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교리가 어렵다고요? 도표로 보세요

[서평] '도표로 읽는 불교 교리'

등록 2020.12.29 08:30수정 2020.12.29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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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동안 시간별로 무엇을 할지를 글로 정리하려면 글이 길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동그라미를 그려 24등분하여 기록하는 도표로 정리하면 하루 동안 무엇을 하려하는지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됩니다.

어디를 찾아갈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안내도 마찬가지입니다. 글로 정리해 설명하는 안내는 한눈에 쏙 들어오지 않습니다. 하지만 적당한 선과 표시 등으로 그려지는 약도는 목적지까지의 여정을 한눈에 보여줍니다.


불교 교리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글로 길게 설명하는 교리는 한눈에 정리 되지도 않을 뿐 아니라 지루합니다. 한 글자라도 잘 못 읽으면 도리어 엉뚱하게 이해하게 합니다.

<도표로 읽는 불교 교리>
 

<도표로 읽는 불교 교리>(글 법상, 그림 용정운 / 펴낸곳 민족사 / 2020년 12월 10일 / 값 15,000원) ⓒ 민족사

   
<도표로 읽는 불교 교리>(글 법상 · 그림 용정운, 펴낸곳 민족사)는 불교 교리 중 가장 핵심적이면서도 기본적인 교리들을 한눈에 쏙 들어오는 생활계획표처럼 도표로 정리하고, 목적지까지 가는 길을 일목요연하게 안내해주는 이정표처럼 불교 교리를 설명해 주고 있는 책입니다.

구세대와 신세대를 이분법적으로 보면 별개로 보입니다. 하지만 신세대와 구세대의 관계를 조금만 더 신중하게 생각해 보면 구세대는 신세대를, 신세대는 구세대를 존재하게 하는 존재이고 이유입니다.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자식 없고, 땅에서 팍 솟아나는 부모가 있을 수 없는 것처럼 구세대 없는 신세대는 있을 수 없습니다.

불교 교리도 마찬가지입니다. 2500여 년 전,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불교 교리와 양자물리학이나 홀로그램 등은 아무런 상관이 없거나 별개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궁극적이고 이치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불교 교리와 양자물리학, 홀로그램은 별개도 아니고 무관한 것도 아닙니다. 설명하는 용어가 다를 뿐 근본적인 원리는 일맥상통합니다.
 
물 한 방울 속에 이 세상과 우주에 관한 시공을 초월하는 일체 정보와 삶의 이치가 다 담겨져 있다! 말 그대로 『화엄경』의 일즉일체다즉일(一卽一切多卽一), 일미진중함시방(一微塵中含十方), 즉 하나가 곧 전체이며 한 티끌 속에 시방세계 전체가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 20쪽

범인이 남긴 티끌 같은 흔적(DNA)이 범인의 실체를 밝혀내는 전부가 되는 사례 등을 이해하는 것이야말로 불교 교리와 현대과학이 별개 아님을 실생활에서 목견하고 있는 사례라 생각됩니다.
 
나무와 나무가 있다고 했을 때, 이 나무와 나무(因)를 인위적으로 비벼줌(緣)으로써 우리는 여기에서 불(果)을 얻을 수 있다. 본래 나무와 나무 사이에 불이 있었던 것은 아니며, 그렇다고 공기 중에 불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비벼 주는 손에 불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그러나 우리가 나무라는 인(因)에 힘을 가하여 비벼주는 연(緣)으로 인해 불이라는 결과(果)를 만들어 낼 수 있다. - 34쪽
 
너무 당연하고 보편적인 이야기입니다. 이 글을 읽고 어렵다거나 이해되지 않는다고 하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이 내용을 이해한다는 것은 불교 교리에서 아주 중요한 '연기'와 '공'을 이해하는 기초가 됩니다. 생경하게만 들렸던 다른 용어의 불교 교리들도 이처럼 일상에서 목견할 수 있는 현상 등을 들어 설명하면 헷갈릴 것도 어려울 것도 없습니다.

불교 교리가 어렵다고들 합니다. 용어가 생경하고 해석이 난해 한 글은 제대로 읽을 수 없습니다. 제대로 읽을 수 없으니 이해하는 것은 물론 용어에 함축 돼 있는 의미까지 파악하는 것은 더더욱 어렵습니다. 현실이 그러하니 제대로 읽어보기도 전에 어렵다고는 선입견을 갖게 된다고 생각됩니다.


이 책에서는 생경한 불교 용어에 함축돼 있는 의미들을 쉽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너무 보편적이고 당연한 이야기들이라 술술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핵심적인 내용(교리)들을 한눈에 쏙 들어오는 도표로 설명하고 있어 헷갈리거나 난해하지 않습니다. 쉬운 설명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도표로 정리되어 있는 불교 교리는 그동안 참으로 어렵게만 생각되던 불교 교리가 생활 속 진리라는 것을 알게 해 줍니다.

불교 교리를 이해하고 습득하는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지식이나 소양을 배양시키는 데 필요한 인문학적 자양분이 될 거라 기대됩니다.
덧붙이는 글 <도표로 읽는 불교 교리>(글 법상, 그림 용정운 / 펴낸곳 민족사 / 2020년 12월 10일 / 값 15,000원)
#도표로 읽는 불교 교리 #법상 #용정운 #민족사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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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이 좋아하는 거 다 좋아하는 두 딸 아빠. 살아 가는 날 만큼 살아 갈 날이 줄어든다는 것 정도는 자각하고 있는 사람. '生也一片浮雲起 死也一片浮雲滅 浮雲自體本無實 生死去來亦如是'란 말을 자주 중얼 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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