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멀쩡한 비글의 눈을 적출한 뒤 인공 눈을 심는 동물실험을 한 후 비글을 폐기 처분 (안락사) 한 *** **대 수의대 교수팀을 규탄해주세요'라는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사흘이 지난 28일 오전 9시 현재 2만 3658명이 참여했다.
국민청원
두 번째 문제는 연구의 기간이다. 실험은 총 6개월 소요되었다. 이 기간에 연구진이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염증이나 감염이 발생하는지, 눈물이 많이 흐르는 등의 임상적 문제가 발생하는지를 관찰한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보철물을 넣은 후 색상과 대칭성을 평가했다. 그리고 개의 외모를 '우수하다'고 표현했다. 결국 실험의 목적 중 중요한 것이 '미용'이라는 점을 부인하지는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실험 기간이 6개월이라는 것은 6개월 후 개들을 안락사했다는 것인데, 만약 이 과정을 안구를 적출한 다른 개들에게 적용한다고 해보자. 즉, 다른 개들을 위해 개 두 마리가 희생될 수 있다고 아무리 합리화한들 그 개들이 6개월만 산다는 보장이 있을까. 그 이상을 살아가는 개들에게 인공안구가 어떤 영향을 결국 남길 것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플로스 원> 편집자가 '이 연구의 목적에서 임상적 케이스보다 실험용 개를 사용하는 것이 과학적이고 임상적으로도 정당화될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었다'고 평가한 지점이다. 6개월 동안 큰 문제가 없었다고 다른 개들도 괜찮을 것이라는 임상적 보장은 전혀 없다.
세 번째 문제는 동물실험윤리위원회의 기능이다. 법적으로 모든 실험기관은 동물실험이 과학적, 윤리적으로 문제가 없는지를 평가하는 위원회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 몇 년간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주었던 실험들 모두 이 윤리위원회를 통과한 실험들이다.
그렇다면 이제 동물실험윤리위원회가 제 기능을 발휘하는지 돌아볼 때이다. 사실상 '그냥 도장이나 찍어주는 곳 아닌가' 하는 의혹을 가진 시민들이 많다. 실험설계 단계에서부터 '왜 멀쩡한 개를 굳이 안구 적출해야 할까? 차라리 안구적출을 해야 하는 동물을 찾아 필요한 개에게 해주면 되지 않을까?' 이런 의문을 가진 이가 없었을까. 있어도 문제 제기가 쉽지 않고 소수의 의견은 묻히기 마련이니, 그냥 넘어갔을 개연성도 크다.
실험계획서는 전문적 용어로 가득 차 있고 일반인들이 보기엔 '외계어'에 가깝다. 되도록 쉬운 단어를 써서 일반인들도 상식선에서 평가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해도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습관일 수도 있고 가슴 속 깊은 곳에서 무언가 꺼림직해서일 수도 있다. 한 마디의 단어로 단정할 수는 없다. 소위 전문가의 의견에 쉽게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사회구조임에는 분명하다. 연구책임자의 지시에 누가 반대를 할 수 있을까.
사실 실험기관은 두 명의 위원을 의무적으로 추천받도록 하고 있다. 한 명은 수의사고 다른 한 명은 동물보호단체 추천인이다. 전자는 동물 질병 전문가이고 후자는 윤리적 전문가라는 의미일 것이다. 2008년 국회에서 이 법이 통과될 때 연구자들의 반발이 컸지만 결국 통과되었던 배경에는 연구자들 스스로의 각성도 있었다. 열심히 연구를 해 외국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하려고 보니 '동물실험윤리위원회'의 승인을 받지 않아 문제가 되었기 때문이다.
연구자들이 가장 경계해야 할 것
결국 동물실험이 윤리적, 과학적인 측면에서 평가받아야 하는 것은 국제적 추세이고 그 기준은 점점 엄격해지고 있다. 영국의 경우 영장류, 개, 고양이는 특별히 관리해야 하는 실험동물이다. 국민적 정서도 있지만, 사람과 소통이 가능하고 영리한 동물은 실험에 쓰이는 과정에서 많은 연구자의 마음이 다치는 것도 사실이다. 여러 기관에 윤리위원으로 참여하면서 트라우마를 호소하는 분들을 많이 봤다.
실험의 종류가 많고 기관이 처한 위치, 예산, 성격 등등이 달라 모든 케이스를 법적으로 규제하기는 매우 어렵다. 그러나 기준은 필요하다. 논의도 더욱 확장해야 하고 제도적 보완도 필요하다. 아직도 몇 만 마리의 동물을 관리하면서 수의사를 채용하지 않는 기관도 많다. 적어도 일정 규모의 기관에는 수의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은 '수의사 편만 든다'는 의혹의 눈초리로 돌아왔다.
연구의 윤리성을 지적받은 연구자들도 수의사였다. 모순일 수 있지만, 결국 동물의 질병 상태를 가장 잘 아는 것도 수의사다. 수의사들에게도 연구윤리, 동물복지에 대한 고민이 절실히 필요하다. 수의사들을 잘 교육하면 동물관리 측면에서 매우 유효하다는 점도 사실이다. 동물을 대상으로 한 임상실험의 과정과 절차도 고민해야 한다. 여러 가지 구체적인 대안을 고민할 때이다.
결국 연구자들이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스스로 관행에 젖어드는 것이다. 왜 실험동물윤리위원회가 필요한가. 결국 위원회의 승인은 국민이 상식으로 생각하는 선에서 문제가 없는지 살펴보고, 다른 생각을 가진 연구자들에게 상호 점검해 보자는 의미가 크다. 여러 사람의 지혜를 모아 연구에 문제가 없는지를 보는 것이다. 이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영국은 전 세계적으로 실험에 대한 규제가 가장 강한 곳이다. 하나의 실험을 하기 위해 일년간 기다렸다는 연구자들도 있다. 그러나 그들은 기다린다. 그 동안 과연 이 실험설계가 제대로 된 것인지 따져보고 또 따져본다. 그리고 실험하는 사람들의 마음도 챙긴다. 노동시간도 엄수한다.
감성으로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이어서가 아니라 실험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여러 위해요소를 발견하면 이를 제거하기 위해 제도적 노력을 해왔기 때문일 것이다. 대한민국 과학계에도 새로운 도전 과제가 생긴 것이다. 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대안을 냉정하게 고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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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학교를 졸업한 수의학 박사이며, 동물을 위한 행동 Action for Animals(http://www.actionforanimals.or.kr)을 설립하였습니다. 동물을 위한 행동은 산업적으로 이용되는 감금된 동물(captive animals)의 복지를 위한 국내 최초의 전문단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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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한 비글의 눈 적출한 동물실험' 문제는 이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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