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충정로사옥 앞에서 민주노총, 참여연대 등이 연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2021년 정기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의 적극적 주주권 행사'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때문에 국민연금이 주주권 행사를 등한시하면서, 국민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는 등 사회적인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투자기업들이 방치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김남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부회장은 "해외 연기금의 경우 지배구조 개선이 필요한 회사들의 리스트를 상시적으로 공개하는데, 이것만으로도 투자기업들에게 충분히 긴장감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며 "반면 국민연금은 이러한 리스트를 꾸렸는지조차 공개하지 않고 있어 이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연금은 2018년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에 이어 2019년 수탁자 책임 활동에 관한 지침도 마련했지만 올해에도 이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복지부 등 행정부의 감시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실제 해외 연기금의 경우 투자한 기업의 가치 제고를 위해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 캘퍼스(CalPERS : California Public Employees' Retirement System)는 2018년 이사회 구성의 다양성을 요구한 504개사 중 39%(198개)의 이사회 다양성이 개선됐고, 개선되지 않은 145개 기업의 468개 이사 선임 안건에 반대 의결권을 행사했다.
네덜란드 연기금 APG(ALL Pension Group)도 주주총회에서 문제 안건이나 이사 선임에 대해 적극적인 반대에 나섰다. APG가 스튜어드코스십 코드를 발표한 2018년 의결권 행사 반대 비율은 18%였다. 임원 선임과 관련한 반대 비율은 19%였다.
연이은 산재와 노동자 과로사 이어지는데
현재 시민사회에서 문제기업으로 지목하고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를 촉구하고 있는 기업은 삼성물산, 포스코, CJ대한통운, 4대 금융그룹 등이다. 지난해 9월 기준 국민연금은 삼성물산의 7.59%의 지분을 가진 3대 주주이고, 포스코의 경우 11.4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또 CJ대한통운의 9.19%의 지분을 보유한 2대 주주이기도 하다. 이와 함께 국민연금은 KB·신한·하나금융그룹의 최대주주로, 우리금융그룹에는 2대 주주로 등재돼 있다.
삼성물산의 경우 2015년 제일모직과의 불법 합병 당시 이사였던 이들이 현재에도 여전히 재직 중이라는 점에서 국민연금이 이사 해임 건의 등 주주권 행사를 포기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합병 당시 삼성이 고의로 삼성물산의 가치를 제일모직의 3분의 1 수준으로 평가하면서 국민연금에 약 6000억원의 손실을 입혔음에도 공단이 이를 묵인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이와 관련해 2016년과 2019년 국민연금공단이 삼성물산에 손해배상을 청구하도록 하는 청원서를 복지부에 제출했지만, 현재까지 아무런 움직임도 없다는 것이 노동·시민단체 쪽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참여연대 등 노동·시민단체는 올해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 등의 연임에 국민연금이 반대 의결권을 행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밖에도 국민연금은 심각한 대기오염과 암 등 직업병, 산업재해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포스코에 대해서도 별다른 조처를 취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살인적인 노동강도로 택배노동자들이 과로사하는 문제를 방치하고 있는 CJ대한통운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이지우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참여연대 간사는 "올해에는 국민연금이 삼성물산, 포스코, CJ대한통운 등에 공익이사 선임을 요구하는 주주제안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하지만 공익이사 후보군마저 정해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과 더불어 최정우 포스코 회장, CJ대한통운의 권도엽 사외이사 등도 오는 3월 임기가 만료된다"며 "연임에 대한 반대 의결권 행사는 주주제안과 상관 없이 주총 당일 가능하므로 날짜가 정해지면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촉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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