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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 6월 5일 KTX 승무원노조 등 양승태 전 대법관의 '재판거래 사법 피해자'들이 대법원 앞에서 항의 기자회견을 연 모습. 30일 KTX 승무원노조는 자신들의 재판을 청와대와 거래하는 데에 이용한 이민걸·정다주 판사의 탄핵을 촉구했다. ⓒ 이희훈
세월호 유족에 이어 KTX 승무원까지, 양승태 대법원 재판거래의 피해자들이 연일 사법농단 법관 탄핵을 촉구하고 있다.
30일 옛 KTX 승무원노조(전국철도노동조합 KTX열차승무지부)는 "국회는 사법개혁과 KTX 재판거래 진실 규명을 위해 이민걸·정다주 판사의 탄핵소추안을 발의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2006년 코레일의 승무업무 외주화에 반발하며 해고무효소송을 제기, 1심과 2심에서 승소했지만 2015년 2월 갑작스레 대법원에서 뒤집혔다. 하급심 결과가 확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코레일로부터 임금과 소송 비용을 받았던 승무원들은 각자 1억 원에 가까운 돈을 토해내야 하는 상황이 됐고, 한 해고노동자는 세상을 등졌다.
김승하 전 지부장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그땐(대법원 판결 당시) 우리도 이유를 몰랐다"며 "나중에 확인된 '우리가 져야만 했던 이유'는 박근혜 청와대와의 재판거래 대상에 우리의 재판이 포함된 것이었다"고 했다. 그는 양승태 대법원을 향해 "법원만 믿고 버틴 우리의 피눈물 나는 12년 2개월, 총 4526일의 목숨을 건 생존권 투쟁을 한낱 거래대상으로 팔아넘겼다"고 비판했다.
당시 양승태 대법원은 상고법원 추진을 위해 박근혜 정부의 '4대 개혁'에 동참할 방안을 찾고 있었다. 정다주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심의관은 관련 문건에 KTX 승무원 소송을 4대 개혁 중 노동분야 사안으로 포함하며 "BH(청와대)와 사전교감을 통해 비공식적으로 물밑에서 예측불허의 돌출 판결이 선고되지 않도록 조율"했다고 기록했다. 그의 상급자, 기획조정실장은 사법농단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민걸 판사였다.
김명수 대법원은 이민걸 판사에게 정직 6개월, 정다주 판사에게 감봉 5개월 징계 처분을 했다. 이민걸 판사는 징계가 부당하다며 2019년 1월 취소소송을 제기했고, 대법원은 아직까지도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그는 징계도 확정되지 않았고, 1심도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재임용을 포기했고 내년 2월 퇴직한다. 정다주 판사는 현재 의정부지방법원에서 재판업무를 맡고 있다.
옛 KTX 승무원들의 법관 탄핵 촉구에는 국회의원 21명이 응답했다(김남국, 김용민, 김진애, 류호정, 문정복, 박주민, 오영환, 용혜인, 윤영덕, 이소영, 비례대표 이수진, 이탄희, 장경태, 전용기, 조오섭, 최강욱, 최혜영, 한준호, 황운하, 홍정민). 지난번 '세월호 7시간 재판 개입' 임성근·이동근 판사의 탄핵 촉구에 응답할 때(고영인, 김진애, 류호정, 용혜인, 이탄희, 최혜영)보다 더 늘어난 숫자다. 기자회견 현장에도 더불어민주당 이탄희·이수진 의원과 정의당 류호정 의원이 참석했다.
이수진 민주당 의원은 "세계 여러 나라 대법원 앞 (정의의 여신) 동상은 눈을 가리고 저울과 칼을 지니고 있는데, 우리나라 대법원 앞 동상은 눈을 가리고 있지 않다"며 "사법농단을 겪으며 그 눈이 자신들(법원)의 이해관계를 보기 위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사법이 잘못된 길을 걸을 때, 이를 바로잡는 것은 국회만이 할 수 있다"며 "사법농단 판사들이 더 이상 법전을 들고 국민들의 피를 자신들의 이익과 거래하지 못하도록 국회가 단죄하겠다. 법관 탄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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