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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한전 대형 트레이드... 'MVP 출신' 신영석도 포함

[프로배구] 13일 트레이드 통해 한국전력 이적, 러셀-박철우-신영석 삼각편대 완성

20.11.14 08:48최종업데이트20.11.14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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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과 한국전력이 팀의 사활을 건 대형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한국배구연맹은 13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의 센터 신영석과 세터 황동일, 군 복무중인 레프트 김지한이 한국전력 빅스톰으로 이적하고 한국전력의 세터 김명관과 윙스파이커 이승준, 그리고 2021-2022 시즌 1라운드 지명권이 현대캐피탈로 가는 3:3 트레이드가 성사됐다고 발표했다. 이적 선수들의 활약에 따라 이번 시즌 양 팀의 운명이 바뀔 수도 있는 아주 큰 거래였다.

이번 트레이드는 현대캐피탈의 현재와 한국전력의 미래가 서로 유니폼을 맞바꿔 입은 거래였다. 실제로 한국전력으로 이적하는 현대캐피탈 선수들은 30대 중반의 베테랑이 2명이고 현대캐피탈로 이적하는 2명은 경험이 적은 2년차 이하의 신예들이다. 그 중에서도 배구팬들의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선수는 국가대표 붙박이 주전 센터이자 현대캐피탈의 간판 센터였던 신영석이다.

센터 포지션 최초로 정규리그 MVP수상한 '배구 대통령'
 

신영석은 V리그에서 센터 포지션으로 정규리그 MVP에 선정된 최초의 선수다. ⓒ 한국배구연맹

 
신영석은 경기대 시절부터 성인 대표팀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대형 센터 유망주로 이름을 날렸다. 특히 인하대의 김요한과 유광우 세터(대한항공 점보스)가 졸업한 2008년에는 문성민(현대캐피탈), 황동일과 함께 대학배구를 주름 잡았다. 프로 6번째 구단인 우리캐피탈 드림식스(현 우리카드 위비)가 '경기대 3인방'의 졸업에 맞춰 팀을 창단했을 정도(하지만 문성민은 한국전력에 지명된 후 해외 진출을 선택했다).

2008년 전체 2순위로 우리캐피탈에 지명돼 프로생활을 시작한 신영석은 박상하(삼성화재 블루팡스)와 함께 드림식스의 중앙을 지키며 빠른 시간에 리그 정상급 센터로 성장했다. 특히 프로 4번째 시즌이었던 2011-2012시즌과 2012-2013 시즌에는 블로킹 부문 2연패를 차지하며 오랜 기간 블로킹 부문을 양분하던 이선규(SBS스포츠 해설위원)와 윤봉우(울프독스 나고야)의 시대를 마감했다.

리그 최고의 센터로 성장한 신영석은 2013-2014 시즌이 끝난 후 상무에 입대했고 군복무를 하던 2015년3월 현대캐피탈로 현금 트레이드됐다. 당시 드림식스를 인수했던 우리카드가 2014-2015 시즌 3승33패로 부진하며 운영난에 시달렸고 간판선수 신영석을 팔아서라도 구단 운영자금을 마련해야 했다. 결국 많은 우여곡절 끝에 신영석 트레이드가 승인되면서 신영석은 전역 후 우리카드가 아닌 현대캐피탈 선수가 됐다.

프로 입단 후 5시즌 동안 드림식스 선수로만 활약해 현대캐피탈에 순조롭게 적응할 수 있을까 우려하는 시선도 있었지만 신영석은 중앙파트너만 박상하에서 최민호로 바뀌었을 뿐 전혀 달라진 게 없었다. 전역 후 첫 풀타임 시즌이었던 2016-2017 시즌 블로킹(세트당0.58개)과 속공(64.73%) 부문에서 각각 2위에 오르며 첫 챔프전 우승을 경험한 신영석은 최민호가 군에 입대한 2017-2018 시즌 센터로는 누구도 넘보지 못했던 고지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2017-2018 시즌 센터포지션임에도 300점에 가까운 득점(294점)을 올린 신영석은 블로킹 1위(세트당 0.85개), 속공 2위(62.75%)에 오르는 엄청난 활약으로 현대캐피탈을 정규리그 1위로 이끌었다. 그렇게 센터 포지션의 선수로는 역대 최초로 정규리그 MVP에 선정됐다. 현대캐피탈 팬들은 코트 안팎에서 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신영석에게 '배구 대통령'이라는 별명을 지어주기도 했다.

신영석은 '무승'에 허덕이는 한국전력 살려낼까
 

신영석은 이제 현대캐피탈이 아닌 한국전력을 위해 경기에 나설 예정이다. ⓒ 한국전력 빅스톰

 
신영석은 2018-2019 시즌 옛 동료 박상하를 꺾고 또 한 번 블로킹 부문 1위(세트당 0.66개)를 차지하며 리그 최고 센터의 위용을 지켰다. 특히 시즌 후반 최민호가 가세하면서 현대캐피탈의 센터진은 '완전체'가 됐고 챔프전에서 진상헌(OK금융그룹 읏맨)과 김규민(상근예비역)이 버틴 대한항공을 꺾고 통산 4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현대캐피탈은 신영석 가세 후  우승 2회, 준우승 2회로 프로 출범 후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다.

하지만 2015-2016 시즌부터 2018-2019 시즌까지 네 시즌 연속 챔프전에 진출했던 현대캐피탈은 코로나19로 시즌이 조기 종료된 2019-2020 시즌 7개 구단 중 3위에 머물렀다. 신영석은 블로킹 부문에서 3연패(세트당 0.85개)를 차지하며 원숙한 기량을 뽐냈지만 팀의 간판스타였던 만큼 순위하락의 책임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었다.

신영석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문성민으로부터 팀의 주장직을 물려 받았지만 현대캐피탈은 시즌 개막 후 7경기에서 3승4패에 그치며 7개 구단 중 5위로 밀려 났다. 그리고 13일 현대캐피탈은 한국전력과 신영석이 포함된 3:3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한국전력으로서는 안요한과 박태환, 조근호 등이 책임지던 센터 라인에 블로킹왕 신영석이 가세하면서 한층 무게감을 더할 수 있게 됐다.

사실 시즌 중에 팀을 이적할 때 가장 부담스러운 부분은 새로운 세터와의 호흡문제다. 하지만 신영석은 오랜 친구 황동일과 함께 팀을 옮겼고 한국전력에는 드림식스 시절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춘 김광국 세터가 있다. 한국전력이 미래 전력을 대거 내주며 영입한 만큼 신영석은 한국전력에서도 상대적으로 경험이 부족한 후배 센터들을 이끌며 카일 러셀, 박철우와 함께 팀을 이끌어야 한다.

한편 현대캐피탈은 주전 센터 신영석을 내주고 197cm의 장신 세터 김명관과 2000년생 유망주 이승준을 영입하면서 팀의 체질개선을 노리고 있다. 특히 좋은 신체조건을 가진 2년 차 세터 김명관은 최태웅 감독에게 집중조련을 받을 예정이다. 현대캐피탈 퍈들은 김명관이 현대캐피탈의 든든한 주전세터로 성장하고 군 복무중인 전광인이 건강하게 팀에 복귀할 때를 '현대캐피탈 부활'의 시기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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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도드람 2020-2021 V리그 한국전력 빅스톰 신영석 센터 MV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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