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양고등학교 이정도 교감.
임지윤
'무지개다리 교육과정 박람회' 또한 학생 주도‧학생 중심의 맞춤형 진로 설계 지원 프로그램으로서 여러 학교의 모델이 되고 있다. 진로별 교육과정을 '인문, 사회, 교육, 자연, 공학, 의약, 예체능'의 7개 분야로 분류하고, 선발된 '학생 교육과정 마스터 리더'가 선택과목, 학교 교육과정, 주요 프로그램, 선배들의 입시 결과와 사례 등을 학습한다. 이후 교육과정 박람회에서 분야별로 모인 학생들에게 학습한 내용을 안내하고 질의‧응답, 학과별 과목 선택 실습 등을 진행한다. 이 과정 역시 학생이 중심이며 스스로 자신에게 맞는 교육과정을 탐색하게 된다.
'농어촌 특별전형'이 역차별?
계층 사다리 역할을 하는 교육이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면서 각종 불공정 논란을 낳고 있다. 특히 학생부 종합 전형이나 내신을 중점적으로 보는 수시보다 수능 점수로 대학을 지원하는 정시가 공정하다는 여론이 거세지며 문재인 정부 역시 40%까지 정시를 확대하겠다는 교육 기조를 내세웠다. 지역 간 발생하는 교육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고자 기회 균형 선발 전형 확대 계획도 발표했지만, 수도권 학생들에게는 '역차별'이라는 이야기 역시 곳곳에서 들린다. 이런 논란을 의식했는지 수도권 대학은 기회 균형 선발에 더 소극적이다. 대학정보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비수도권 대학의 기회 균형 선발 비율은 13.1%였지만, 수도권 대학은 9.4%에 불과했다. 서울 주요 15개 대학은 평균 10%에도 못 미쳤다. 수시로 대학가는 비율이 82%이며 농어촌 특별전형 혜택도 받을 수 있는 단양고등학교 학생과 교사는 이에 관해 어떻게 생각할까.

▲ 단양고등학교 전경.
임지윤
"농어촌 특별전형이 '역차별'로 느껴질 수는 있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여기 와서 살면 되지 않나요? 부모의 사회 경제적 배경이나 주변 환경을 무시한 채로 수시나 농어촌을 아예 배제하자는 것이 차별 아닌가요?"
단양고등학교 이우석(15)군은 "서울에서 살다가 4년 전 할머니가 편찮으셔서 단양으로 오게 됐는데 교육 격차가 확실히 존재한다"며 "학원, 문화 시설 등 주변 환경이나 부모의 경제력 등이 아무래도 뒤처질 수밖에 없는데 이를 해결해 주는 보완책 중 하나가 '농어촌 특별전형'"이라 말했다. 그는 "앞으로 우리 사회가 가져야 할 교육적 태도는 사교육에 의존하고 무조건 점수에 집착하기보다 어릴수록 뛰어놀며 더 많은 경험을 쌓는 것"이라며 "경쟁 속에서 각박하게 굴러가는 서울보다 자연 속에서 서로 협동하고 체험하는 다양한 기회가 열린 단양에서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는 지금이 훨씬 좋다"고 덧붙였다.

▲ 단양고등학교는 학생들이 지역 내에서 다양한 문화 예술을 접할 기회가 부족하다는 점을 인지하고 학교 내에서 작품 전시회를 꾸준히 열고 있다.
임지윤
단양고등학교 최순희(35) 교사는 농어촌이라 해서 절대로 실력이 떨어지는 학생들이 아니라고 답했다. 아이들이 가진 잠재력을 단순히 수업 시간에 앉아서 교사가 하라는 대로 수행한 과제 점수로 평가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단양고등학교에 근무하며 깜짝 놀란 게 모든 프로그램을 스스로 기획하고 예산 관리까지 하는 등 타지 학생보다 모든 활동에 적극적"이라며 그런 수행 능력을 객관적 점수로 어떻게 환산할 수 있냐고 반문했다.
이정도 교장 역시 "수능 점수만 가지고 공정을 얘기하는 건 굉장히 피상적인 논쟁"이라며 "학생들을 천편일률적으로 줄 세워 '공정'을 이야기하는 것은 진정한 공정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정시가 공정하다고 그것만 확대하자는 얘기는 지역이나 소득 등 불공정한 외부 환경을 외면한 채 오히려 사교육 시장을 부추기고 개천에서 용 나는 것을 가로막는 진정한 불공정"이라며 "정시, 수시 둘 다 비중을 둔 이원화한 입시 정책은 학생도, 교육자도 피로도가 많아서 오래갈 수 없다"고 덧붙였다.
▲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지난해 11월 상위권 대학의 정시 수능 비율 40% 이상 확대를 골자로 하는 대입 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임지윤
단양고등학교는 현재 고교 학점제 정책 연구학교 2년차를 보내고 있다. '모두가 함께하는 교육과정', '모든 학생에게 맞춤형인 교육과정', '모든 프로그램이 유기적인 교육과정' 등 3가지를 연구과제로 설정했다. 이에 따라 수학 과제 탐구, 융합과학탐구 등 새로운 과목 신설하고 신청 인원이 적은 과목 운영을 확대하며 세명대-단양고 협력 교육과정 운영 등의 노력을 통해 학생들의 다양한 수요를 교육과정에서 소화할 수 있는 농어촌 고교의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학생의 성장, 교사의 성장, 학교의 성장을 이루기 위한 단양고등학교의 행복한 걸음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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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 전형' 역차별이라고? 여기 와서 살아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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