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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 김원형, 5년 만에 감독으로 친정 복귀

[KBO리그] 6일 SK와 2년 총액 7억 원 계약, 두산은 코칭스태프 재정비

20.11.06 13:45최종업데이트20.11.06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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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가 2021 시즌을 이끌 새로운 사령탑을 일찍 내정했다.

SK 와이번스 구단은 6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올 시즌을 끝으로 사임한 염경엽 감독의 후임으로 두산 베어스의 김원형 투수코치와 계약기간 2년, 총액 7억 원(계약금2억+연봉 연2억5000만원)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2011년 SK에서 은퇴해 2016년까지 SK에서 투수코치로 후배들을 지도했던 김원형 감독은 5년 만에 감독으로 친정팀에 복귀했다.

SK는 6일 외국인타자 제이미 로맥과 총액 115만 달러에 재계약했고 우완 윌머 폰트와 100만 달러, 아티 르위키와 75만 달러에 계약을 체결하며 10개구단 중 가장 먼저 외국인 선수 계약을 마무리했다. 여기에 감독선임까지 일사천리로 마무리하면서 내년 시즌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한편 올 시즌 감독대행으로 팀을 이끌었던 박경완 수석코치는 2002년 SK 유니폼을 입은 지 18년 만에 팀을 떠나게 됐다.

 

프로야구 SK 와이번스가 김원형 두산 베어스 코치를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했다고 6일 밝혔다. 사진은 김원형 SK 신임 감독. ⓒ 연합뉴스

 
역대 최연소 노히트노런 기록 가진 '어린 왕자'

1991년 제8구단 쌍방울 레이더스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한 김원형 감독은 쌍방울에서 9년, SK에서 12년 간 프로 생활을 이어가며 통산 134승을 올린 레전드 투수 중 한 명이다. 쌍방울 시절에 2번, SK 시절에 2번 두 자리 승수를 올렸던 김원형 감독은 15승 이상을 따낸 시즌이 한 번도 없었음에도 통산 다승 9위, 이닝4위(2171이닝)에 올라 있을 정도로 꾸준함이 돋보이는 투수였다.

김원형 감독은 루키 시즌이었던 1991년 8월14일 해태 타이거즈전에서 당대 최고의 투수 선동열과의 맞대결에서 1-0 완봉승을 거두며 일약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그리고 3년 차 시즌이었던 1993년 4월 30일에는 만20세 나이에 OB베어스(현 두산)전에서 최연소 노히트노런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이는 29년의 긴 세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깨지지 않고 있는 김원형 감독을 대표하는 기록이다.

선수생활의 황혼기였던 2007년 쌍방울에서 4년 동안 한솥밥을 먹었던 김성근 감독과 재회한 김원형 감독은 2008년 롱릴리프로 활약하며 12승6패 평균자책점3.12의 성적으로 마지막 전성기를 보냈다. 하지만 2008년을 끝으로 크고 작은 부상으로 더 이상의 승리를 챙기지 못한 김원형 감독은 2010년부터 사실상 1군 전력에서 밀려났다가 2011 시즌이 끝난 후 현역에서 은퇴했다.

은퇴 후 SK에서 불펜코치와 투수코치를 역임한 김원형 감독은 자신이 코치가 된 직후에 입단한 문승원을 특별관리하며 키웠다. 김원형 감독으로부터 커브를 전수 받은 문승원은 2018년부터 SK의 붙박이 선발로 활약했고 현재는 SK의 토종 에이스로 성장했다. 2017년 롯데 자이언츠로 자리를 옮겨 투수 및 수석코치로 활동하던 김원형 감독은 작년 두산에 합류해 한국시리즈 우승에 힘을 보탰다. 

김원형 감독은 올해도 두산의 1군 투수코치를 역임하며 두산을 팀 평균자책점 1위(4.31)로 이끌었다. 특히 시즌 중반에는 SK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이승진을 필승조로 만들었고 외국인 투수 크리스 플렉센에게 주무기가 된 커브를 장착시켰다. 두산이 올 시즌 심한 기복 속에서도 3위로 정규리그를 마칠 수 있었던 것은 김원형 감독의 역할이 작지 않았다. 하지만 SK의 사령탑으로 선임된 김원형 감독은 플레이오프부터 더이상 두산과 함께 할 수 없다.

PS 도중 김원형 감독과 작별하고 코치진 재편한 두산

사실 두산이 포스트시즌 도중 코칭스태프를 다른 팀에 빼앗기는 것은 연례행사가 됐다. 두산이 최근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3번의 우승을 차지했을 만큼 독보적인 성적을 올리고 있으니 두산의 코칭스태프를 다른 구단에서 호시탐탐 노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두산은 시즌이 완전히 끝나기 전에 코치가 타 팀 감독으로 내정됐을 경우 그 해 한국시리즈 결과가 좋지 않았다는 징크스가 있다.

2017년에는 2015년부터 3년 간 두산에서 투수 및 수석코치를 역임하던 한용덕 수석코치가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한화 이글스의 새 감독으로 내정됐다는 루머가 돌았다. 한용덕 감독은 한국시리즈 3연패를 노리는 두산에게 피해를 입힐 까봐 한화 감독 내정설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수석코치 임무를 끝까지 마쳤다. 하지만 두산은 그 해 한국시리즈에서 KIA 타이거즈에게 1승4패로 패하며 3년 연속 우승이 좌절됐다.

2018년에는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이강철 수석코치가 kt 위즈 감독으로 내정됐다는 소문이 돌았다. 이강철 수석코치는 한용덕 감독과 달리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을 굳이 숨기지 않고 한국시리즈까지 두산 코치로서 자신의 소임을 다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2위와 14.5경기의 압도적인 차이를 보이며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두산은 한국시리즈에서 SK에게 2승4패로 패하며 2년 연속으로 우승 문턱에서 미끄러지고 말았다.

올 시즌에도 두산은 여지 없이 김원형 투수코치가 SK와 감독계약을 체결하면서 최근 4년 간 3번이나 코칭스태프를 타 팀의 감독으로 빼앗기게 됐다. 이에 두산은 6일 코치진을 재편해 플레이오프부터 정재훈 불펜코치가 투수코치로 이동하고 배영수 퓨처스 투수코치가 불펜코치로 자리를 옮겨 김원형 투수코치의 빈자리를 메우기로 했다. SK를 이끌게 된 김원형 감독을 배려하면서 코치 유출 징크스를 깨보려는 의지가 담긴 결정이었다.

염경엽 감독과 함께 박경완 수석코치까지 팀을 떠나면서 김원형 감독은 코칭스태프부터 완전히 새로 꾸려야 한다. 아무리 여러 팀을 거치며 10년 가까이 지도자 생활을 했던 '노련한 초보 사령탑' 김원형 감독에게도 시작부터 결코 쉽지 않은 미션이 주어진 셈이다. 과연 쌍방울의 짧았던 중흥기와 SK 왕조시대 초기의 주역이었던 김원형 감독은 올 시즌 나락으로 떨어졌던 SK를 다시 날게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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