 강제징집에는 1천 152명, 82년 9월부터 1984년 12월까지 이어진 녹화사업에는 강제징집자 921명을 포함한 1천 192명이 대상이었다"라고 말했다.
1500여 명 피해자 폐소공포증 분노조절장애 앓아
염 전 과장은 이어 "불법적 강제징집 정부 문서로 '소요 관련 대학생 특별조치 방침'(국방부 발표)과 '특수학변자 명부'(보안사 작성)를, 녹화사업 정책 문서로 '대의식화 전담 공작과 신설 운용방안'(보안사)와 '특수학변자 심사 및 순화계획 보고'(보안사)를 확보했다"며 "전두환의 직접적 지시에 따라 국방부 내무부 문교부 정보기관이 진행한 위법행위라는 과거사위 판단이 있는 만큼 특별법 제정을 통해 명예회복 및 배상과 책임자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강제징집 녹화선도사업(강녹선) 진실규명과 피해회복을 위한 과제' 발제에서 조영선 변호사(전 국가인권위 사무총장)는 "강제징집과 녹화사업은 국방부과거사위에서 1천 4백여 명의 피해자가 확인됐고, 진화위법 개정으로 소멸시효 문제가 해결된 만큼 2기 진화위에서 진실이 규명될 경우 국가배상을 청구할 수 있게 됐다"라고 평가했다.
조 변호사는 특히 "강녹선 사건은 군 보안사 등에 의해 1천 명 이상 피해자를 양산한 전두환 신구부 인권침해 및 국방농락 사건으로 피해자들이 함구하며 살고 있는 현재진행형 사건인 만큼 개별 입증을 통해 진상을 밝히는 지루한 소송보다는 특별법을 통한 일괄 배상, 국가기관의 사과와 명예회복 조치가 이뤄져야 마땅하다"라고 주장했다.
'1970~80년대 군사독재하 국가폭력 청산방안' 발제에서 이대수 유신청산민주연대 운영위원장은 "유신체제는 1970년대 독재정권 유지를 위해 만든 불법 국가폭력 시스템으로 부마항쟁을 계기로 김재규 총탄에 박정희가 쓰러지며 일단락됐지만 유신의 각종 제도와 사법 통치기구는 존속 또는 변형된 형태로 유지되고 있다"며 "수구의 배경이자 한국사회의 인권과 평화를 제약하는 이런 적폐들을 해소해야 밝은 미래를 기대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진화위법' 개정 진상규명 길 터, 배상 특별법 필요
이 운영위원장은 아울러 "국민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할 군이 계엄령과 위수령 등을 내세워 독재권력의 하수인으로 불법 폭력을 일삼고 여러 차례의 쿠데타로 민주주의를 능멸한 불행한 역사를 낱낱이 밝히지 않으면 되풀이될 수 있다"며 "유신독재 연장선상에서 벌어진 불법폭력 진상규명에 힘을 보태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1
공유하기
강제징집·프락치강요 피해자들 36년만에 '숨겨온 고통' 꺼냈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